인비저블맨 결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스포 주의]
여주 세실리아가 결국 잡은 투명 인간은 애드리안이 아닌 그의 동생인 톰이었고, 여주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 애드리안과 마주할 때도 애드리안은 동생한테 당한 거라고면 이야기하다가 수트를 입은 여주에게 죽임을 당하죠.
이러다보니 애드리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여주의 복수인지, 심리적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애드리안의 진심을 외면한 죽임인건지 헷갈리시는 분들도 계셨을 겁니다.
저도 개봉날 영화를 보고 난 뒤엔 처음엔 헷갈렸습니다만..!
점점 애드리안이 모든 것을 꾸몄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었습니다.
이전에 이를 언급한 분들이 말씀하신 '서프라이즈'도 마찬가지고 연구실에 수트가 들어있는 별도의 공간 비밀번호도 여주와 애드리안이 처음 만난 날짜였죠. 오직 둘한테만 특별한 숫자였습니다. 거기다 만일 동생인 톰이 단독으로 모든 걸 계획했다는 설정이라면 세실리아가 소시오패스 애드리안과 결혼 생활을 하면서 겪은 통제와 학대, 그리고 그에 대한 탈출 스토리가 생성되기 힘들다고 봅니다. 거기다 굳이 형을 죽이지 않고 여주를 미치광이 살인범으로 만들며 유산이 돌고 돌게끔 할 이유도 없구요.
영화 초반에 여주가 언니와 친구에게 털어놓죠. 애드리안으로부터 자신이 뭘 입을지, 뭘 먹을지부터 외출 시간까지 그의 통제가 있었고 심지어는 무슨 생각을 해야하는지까지 정해져있었던데다 애드리안이 맘에 들지 않는 생각을 하면 폭행과 학대는 물론이고 그보다 더한 행동도 일삼았다고 말이죠.
거기다 결정적으로 애드리안이 소시오패스라는 언급이 나오는데요. 소시오패스의 특징 중 일부를 꼽자면 이렇습니다.
- 자신을 위해서라면 타인을 도구로 삼으며, 거짓말을 하지만 양심의 가책이 없다.
- 심하게 잔인하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게임이나 재미삼아서 행한다.
- 자신의 잘못이 발각되면, 거짓으로 뉘우치면서 동정심에 호소하여 빠져나간다.
- 모든 행동을 할 때 매우 계산적이다.
이렇다면 그가 세실리아에게 행한 학대와 통제, 그리고 굳이 세실리아를 죽이지 않고 그녀를 심리적 불안정 속에 고립시키려는 범행을 하며 자신의 존재를 그녀가 의식하게끔 하는 집착 역시 저런 소시오패스적 성향에서 기반한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톰은 그의 도구가 된 것이구요. 톰이 수트를 입고 범행에 개입을 한 것도 형으로부터 당한 피해를 겪은 과거가 있기 때문에 형의 꼭두각시가 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고, 또한 정신 병동에서 세실리아와 만났을 때 유산 포기에 동의하는 것 대신 임신을 하여 다시 새롭게 사는 (? 아마 그런 비슷한 대사를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방법이 있다고 언급하는 것 역시 애드리안의 의도를 대신 전달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작중 내내 애드리안의 통제로 인해 불안에 떨어하던 세실리아가 언니인 에밀리를 다시 만날 땐 언니가 가진 강인함이 내게도 필요하다는 언급을 합니다. (그리고 잠시 후 에밀리는...ㅠㅠ) 이 장면 이후로 투명한 존재가 자신을 주변으로부터 고립시키려 할수록 세실리아 역시 맞서서 실체를 드러내려하고 총을 들며 제압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죠. 안정제에만 의존하던 여주가 점차 강해지는 내면적 구축이 이뤄지고 끝끝내 통제에서 벗어나 자신의 직감과 의지대로 애드리안에게 복수를 했다는 전개가 더 깔끔한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어렵게 생각할 영화는 아니지만 어제 게시글에 결말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 걸 보고 제 의견을 적어봤습니다.
어젯밤 나무위키에 들어갔더니 영화 등장인물 이름이나 여주와의 관계, 초반 스토리 텔링까지 틀린게 너무 많아 이름을 수정하고 기억나는대로 스토리를 써내려가다보니 새벽이더군요. 세실리아가 천장에서 하얀 페인트를 끼얹자 투명 인간의 형체가 나타났다는 내용까지 썼는데 뒷 이야기 쓸 때까진 아직 갈길이 먼 것 같습니다.ㅎㅎ
추천인 5
댓글 7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