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수험생들 '스텝 엉킬라' 당혹…"선택과 집중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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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일 중·고3부터 순차 온라인 개학 실시
수능 2주 연기 등 학사일정도 연쇄 연기 사태
고3 학생들 '당혹'…안 그래도 준비 시간 부족한데
'재수생' 강세 우려부터 '수시' 준비 어렵다는 지적도
코로나로 인한 개학연기 '불가피'…최선의 전략 세워야

[CBS노컷뉴스 차민지 기자]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성북구 종암중학교에서 교사가 온라인 원격수업을 하고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4월 6일 개학 여부를 조만간 결정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다음 달부터 전국 유·초·중·고가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에 돌입한다. 4차례 개학 연기 끝에 내려진 고육지책이다. 이에따라 수능을 비롯한 주요 학사일정도 같이 연기된다.

여름방학이 줄어들고 수·정시 모집 기간이 단축되는 등 입시 일정에도 대대적인 변동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대입을 앞둔 고3 수험생들에게 미칠 영향이 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대비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4월 9일, 중·고3부터 온라인 개학…수능 2주 연기 등 '학사일정' 차질

정부는 31일, 4월 9일 이후 중·고등학교 3학년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4월 6일 예정된 개학을 한 번 더 미루는 한편, 온라인 수업을 통해 학사 운영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건 '고3' 수험생들이다. 신학기 개학일이 5주간 연장됨에 따라, 2021학년도 대입 일정을 비롯해 각종 학사일정 연기가 불가피하다.

수능 시험일은 당초 11월 19일에서 12월 3일로 2주 연기되고, 수능성적 통지일은 12월 9일에서 12월 23일로 2주 순연된다. 대입 수시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마감일도 8월 31일에서 9월 16일로 16일 늦췄다. 각종 전형기간도 줄어들어 수시모집 기간은 3일(109일→106일)내외, 정시모집 기간은 10일(54일→44일)내외, 추가모집 기간은 1일(8일→7일) 내외가 줄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중간·기말고사가 차례로 밀리고, 여름방학 기간 등이 단축돼 학생들과 교사의 진학 준비 및 상담 기간이 부족해지는 점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초·중·고교 개학 방안 및 대학수학능력시험시행 기본계획 브리핑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안 그래도 준비시간 부족한데…고3 학생들 '당혹'

정부의 발표를 접한 고3 학생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보통 수험생들은 11월 수능을 기점으로 장기계획을 짜는데, 모든 일정이 뒤로 밀리면서 '스텝'이 뒤엉켜버릴까 우려했다.

모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지모(18)씨는 "고3은 대개 '수능'이라는 큰 일정에 맞춰서 공부를 하는데 이게 다 미뤄진 것이라 여기에 따라오는 불안감이 크다"고 말했다.

5월 중·하순으로 미뤄진 중간고사와 이후에 예정된 기말고사 등 '학사일정'도 어떤 식으로 치러질지 불확실한 상황이라 혼란스럽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서울 명덕여고 3학년 황모(18)씨는 "고3 학생들은 자소서도 쓰고 정시도 준비하는 등 '병행'을 많이할 수밖에 없다"며 "안 그래도 재수생보다 수능에 올인할 시간이 부족한데, 학사일정 자체가 흔들리면 우리들 입장에서는 막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혼돈은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수험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한 커뮤니티에서는 'N수생이 유리할 수 있다', '수능 난도가 올라가면 어떻게 하느냐', '학생부 종합전형 준비는 어떻게 하느냐' 등 각종 문의글이 올라왔다.

◇교사들, '재수생' 강세 우려부터 '진학지도' 걱정까지

학생들을 지도해야하는 교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강원도의 한 고등학교 부장교사 A씨는 "중간고사 일정이나 실시 여부도 명확하지 않아 수시와 정시를 막론하고 학생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아무래도 정시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재수생에 비해 현역 학생들이 불리한 점이 많아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불만을 표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교사들에게는 온라인 개학과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 학생들이 비교과 활동을 할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하거나, 진학지도를 충분히 하지 못하는 점도 큰 고민거리다.

교사 A씨는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때문에 봉사나 각종 활동을 하기가 어려운데 학생부 마감일까지 일수가 너무 줄어들었다"며 "전화로 진학지도를 하고는 있지만, (프로그램 등의 문제로) 직접 입시자료나 데이터를 분석해주지는 못하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코로나로 인한 개학연기 '불가피'…최선의 전략 세워야

입시 전문가들은 '코로나'라는 불가피한 사태로 개학이 미뤄진 만큼, 학생들이 현실적으로 최선의 전략을 짜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오종운 이사는 "수시 학생부 종합전형 전형의 경우, 비교과는 대부분 고1~2 때 많이 쌓아놓는 만큼 고3 때는 내신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며 "정시의 경우, 2주 정도 시간이 밀린 만큼 페이스를 잃지 않고 차분히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소장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대학도 2021년도 입시에서 고3 1학기의 내신 비중을 줄일 확률이 높다"며 "2학년까지 내신·학생부를 보고 수능과 정시 중 어디에 집중할지 빨리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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