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까지 거둔 전국대회 성적
대학 특기생 수시전형에 필요
코로나로 기회 자체 사라져

학교 개학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정부는 31일 오프라인 개학을 다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일단 9일 고등학교부터 차례로 개학하되, 온라인 개학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정부 방침에 운동선수들은 숨이 턱턱 막히고 있다.

운동선수가 특기생으로 대학에 진학하려면 수시전형에 지원해야 한다. 올해는 상황이 많이 달라져 각 대학이 전형 요강을 어떻게 발표할지 알 수 없지만, 예년 기준으로 보자면 적어도 8월 말까지 전국 대회에서 거둔 성적을 요구했다.

문제는 대학이 요구하는 성적을 제출할 기회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4일 산하 단체와 팀에 공문을 보내 고등부 학기 중 전국대회에 대해 4월 30일부터 5월 11일까지 개최예정이던 5개 대회를 협회와 조정을 통해 7~8월에 분산해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특히 "특정 대회만 취소될 경우 고3 선수들의 균등한 기회 제공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높음"이라고 밝혀 고3 선수들의 대입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6월 이후 개최 예정이던 전국대회에 대해서는 "향후 코로나19 관련 전개 생황과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협회의 추진 방향을 단계적으로 확정해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능이나 내신성적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일반적인 학생들과 달리 예체능계 학생은 전국 규모 대회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둬야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수능을 통한 정시 입학 가능성은 거의 없다. 1학기, 최소한 8월 말까지는 성적을 거둬야 수시 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정훈호 양산 웅상고 배드민턴 코치는 "올해는 상황이 상황인 만큼 지금까지와는 다른 대학의 특기생 모집 요강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는 되지만 아직은 구체적으로 잡히는 게 없다"며 "1~2학년 때 성적을 거둔 선수야 관계없지만 지금 3학년 선수 중 수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선수는 많이 답답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 코치는 더 큰 걱정으로 수업일수를 꼽았다. "개학이 밀리면서 학기 중 62일까지 훈련이나 대회 출전에 활용할 수 있었지만 그게 거의 막혔다"며 "정상적으로 개학한다고 해도 어려운데 온라인 개학이라면 운동선수는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병옥 마산공고 축구 감독은 "지난해까지 대학 입학 결과를 살펴보면 16강 이상 성적으로 지원은 가능하다고 하지만 8강 성적으로도 합격이 어려웠다"며 "적어도 4강 안에는 들어야 하는데 대회 자체가 확 줄어들었으니 이 친구들을 어떻게 대학에 보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상황이 어려우니 고3 선수들이 1년 휴학을 선택하면 안 되느냐는 얘기도 나오지만, 실현 불가능하다. 선수가 휴학하려면 부상 진단서가 필요한데 대회는 물론 훈련조차 못 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부상 진단서를 발급받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백운현 경남도교육청 체육예술건강과장은 "경남체육고등학교장과 협의하고 있다"면서 "경남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다른 시도 교육청과도 협의해 대입 관련 부분에 대해서는 함께 발을 맞춰나갈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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