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기 위주' 직업계 고3 학생들 대책은? "온라인으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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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4.01. 오전 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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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 비중 높아 현실적 한계…교육부 "先 이론, 後 실기"
대학가서도 예체능 계열 '땜질식' 강의 문제제기
31일 원격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1학년 영어 수업이 쌍방향 원격수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2020.3.3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정부가 오는 4월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온라인 개학'을 결정하면서 학생들은 등교 대신 집에서 수업을 듣게 된다.

하지만 실기 수업 비중이 높은 특성화고 등 직업계 고등학교는 수업계획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온라인 수업이 인문계 적합한 수업이다보니 직업계에 대한 추가 대책도 조속히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달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는 9일부터 유치원을 제외한 전국 초·중·고교와 특수학교, 각종 학교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개학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개학은 9일부터 먼저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이후 학년별로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통해 수업을 받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대학수학능력시험도 당초 예정됐던 11월19일에서 12월3일로 2주 연기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자 더 이상 학업공백을 메우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기 수업 위주의 직업계 일선 학교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오히려 학생들의 능률을 떨어뜨리고, 향후 직업 연계 교육마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 소재 특성화고 한 교사는 <뉴스1>과 통화에서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는 전문교과 특성상 실습의 비중이 많게는 80%정도 된다"며 "현재로선 온라인 수업만으로 교과를 진행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직업계 일선 학교 교사들은 9일 개학에 맞춰 실물 사진, 영상 자료를 참고해 최대한 실습을 하는 것처럼 콘텐츠를 구상하고 있다. 또 다른 특성화고 교사는 "과목마다 다르지만 눈으로 보고 직접 해봐야 이론도 이해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인문계 입시 일정에 맞추다 직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이 피해볼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비슷한 문제는 이미 온라인 강의가 한창인 대학가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예체능 계열의 경우 실기 수업을 위한 대책 마련이 미흡한 채로 '땜질' 식으로 온라인 강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일부 대학생 단체는 피해사례를 공유하고 '등록금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31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해 초·중·고 온라인 개학 실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교육부는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은 4월 9일에 개학, 고등학교 1·2학년과 중학교 1·2학년은 4월 16일에 개학한다. 초등학교 4·5·6학년은 4월 16일, 1·2·3학년은 4월 20일에 개학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2021학년도 수능일이 기존 11월 19일에서 12월 3일로 변경되고 입시 일정도 함께 조정된다. 2020.3.31/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이와 관련 지난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재학 중인 고3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주세요'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실기 위주의 직업계 고3 학생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글로 31일 기준 1만명 이상이 동참한 상태다.

작성자는 "공기업과 대기업 등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채용 일정을 정확히 세우지 못하다 보니 이들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취업하지 못하고 졸업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인문계 고등학교 입시를 위해 '수능 연기'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처럼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의 취업을 위한 대책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교육부는 일단 직업계 고등학교에 대해 '기간집중이수제'를 활용해 온라인 개학 시기에는 전공 교과 이론수업을, 등교 이후에는 실습 수업을 집중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김규태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장은 "원격 수업 기간 동안 현재까지 개발된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며 "이를 집중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war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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