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적자 '상폐위기' 리켐, 상한가 왜?

잇단 실적 부진과 재무상태 악화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리켐 (1,775원 ▲2 +0.11%)이 30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220억원 규모의 자금을 융통하게 됐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면서다. 다만 이 자금으로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겠지만 그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 미지수인 만큼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리켐은 개장 초기 가격제한폭인 1845원까지 주가가 급등, 결국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전날 26.79% 상승에 이어 이틀 연속 올라 2거래일만에 64.7%나 급등했다. 이날 리켐 주식은 총 128만6150주가 거래됐는데 개인의 매매비중이 98.82%에 달해 압도적이었다.


리켐의 주가가 이처럼 급등한 것은 재무건전성 개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리켐은 지난 22일 결손금 보전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보통주 10주를 1주로 무상병합하는 내용의 감자를 발표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통상 주식시장에서 악재로 받아들여지는 감자 소식에 리켐의 주식은 이날부터 3거래일간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나 리켐은 30일 장 시작 전 공시를 이같은 우려를 일시에 불식시켰다. 팜앤파머컴퍼니를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120억원을 조달하고, 지앤디솔루션주식회사와 메이크올을 대상으로 각각 50억원 규모의 사모전환사채(CB)를 발행해 1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해 총 22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

그러나 전문가들은 리켐의 유증 효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몇년간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데다 1년 새 최대주주가 세 차례나 변경되는 등 불안 요소가 여전히 상존한다는 이유에서다.


리켐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24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2.3% 하락했고 영업손실 41억원, 당기순손실 75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인데 이를 근거로 한국거래소는 관리종목 지정이 우려된다며 지난 26일 오후 2시부터 30분간 리켐의 주권매매거래를 금지했다. 코스닥시장 공시규정 제37조 등에 따르면 최근 3개 사업년도 중 2개 사업년도 자기자본 50% 초과,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 손실 발생, 최근 4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은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아울러 리켐은 2016년 8월부터 지난해 9월 말까지 주식 양수도 계약, 유증 등을 통해 최대주주가 여러차례 변경되는 곡절을 겪었다. 이 기간 중 회사와 대표이사가 20억원대의 위약벌(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벌금을 내는 것) 피소를 당하는 등 악재도 발생했다.

시장 한 관계자는 "빈번한 감자 후 유증과 최대주주 변경, 신사업 추가는 과거 상폐기업의 사례에서 충분히 엿볼 수 있는 공통된 패턴"이라며 "펀더멘털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이런 처방의 효과는 단기간에 그칠 수밖에 없는 만큼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리켐은 리튬이차전지의 주원료인 전해액 소재와 LCD 패널 공정재료로 사용되는 에천트 소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전자화학소재 전문 기업이다. 1999년 태양상사로 창립한 뒤 2007년 지금의 상호로 법인전환했으며 201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