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평균연령 80살 ‘가마솥 힙스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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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2.26. 오후 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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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s Pick! 유튜브
유튜브 <가마솥 힙스터즈> 화면 갈무리




팔십 평생 처음으로 강남에 와봤다는 할머니들은 빌딩도 근사하고 처녀, 총각들도 예쁘고 아름다워 기분이 무척 좋다고 한다. 가마솥에 장작불을 때서 돼지고기에 깍두기는 먹어봤지만, ‘잇더서울’ 푸드페스티벌에 온 이상 신세대 음식의 맛은 어떤지 다 먹어보겠다는 포부다. 항아리 버거(하와이 버거)와 전라도 아이스크림(젤라토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고,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유쾌한 외출을 즐기는 귀여운 할머니들은 바로 강화도 북쪽 어디쯤인 양오리 마을에 사는 <가마솥 힙스터즈>다. 2018년 한 음식 콘텐츠 회사의 유튜브에 등장, 최근 독립 채널로 분리되어 ‘시즌2’를 시작한 <가마솥 힙스터즈>는 순애(83), 이분(82), 경분(79), 순자(76) 네명의 할머니들이 주인공이다. 할머니들에게는 커다란 가마솥이 하나 주어졌다. 이들은 감바스, 에그 인 헬, 맥앤드치즈 그리고 초콜릿 크레이프 케이크까지 한 번도 먹어본 적은 없지만 요즘 젊은이들이 좋아한다는 음식 만들기에 도전한다. 코코뱅이라는 이름만 듣고 ‘꼬꼬’가 들어갔으니 분명 닭요리라고 유추해내는 할머니들은 레시피만 듣고도 능숙하게 각종 식자재를 칼질한 뒤 가마솥에 와인을 쏟아부어 주걱으로 휘젓더니 어느새 그럴싸한 프랑스식 가정 요리를 완성한다. 가마솥 가득 느끼한 올리브오일을 부으라는 레시피에 기겁하다가도 완성된 감바스 속 새우와 마늘을 맛있게 먹는다. 얼마 전에는 새해를 맞아 유튜브 최고의 스타 펭수와 만나 만두도 함께 빚고 가마솥 가득 떡국도 끓여 먹었다. 새로운 음식을 맛보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며 ‘나이 많이 먹어서 어서 가야 한다더니, 이런 거 먹으려면 아직 더 살아야겠다’고 깔깔 웃는 할머니들이 참 애틋하다.

최고운(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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