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합지 많다” 초반 긴장…‘예측대로 압승’ 기울자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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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4.16. 오전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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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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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분위기
동작을 이수진·광진을 고민정 등
수도권 경합지 우세에 안도의 박수
대구 수성갑서 김부겸 크게 뒤지고
부산진갑 김영춘 열세에 연신 한숨

이낙연 “코로나 극복 주문 막중”
이해찬 “국민 뜻 부합 혼신” 차분
이인영, 막간회의서 “들뜨지 말자”
이해찬(앞줄 오른쪽 셋째)·이낙연(앞줄 왼쪽 셋째)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5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선거상황실에서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박수 치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날 오후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앞줄 가운데)와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앞줄 왼쪽 셋째) 등 양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굳은 표정으로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김경호 강창광 선임기자 jijae@hani.co.kr


15일 오후 6시15분,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직전까지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개표상황실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담긴 정적이 흘렀다. 방송 3사가 모두 ‘민주당의 과반 의석’ 전망을 발표하자 상황실에 모인 이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터트렸다.

이날 민주당과 시민당 지도부는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공동으로 총선 개표상황실을 꾸리고 개표방송을 함께 시청했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미동 없이 담담한 얼굴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봤다. 이 위원장이 서울 종로에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큰 격차로 꺾는다는 예측이 나왔을 때도 가벼운 박수가 전부였다. 선대위 지도부가 상황실 관계자들에게 ‘출구조사 결과에 대한 신중한 반응’을 주문했기 때문이었다. 다만 애초 ‘130석+알파’로 내다봤던 목표치를 뛰어넘는 출구조사 결과에 개표상황실은 전체적으로 상기된 분위기였다.

특히 수도권의 주요 격전지에서 우세 혹은 경합우세 결과가 나타날 때는 간간이 함성도 터져 나왔다. 주요 승부처였던 서울 동작을에서 판사 출신 이수진 민주당 후보가 나경원 전 통합당 원내대표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자 가장 큰 환호성이 나왔다. 마지막까지 여론조사 결과가 엎치락뒤치락했던 서울 광진을에서 청와대 대변인 출신의 고민정 민주당 후보가 서울시장 출신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에 맞서 경합우세로 예측될 때는 안도의 박수가 나왔다.

영남권 출구조사 결과가 이어질 때는 지도부 모두 스크린에 시선을 모은 채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여권의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김부겸 민주당 후보가 대구 수성갑에서 주호영 통합당 후보에게 크게 뒤지는 예측 결과가 나왔을 때는 개표상황실 가득 긴 탄식이 흘렀다.

민주당 자체적으로 ‘해볼 만한 싸움’으로 점쳤던 부산진갑에서 서병수 통합당 후보가 김영춘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경합우세로 나왔을 때도 연신 한숨이 터졌다. 부산 북·강서갑(전재수), 남을(박재호), 사하갑(최인호) 등 3곳에서만 미세한 차이로 경합우세 예측이 나왔을 때도 지도부는 심각한 얼굴로 귀엣말을 나눴다.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던 윤관석 민주당 정책공약본부장은 “부산이 생각보다 많이 안 나왔다”고 아쉬워하면서도 “사전투표율이 상당히 높았던 만큼 마지막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0대 총선(2016년), 19대 대선(2017년), 지방선거(2018년)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승리한 결과를 받아들고도 담담한 분위기를 유지하려 애썼다. 코로나19 사태라는 국난 한가운데서 치른 선거인데다 선거운동 기간 막판에 ‘오만한 여당’ 이미지가 불거진 점을 의식한 결과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주요 격전지 출구조사 발표 직후 “출구조사 결과는 출구조사 결과일 뿐”이라며 “선거 기간 중에도 코로나19 위기의 조속한 극복을 이루라는 국민의 막중한 주문을 절감하며 선거에 임했다. 선거 이후에도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개표상황실에서 지도부를 불러모아 심각한 분위기 속에서 막간 회의를 열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경합 지역이 꽤 많아서 끝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지도부에 너무 들뜨지 말고 겸허히 개표를 지켜보자는 말을 전했다”고 밝혔다.

전체 개표율이 40%를 나타내던 이날 밤 10시5분.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다시 개표상황실에 나타나 민주당 압승 결과에 대해 상당히 절제된 소회를 밝혔다. 이 대표는 “아직 최종 결과가 안 나왔기 때문에 말씀드리기 부담스럽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며 “그동안 저희를 믿고 지지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 말씀 드리며 코로나19와의 전쟁, 경제위기에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 뜻에 부합하겠다”고 밝혔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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