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앵커·방송기자 전성시대"…'포스트 코로나' 새판 짤 ICT 전문가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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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4.16. 오전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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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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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ICT·과기계 비례대표 당선 희박…유영민 전 장관 낙선
윤영찬(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성남 중원구 후보가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선거 사무소에서 21대 국회의원 선거 당선이 유력해지자 꽃다발을 든채 기뻐하고 있다. 2020.4.15/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역대 최고 투표율로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마무리됐지만 정작 '포스트 코로나'를 주도할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들은 희박해 향후 혁신성장에 힘을 보탤 입법 전문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ICT 영역을 방송으로까지 확대하면 대중적 지지도를 등에 업은 앵커와 기자 출신이 두각을 보이고 기존 국회 중진들 파워가 이어지는 것을 제외하곤 ICT 전문가에게 국회 입성은 '바늘구멍'인 실정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ICT,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의 입후보 자체가 적었다. 이 분야는 선출직 의원 배출이 쉽지 않아 각당 비례대표에 의지해야 하는데 각 정당은 비례대표 후보에 ICT, 과학 전문가를 거의 배정하지 않았다.

비례대표로 당선된 ICT, 과학기술분야 전문가는 진보진영에서는 정의당의 비례 1번 류호정 당선인이 유일하다.

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의 경우 비례 당선권 안에 ICT, 과학기술 인사를 배치하지 않아 이번 선거에서 전문인사를 배출하지 못했다. 그나마 비례 18번에 이경수 국제핵융합실험로 부총장을 배치했지만 당선권이 비례 16번에서 마감되면서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반대로 보수진영에서는 미래통합당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조명희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비례 9번), 여성 벤처기업가로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각별한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던 이영 한국여성벤처협회장(비례 13번) 정도가 꼽힌다.

그나마 21대 국회에서는 방송, 미디어 관련 인사와 '중진' ICT 전문 의원들이 당선되면서 명맥을 이었다.

가장 주목되는 인물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 부사장을 지내고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역임한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다. 윤 당선인은 최근 국내 산업 중 가장 성장세가 높고 사회적 영향력이 큰 포털업계 출신인만큼 정책이나 규제 공백이 큰 포털 분야에서 더욱 전문적인 입법 활동이 기대되고 있다.

게임업계 출신인 류호정 당선인(정의당)은 비례대표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대리게임 논란으로 젊은 2030 세대마저 등을 돌렸지만 1번으로 배정된 '대진운'으로 무혈입성했다. 구설수에 오른 전력때문에 게임업계에서도 마냥 반길 수 없는 상황이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서울 광진구을 후보가 16일 서울 광진구 선거사무소에서 21대 국회의원선거 당선을 확정지은 후 아버지 고영수씨(왼쪽), 남편 조기영 시인과 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4.1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빈약한 ICT 당선인 중 '방송인' 출신의 득세도 눈여겨볼 만하다.

방송 정책과 입법에 두각을 나타냈던 박대출 현 미래통합당 의원은 3선에 성공했으며 아나운서 출신인 고민정(더불어민주당), 김은혜, 배현진(이상 미래통합당) 당선인도 21대 국회에 입성하며 '방송분야'에서 화력을 키웠다. 여성 당선인의 경우 '앵커 전성시대'라고 부를 만큼, 좌우진영을 막론하고 두각을 나타냈다.

고민정 당선인의 경우 전 서울시장을 지낸 오세훈 후보와 맞붙어 선거기간 내내 숱한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오 후보와 초박빙 접전을 벌인끝에 50.3% 득표율, 2746표차로 오 후보를 눌렀다.

MBC 아나운서 출신으로 청와대 대변인과 KT 홍보실장을 지내고 MBN 앵커로 활약하던 김은혜 미래통합당 후보도 분당에서 김병관 의원을 제치고 21대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황교안 키즈'로 불린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도 이번에 서울 송파을에서 더불어민주당 중진 최재성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켰다.

아울러 YTN 기자를 거쳐 YTN플러스 대표, 한국케이블TV협회장을 지내고 박근혜 정부 홍보수석을 역임한 윤두현 후보도 경북 경산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배현진 미래통합당 송파을 후보가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선거사무소 상황실에서 21대 국회의원선거 당선이 확실해지자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0.4.1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중진들도 활약도 돋보였다. 20대 국회에서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으로 활동한 변재일, 노웅래, 박대출, 박성중 의원이 21대 국회 입성에도 성공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03년 정보통신부 차관을 지내는 등 대표적인 'ICT전략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도 국회 과방위 상임위원장을 지내며 KT 아현화재 협상을 이끄는 등 ICT 분야 정책 입법 등에 주력했던 인물이다. 서울 마포갑에서 당선됐다.

기대를 모은 주요 ICT 전문가들의 낙선은 뼈아픈 대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했고 IT서비스 민간기업과 소프트웨어진흥원장 등을 지냈던 유영민 전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부산 해운대갑에서 하태경 미래통합당 후보와 맞붙었지만 37.3% 득표에 그치며 무릎을 꿇었다.

게임업체 웹젠의 대표를 지내다 20대 국회에 화려하게 입성한 김병관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경기 분당갑에서 새롭게 출마한 김은혜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발목을 잡혔다. 득표율은 김은혜 후보가 50.5%, 김병관 후보가 49.3%로 불과 1128표차의 초박빙 승부를 벌였으나 신인의 패기를 막지 못했다.

한편 선관위는 이날 오후 5시로 예정된 전체회의에서 당선인을 확정 공고한다. 더불어민주당 163석, 미래통합당은 101석, 미래한국당 17석, 더불어시민당 16석, 정의당 5석(지역, 비례 통합), 국민의당 3석, 열린민주당 1석, 무소속 5석으로 각각 확정될 예정이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충북 청주청원 국회의원 후보와 부인 전길자여사가 15일 오후 충북 청주시 청원구 선거 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꽃다발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2020.4.15/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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