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연대와 협력에서 싹트는 경제의 희망

2020-04-17 11:51:19 게재
김정환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올해도 봄이 찾아왔지만 코로나19 위협에 맞서는 국민의 마음과 우리 경제는 아직 차가운 겨울을 지나는 것 같다.

코로나19 확산과 팬데믹(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 선언 전후 촉발된 전 세계적인 입국통제로 수출주도 우리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소비와 생산활동 위축으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이 증가하는 등 수출둔화와 내수침체가 경제활력 저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행히 정부의 선도적인 대응과 더불어 의료계와 기업, 시민사회의 수준높은 역량 결집을 통해 국내 코로나19 기세가 꺾이며, 세계 각국은 한국의 방역과 의료체계 우수성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위기상황에 대한 범국가적 대응은 산업분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경제가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숱한 시련을 슬기롭게 넘기고 재도약 계기로 삼을 수 있었던 저변에는 연대와 협력의 공동체 정신이 자리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구미산단 사례는 다시 한번 그 저력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다.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는 확진자가 발생하자 영업손실보다 사회 전체 이익을 위해 신속하게 사업장을 폐쇄하고 지자체와 방역당국에 협조해 피해 확산을 방지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0만장의 멜트블로운을 무상공급해 방역 마스크와 원료 품귀 사태 진정에 큰 역할을 했다. 인탑스는 구미시와 협약을 통해 생필품을 저소득층에 지원하는 등 많은 입주기업이 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있다.

관리기관인 한국산업단지공단도 방역도움센터를 설치해 중소기업에 방역물품을 지원하고 다중이용시설 방역과 착한 임대인운동에 동참하는 등 지역사회에 힘을 보탰다. 구미산단의 정부, 기업, 지역사회간 위기 극복 협력모델은 다른 지역으로 확산해야 할 모범사례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이제 코로나19 사태 이후도 대비해야 할 시점에 접어들었다. 우리 경제가 조속히 회복하기 위해서는 산업단지가 먼저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 범국가적 역량을 모아 미래성장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산업단지 대개조 프로젝트·스마트산단 조성과 같은 진흥정책을 통해 신산업 창출과 제조업 혁신의 전진기지로 만들어야 한다.

초목노생(草木怒生), 봄날에 초목의 싹이 싱싱하게 나듯 우리 경제와 산업, 민생이 겨울의 시련을 이겨내고 하루빨리 생기를 되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