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이후>재계 “구조조정 규모 외환위기때와 맞먹을 것”

입력
기사원문
권도경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경쟁력있는 기업 먼저 살려야”

두산重, 국책銀 1조 수혈 SOS

대한항공 자산매각 작업‘속도’


4·15 총선에 가려졌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發) 산업계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영세업종과 중소기업은 도산 위기에 내몰린 가운데 대기업들도 자산과 계열사 매각, 사업 축소 등으로 생존 전략을 찾아나섰다. 재계에서는 이번 기업 구조조정 규모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강도와 비슷할 것으로 보고 부실기업과 피해 기업을 구분해 체질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영난에 시달리는 항공·중공업 등에 대한 구조조정이 가시화되고 있다. 최대 관심사는 두산중공업이다. 두산중공업은 업황 악화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지원을 요청해 1조 원을 수혈받기로 했다. 자금 지원 조건은 채권단과 회사 측이 협의 중이다.

두산그룹은 앞서 지난 13일 두산중공업 자구안을 채권단에 냈다. 채권단은 실사 후 오는 24일까지 구체적인 지원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자구안에는 두산중공업 자회사 두산건설을 비롯한 일부 사업부 분할 매각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를 살펴보면서 추가 지원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산그룹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신사업 계열사인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을 매각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셧다운(일시폐쇄)’된 항공업계에 대한 지원도 본격화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코로나19 사태로 입은 피해 규모 등 기초 재무 자료를 제출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올해 1조5000억∼3조 원가량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된 대한항공은 토지와 건물 등 유휴 자산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70∼80명에 달하는 일반직 신입사원 입사도 무기한 연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수 예정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포기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HDC현산과 산업은행이 인수 조건 변경을 둘러싸고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여행과 유통업계도 사상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다.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송출객수가 급감하자 업계 1, 2위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유급휴직에 들어갔다. 롯데쇼핑 등은 오프라인 점포를 대대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면세점도 주요 사업권 입찰을 포기하거나 기존 사업권도 반납하면서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쌍용자동차도 ‘복병’으로 등장했다.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당초 약속했던 2300억 원 투자 계획을 철회하고 3개월간 최대 400억 원 자금만 투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신차를 내놓지 못한 채 판매량이 줄어든 쌍용차는 노사 자구안 등 비상경영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재계는 피해기업을 살리되 한계기업은 솎아내거나 사업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량실업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부 자금이 경쟁력 있는 기업에 먼저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쟁력 없는 기업들은 미래성장 산업과 연계해 사업 구조를 전환해주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도경·곽선미·유현진 기자

[ 문화닷컴 바로가기 | 문화일보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 | 모바일 웹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