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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Box] 관객들과 ‘처음’ 만나는 창작뮤지컬 ‘리지’ ‘알렉산더’

1892년 리지 보든 살해사건을 다룬 여성 4인조 록 뮤지컬 '리지', 김태형 연출, 나하나·유리아, 김려원·홍서영, 제이민·최수진, 이영미·최현선
경주마와 조교사의 종을 뛰어넘는 우정 다룬 김운기 연출·이희준 작가·박정아 작곡가의 5번째 창작 뮤지컬 '알렉산더' 박규원·김준영·김이후, 강정우·노윤·손지애 출연

입력 2020-04-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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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지 알렉산더
뮤지컬 ‘리지’(왼쪽)와 ‘알렉산더’(사진제공=쇼노트, MJStartfish)

 

미국의 실제 미제사건을 모티프로 한 여성 4인조 록뮤지컬 ‘리지’(4월 2~6월 21일 드림아트센터 1관 에스비타운)와 경주마와 조교사(경주마를 훈련시키고 마필의 경주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사육·관리하는 전문가)의 사랑과 우정을 다룬 2인 뮤지컬 ‘알렉산더’(4월 5~6월 14일 드림아트센터 2관)가 관객들과 첫 대면한다.

‘리지’는 1892년 미국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리지 보든 사건’을 모티프로 한 여성 4인조 록 뮤지컬이다. 도끼 존속살인이자 미제 살인사건인 “리지 보든 사건’은 “리지 보든 도끼로 엄마한테 40번, 아빠한텐 아니야 마흔 하고 한번 더”(Lizzie Borden took an axe. And gave her mother forty whacks. When she saw what she had done. She gave her father forty-one)라는 고무줄놀이 노래로 구전될 정도로 미국에서는 유명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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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지’ 출연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리지 역의 유리아·나하나, 엠마 홍서영·김려원(사진제공=쇼노트)
2018년 크리스틴 스튜어트, 클로에 세비니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져 사랑받기도 했던 소재로 100년 넘게 소설, 영화 등으로 변주되며 향유됐다.

이를 무대에 올린 뮤지컬 ‘리지’는 ‘열’(Y’all)의 스티븐 체슬릭 드마이어 작곡·작사, ‘호손 프로젝트’ ‘디 오페라 프로젝트’ 등의 팀 매너 작·가사, 알렌 스티븐스 휴잇 작사로 2009년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 초연됐다.

부유한 보든가의 둘째 딸 리지 보든(나하나·유리아, 가나다 순)을 중심으로 언니 엠마 보든(김려원·홍서영), 친구 앨리스 러셀(제이민·최수진), 메이드 브리짓 설리반(이영미·최현선)이 기묘하게 얽히며 풀어가는 이야기다.

‘마흔 번의 도끼질’(Forty Whacks)에 이어 법정에 선 네 여자로 시작하는 작품에 대해 제작사 쇼노트 관계자는 ‘브릿지경제’에 “2018년 개봉됐던 영화에 비해 좀더 실화 구조를 따른다”며 “거의 송스루(Song Through, 노래로만 진행되는)에 가깝다. 넘버가 대사로 이루어져있고 록이 기반이라서 강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핸드 마이크와 와이어리스 마이크가 장면별로 같이 쓰인다”고 귀띔했다.

상속을 둘러싼 음모와 배신, 성적 학대의 기억, 억압과 광기, 분노와 살인 등 자극적인 설정과 기묘한 심리들이 뒤얽힌 이야기는 강렬한 록 사운드, 직설적인 대사 등으로 표현되며 6인조 라이브밴드 연주에 실린다. 쇼노트 관계자는 “프레임 구조물 뒤에서 연주할 것”이라며 “자세히 볼 순 없지만 모두 무대 위에 올라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지는 부자이면서도 구두쇠인 아버지 앤드류와 새엄마 에비에 대한 증오와 분노로 들끓다 두 사람을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되기에 이른다. 눈여겨 볼 부분은 네 여자의 관계다. ‘리지’ 관계자는 사고뭉치 동생을 보호하고자 하는 엠마에 대해 “아빠와 새엄마에 대한 원망과 증오는 애초 엠마가 더 심했던 것 같다”며 “리지가 제 뜻대로 되지 않아 답답해 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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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지’ 출연진. 왼쪽부터 앨리스 제이민·최수진, 브리짓 최현선·이영미(사진제공=쇼노트)

 

앨리스에 대해서는 “아버지의 악행으로 인한 리지의 고통을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특별한’(?) 친구”라며 “브리짓은 작품 중 가장 객관적인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브리짓은 다른 캐릭터들을 객관적으로 설명해주기도 하고 감정을 배제하고 사건을 바라보기도 한다”며 “주변 인물과 사건을 다 꿰뚫어보면서 이야기의 열쇠를 쥐고 있는, 혹은 사건을 조종하고 있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캐릭터”라고 덧붙였다.

 

한국 초연은 ‘마리 퀴리’ ‘팬레터’ ‘신과함께-이승편’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연극 ‘히스토리보이즈’ ‘오펀스’ 등의 김태형 연출작이다. 리지 역에는 ‘레드북’ ‘미드나잇’ ‘록키호러쇼’ ‘호프’ 등의 유리아와 ‘비아 에어 메일’ ‘시라노’ ‘빅피쉬’ 등의 나하나가 더블캐스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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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알렉산더’(사진제공=MJStarfish)
아버지와 계모에 대한 분노, 친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있는 엠마는 ‘미스트’ ‘블루레인’ ‘루드윅: 더 피아노’ ‘이블데드’ 등의 김려원과 ‘헤드윅’ ‘신흥무관학교’ ‘도리안 그레이’ 등의 홍서영이 연기한다.  

앨리스는 ‘귀환’ ‘사의찬미’ ‘맨 오브 라만차’ ‘오펀스’ ‘어쩌면 해피엔딩’ 등의 최수진과 ‘헤드윅’ ‘영웅본색’ ‘그날들’ 등의 제이민이, 브리짓은 ‘셜록홈즈’ ‘베르나르다 알바’ ‘헤드윅’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등의 이영미와 ’보디가드‘ ’테레즈라켕‘ 등의 최현선이 번갈아 연기한다.  

 

뮤지컬 ‘알렉산더’는 ‘해적’ ‘최후진술’ ‘마마돈크라이’ ‘사춘기’ 등으로 사랑받고 있는 김운기 연출·이희준 작가·박정아 작곡가 콤비의 다섯 번째 창작뮤지컬이다. 

 

1930년대 대공황시대의 미국을 배경으로 일등 조교사 빌리와 천재 경주마 알렉산더의 운명적 만남과 끊어지지 않은 인연을 따른다. 

 

직업에 대한 회의로 마사에서 도망친 빌리(강정우·노윤·손지애)가 마차를 끌던 알렉산더(김이후·김준영·박규원)를 만나 다시 경마장으로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숲에 살다 경주마가 되는 알렉산더와 그가 경주마로 살아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숲속 친구인 고우트, 자키(말 위에 타는 기수)를 꿈꾸며 조교사로 일하고 있는 빌리와 친구 대니가 소통하고 연대하는가 하면 갈등하고 반목하는 과정들이 담긴다.  

 

‘알렉산더’의 제작사 MJStarfish 관계자는 ‘브릿지경제’에 “대공황을 겪으면서 경마가 유행하는 1930년대 미국의 시대적 배경을 차용해 경주마와 조교사, 종을 초월한 우정과 사랑을 담은 작품”이라며 “한 배우가 하나의 동물과 한 사람을 연기하는 1인 2역 뮤지컬”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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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알렉산더’ 출연진. 왼쪽부터 경주마 알렉산더와 경마단장 대니 역의 김이후, 김준영, 박규원(사진제공=MJStarfish)

 

이어 “고우트는 염소로 알렉산더의 친구로 감초역할을 한다”며 “대니는 빌리가 자키가 되기를 꿈꾸면서 만난 친구다. 둘 다 동물을 사랑하지만 대니가 경마단장이 되면서 갈등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선악으로 나뉘기 보다는 입체적인 캐릭터들”이라고 덧붙였다. 

 

타고난 경주마 알렉산더의 몸짓들과 경주 신들은 춤과 은유로, MR로 표현되는 음악은 재즈와 록이 어우러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알렉산더’ 관계자는 “박정아 작곡가님 특유의 록 기반에 1930년대 재즈를 가미해 다양한 장르로 꾸릴 것”이라고 귀띔했다.

 

연일 매진을 기록하던 전작 ‘해적’에서처럼 세 창작진은 ‘알렉산더’에서도 젠더프리(성별과 상관없는) 캐스팅으로 눈길을 끈다. 천재 경주마 알렉산더는 ‘최후진술’ ‘더 픽션’ ‘미아 파밀리아’ ‘리틀잭’ ‘환상동화’ ‘라흐마니노프’ 등의 박규원, ‘사랑은 비를 타고’ ‘세종, 1446’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등의 김준영, ‘그리스’의 김이후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이들은 빌리의 친구이자 경마단장 대니로도 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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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알렉산더’ 출연진. 왼쪽부터 조교사 빌리와 염소 고우트 역의 노윤, 손지애, 강정우(사진제공=MJStarfish)

 

‘더 헬멧’ ‘이블데드’ ‘이선동 클린센터’ 등의 강정우, ‘베어 더 뮤지컬’ ‘트레이스 유’ ‘해적’ ‘쓰릴 미’ 등의 노윤, ‘오디션’ ‘정글라이프’ 등의 손지애는 일등 조교사 빌리와 알렉산더의 숲속 친구 고우트를 연기한다.

젠더프리 캐스팅에 대해 ‘알렉산더’ 관계자는 “의도하기 보다는 말이라는 생명체는 굳이 성별에 제한을 둘 필요가 없었다”며 “알렉산더와 빌리의 종을 뛰어넘는 우정과 사랑을 바탕으로 관객들에 따라 다른 주제들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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