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 합격수기-장진영 합격자] 합격의 지름길?…"실패 이유부터 분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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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력

이름 : 장진영
생년월일 : 1996년 2월 26일
출생지 : 서울
출신고 : 한영외고 스페인어과 졸
대학교 : 서강대 경제학과 재학중, 2020년 2월 졸업 예정
근무처 : 삼정KPMG 감사부문 IM1본부(2019년 12월 입사 예정)

■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제54회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장진영입니다. 저는 2016년 봄부터 공부를 시작했으며 2017년 1차 불합격, 2018년 1차 합격, 2차 감사 제외 4과목 합격 후 2019년에 최종 합격했습니다. 남은 한 학기를 이수하고 올해 12월 삼정KPMG에 입사할 예정입니다. 저는 빠른 기간에 뛰어난 성적으로 합격한 것도 아니며 멘탈이 특별히 강하지도 않은 평범한 합격생입니다. 하지만 첫 시험 실패 후 변화한 제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여러분께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 1차 시험

1차 시험의 경우 양이 매우 방대하여 시험 전까지 모든 범위를 소화하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초시를 준비하면서 매일 공부를 착실하게 열심히 할 뿐 시험을 잘 보는 방법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시험 한 달 전 전국 모의고사에서 처참한 점수를 받은 후 그제서야 무엇인가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시험에 불합격 후 두 번째 시험을 준비하기 전 제가 실패한 이유를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음과 같습니다.

1. 앉아있는 시간은 많았으나 집중하는 시간이 적었습니다.
2. 매일 많은 양의 인강을 듣고 문제를 풀었지만 그 내용을 확실히 이해하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겉핥기 식으로 공부해놓고선 공부를 많이 했다는 뿌듯함에 취했습니다.
3. 시험 직전 마무리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또한 빠른 시간 내에 문제풀이를 하는 연습이 모자랐습니다. 누적복습 없이 단원 순서대로 공부했습니다. 이런 점들을 보완하여 재시험을 제대로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기간별 공부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실패 이유를 분석한 노트.
-2017년 3월~7월
1차 시험에 한 번 떨어진 만큼 다음 년도에 동차를 노려보고자 했습니다. 이에 학원에서 실강으로 동차종합반을 수강하며 당해 2차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연습서를 공부했습니다. 미리 연습서 강의를 수강해서 필기를 남겨놓고 실력을 올려두면 바쁜 동차 기간 동안 강의수를 줄일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가졌습니다. 이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 것 같아 설렁설렁 공부할뻔한 제 자신을 통제해준 좋은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2017년 8월~10월
회계, 세법, 재무관리, 원가관리는 계속해서 2차 연습서로 공부했습니다. 8월에는 경제, 9월에는 상법, 10월에는 경영을 순차적으로 공부 계획에 추가했습니다. 1차를 아쉽게 떨어진 것이 아니라 다른 과목들도 소홀히 해선 안될 것 같아 미리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경제의 경우 초시 때 주요과목이 아니라는 안일한 마음에 게을리 했다가 생각보다 너무 많은 양에 당황을 했던 기억이 나서 빨리 시작했습니다. 경제, 상법, 경영 모두 많은 양의 강의를 다시 다 듣기는 부담스러웠습니다. 작년 1차 전에 진행된 특강 또는 재시생을 위한 요약 강의를 수강해 전체 내용을 빨리 훑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인강 시간을 줄인 만큼 객관식 문제풀이에 시간을 더 투자했습니다.

-2017년 11월~2018년 1월
2차 연습서 공부를 그만두고 모든 과목에 대해 객관식 대비를 시작했습니다. 1월에는 전국 모의고사가 치러집니다. 그 날을 실제 시험일로 생각하고 모든 마무리를 마칠 수 있도록 계획을 짰습니다. 하루에 전 과목을 다룰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루에 한 과목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짧으면 30분, 길면 2시간뿐이라 잠시 낮잠을 자거나 딴짓을 하면 한 과목을 아예 공부하지 못하게 됩니다. 자투리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하루를 꽉 채워 바쁘게 살게 됐습니다. 초시 때 방대한 양의 시험범위에 허우적거리다가 결국 다 소화를 해내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적은 범위를 확실히 챙기자는 다짐을 했습니다. 계속되는 망각에 대한 해결방법도 고민해봤습니다. 세법 과목을 예로 들면 기타세법 파트는 누구나 챙기는 국기법 말고는 과감히 버렸습니다. 또한 법인세를 공부하면 소득세, 부가세를 까먹는 것에 대비하여 법인세를 문제 풀이하는 동안에는 소득세 또는 부가세 이론을 공부하는 등 문제 풀이와 이론 공부를 각각 다른 범위에 대해 진행했습니다.

이 시기부터 시험 직전 어떻게 빠르게 전 범위를 정리할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론공부를 한 후 해당 범위에 대한 문제 풀이까지 일부러 일정 기간을 두었습니다. 한 번 잊은 부분은 다음에 암기해도 또 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부분, 남지 않는 부분을 구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틀린 문제에 대해서는 이론서 혹은 요약서로 돌아가 해당 부분에 밑줄을 치고 어떤 점에서 틀리는지, 실수하는지에 대해 적어놓았습니다. 이론만 읽어도 내가 어떤 문제를 틀렸는지에 대해 떠올릴 수 있어 좋았습니다. 1회독, 2회독, 3회독 등 매 회독 수에 밑줄 치는 펜의 색을 달리 하였습니다. 매번 틀리는 부분, 처음에만 틀렸다가 점차 맞춘 부분, 잘 하다가 나중에 흔들린 부분 등이 모두 구분되어 시험 전에 밑줄 위주로 빠르게 읽으며 정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2018년 1월~2월
1월에 치러지는 전국 모의고사에 응시했습니다. 어려운 문제를 마주쳤을 때 필요이상으로 고민하다가 뒤에 있는 쉬운 문제들을 못 풀게 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에 한 번 더 응시를 하고 시간 배분에 대한 감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재시험임에도 모의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이제는 지엽적인 부분에 대한 공부를 더 줄여 시험 전까지 전 범위를 빠르게 여러 번 훑어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동안 풀어온 두꺼운 문제집들을 과감히 버렸습니다. 거진 전 과목을 시중에 시험 직전 정리용으로 나온 얇은 책들로 다시 구매하여 풀었습니다. 시험이 다가오는데도 직전에 공부한 게 아니면 기본적인 문제도 헤매는 모습에 기본적인 부분이라도 제대로 챙기자는 생각에 이런 선택을 하게 됐습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본인이 공부하던 책을 잘 추려나가다가 그 책으로 마무리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렇게 하지 못했던 탓에 불안한 마음으로 마무리를 해야 했습니다.

■ 2차 시험 동차 기간

동차 때는 2차 시험까지 네 달 가량밖에 없어 시간이 매우 촉박합니다. 1차 시험이 끝난 후 1~2주의 휴식 후 바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우선 어떤 과목의 인강을 들을지에 대해 고민을 했습니다. 1차를 통과한 이상 기본적인 실력은 갖추었다고 생각하여 인강을 최소화하고 스스로 문제 푸는 시간을 늘리고자 했습니다. 이론 설명보다 문제 풀이에 초점이 맞추어진 재무관리 인강과 처음 배우는 회계감사 강의만 수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섯 과목 전부 공부할지에 대한 고민도 했습니다. 동차 합격을 목표로 설정했기 때문에 다섯 과목 모두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회계감사 과목이 너무 어려워 버릴까 고민했습니다. 시험 한 달 전이 되자 모든 과목의 기초가 아직 흔들린다고 생각하여 조급함이 생겼고 회계감사 한 과목을 빼도 그 시간을 알차게 활용할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겼습니다. 이런 확신을 가지고 결정했기 때문에 감사 1유예의 성적으로 동차를 놓친 후에도 후회가 남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동차기간에는 새롭게 연습서 문제풀이 스터디를 시작했습니다. 세무회계, 재무회계를 하루에 열 문제 넘게 함께 풀며 진도를 관리했습니다. 혼자 했다면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끙끙대다 시간이 지체됐을 텐데 스터디 덕분에 처짐 없이 빠른 속도로 회독 수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꼭 스터디가 아니어도 하루에 몇 문제씩 풀어서 몇 주 안에 1회독을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진도를 관리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매일의 할당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쉴 틈 없이 바쁘게 하루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저의 특이한 공부 방법 중 하나는 문제를 풀 때 답지를 펴놓고 공부하는 것이었습니다. 2차시험은 한 문제가 크기 때문에 푸는 중간에 헷갈리는 부분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부분을 우선 넘기고 끝까지 풀기 보다는 약간의 고민 후 바로 답을 보고 고쳐서 푼 후 이어 풀곤 했습니다. 문제를 끝까지 풀고 궁금증을 해결하려면 어느 부분에서 왜 헷갈렸는지에 대해 제대로 복습하지 않고 넘어가게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중간의 틀린 부분 때문에 채점 후 처음부터 다시 풀어야 되는 시간 낭비를 줄이고 싶었습니다. 문제에 중간에 제가 헷갈린 부분에만 표시를 해두었습니다. 나중에 해당 부분들만 다시 풀어보면 한 문제를 통으로 다 풀지 않고도 빠르게 복습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이 다가올수록 정리가 잘 안 된 과목들은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얇은 마무리 교재를 사서 풀었습니다. 또한 모의고사 문제집도 구매하여 각 과목별로 2~3회차씩 풀었습니다. 2차는 주관식이기 때문에 모의고사를 통한 연습을 더욱 추천 드립니다. 답안지가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여백을 두며 문제를 풀어나갈지, 시간 배분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과 해설은 어떤 양식으로 쓸지 등 연습해볼 것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또한 주관식이기 때문에 부분점수를 획득하기 위해 모르는 문제를 만나도 절대 공백으로 비워 놓지 않도록 하는 연습도 했습니다. 식을 듬성듬성 써놓거나 풀이과정을 중간까지만 쓴다거나 등 최대한 아는 것을 모두 써내려고 했습니다. 이 덕분에 제일 취약했던 과목인 세법을 아슬아슬하게 통과했다고 생각합니다.

◆…공부계획서 사진.
■ 2차 시험 유예 기간

유예기간에는 학기를 병행했습니다. 3월부터 공부를 시작해 유명한 선생님들의 인강을 모두 수강했습니다. 유예생이므로 보수적으로 접근하기 위함이었습니다. 4월부터는 학원에서 진행되는 모의고사 수업을 실강으로 참여해 매주 모의고사를 풀었습니다. 점수와 등수가 게시되어 긴장감을 유지하고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따로 모의고사 문제집도 구매하여 일주일에 두 번씩 스터디도 진행하였습니다. 공부가 완벽하게 되어있지 않은 것 같아도 시험을 보기 싫었지만 모의고사를 치르고 오답을 하는 과정에서도 실력이 많이 오른 것 같습니다.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마음에 드는 이론서 한 권을 골라 그 곳에 다른 선생님의 내용, 모의고사에서 추가로 학습한 내용을 모두 적어 넣으며 단권화를 했습니다. 풀었던 모의고사도 계속 복습하다가 시험 직전 일주일에는 이론서만 세 번 정독하고 시험에 응시했습니다.

■ 공부 장소 선택

저는 수험생활을 모두 학원에서 보냈습니다. 실강을 듣기도 했지만 인강을 들을 때도 학원을 선호했습니다. 학교의 고시반은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과 놀고 싶은 마음에 흔들릴 것 같아 입실하지 않았습니다. 학원에는 같은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스터디를 모집하기도 용이합니다. 학원 내에 독서실, 서점, 문구점, 음식점이 모두 있어 공부에 온전히 집중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서실에서 계산기를 눈치보지 않고 사용해도 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 슬럼프 극복 방법 및 멘탈 관리 방법

저는 어린 나이에 시작한 탓에 주위에 대학생활을 누리는 친구들이 많아 부러워하느라 공부에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같이 놀고 싶어 친구와 약속을 만드는 일이 잦았습니다. 하지만 약속을 잡으면 가기 전부터 들떠서 공부가 안되며 다음날은 후유증으로 공부가 안됐습니다. 친구와 만나는 중에도 내심 공부를 안하고 있다는 죄책감이 들어 친구와의 시간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해 사과하기 일쑤였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그냥 확실히 공부해서 빨리 끝낸 후 제대로 놀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메신저, sns를 모두 탈퇴하여 놀고 싶은 유혹을 모두 차단했습니다. 친구에겐 공부로 바쁜척하며 놀지도 않으면서 책상에 앉아서 딴짓을 할 때가 스스로 너무 한심한 것 같아 앉아있는 시간만큼은 제대로 공부하자도 다짐했습니다. 나만 힘든 길을 가는 것 같고 잘 안 될 것 같은 불안함에 휩싸여 슬럼프가 오기도 합니다. 공부를 하려 해도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경험 누구나 해보셨을 것입니다. 이럴 때 처음의 저는 그냥 집에 일찍 가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일찍 가면서도 괜히 책을 챙겨가게 되고 쉬면서도 이래도 되나 싶은 마음에 오히려 마음이 불편해지기만 했습니다. 힘들어도 몇 문제라도 더 풀다 가야지 하고 자리를 지켜보니 공부 양은 적었어도 평소보다 배로 뿌듯함을 느끼며 귀가할 수 있었습니다. 힘들어도 참고 계속 해보는 것이 습관이 되어 큰 슬럼프 없이 페이스를 유지하며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 당부하고 싶은 말

초시 때 응시한 모의고사에서 처참한 점수를 받고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될지 막막한 마음에 시험 한 달 전 손을 놨습니다. 제가 설렁설렁 시험을 기다리는 동안 주변 사람들은 열심히 시험 직전 스퍼트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열심히 한 그 사람들이 모두 잘 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미련이 없다며 당당히 시험을 그만두고 다른 진로를 찾아 떠나는 모습에 부러움을 느꼈습니다. 제대로 도전해보지도 않고 포기한 첫 시험에서 떨어진 후 '또 하면 과연 될까'라는 불안함 마음으로 재도전을 시작하는 제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졌습니다.

이에 저도 시험이 끝난 후 '후회 없이 열심히 했다'라는 말을 꼭 하고 싶었습니다. 재시 준비 기간에도, 동차 기간에도 너무 준비가 안 된 것 같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지만 그래도 완주는 하고 싶은 마음에 버텼습니다. 여러분도 시험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리다 보면 어느새 결승선에 도착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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