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김희애처럼 된 한소희, 부부의 세계가 말하는 역지사지[TV와치]
[뉴스엔 이하나 기자]
“조심해. 너도 나처럼 되지 말라는 법 없으니까”
김희애의 한 맺힌 경고가 현실이 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남편 박해준의 숨겨진 얼굴과 마주한 한소희가 이후 전개에 변수로 떠올랐다.
4월 24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연출 모완일) 9회에서는 이태오(박해준 분)를 향한 의심의 불꽃이 피어난 여다경(한소희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태오는 우연히 식당에서 만난 지선우(김희애 분), 김윤기(이무생 분)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여다경은 두 사람을 바라보는 이태오의 눈빛에 담긴 질투를 눈치채고 심사가 뒤틀렸다.
이후 지선우와 이태오의 전화를 엿듣고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하기 시작한 여다경은 고예림(박선영 분)을 찾아가 조언을 구했지만, 고예림으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남편을 얼마나 믿냐”는 말이었다.
여다경은 이태오 회사 직원을 이용해 늦은 밤 이태오 회사를 몰래 찾아가 서랍 속 휴대폰을 확인했다. “네 남편이 나를 스토킹 한다”는 지선우의 말을 증명하듯 그 안에는 그동안 이태오가 남몰래 찍어왔던 지선우의 일거수일투족이 보관돼 있었다.
이 장면은 1회 지선우가 이태오 차 트렁크 안에 감춰둔 휴대폰을 발견한 장면과 정확히 겹쳐진다. 해당 장면에서 지선우는 믿었던 남편 이태오의 불륜, 주변 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속이고 있었다는 배신감에 오열했다. 시간이 지나 이태오의 아내가 된 여다경도 배신감에 치를 떨었다.
이후 여다경은 아들 문제로 늦은 이태오에게 “애한테 무슨 문제 있냐. 그 여자가 그렇게 보고 싶니?”라고 쏘아붙이면서도 “믿을게 당신”이라고 상황을 마무리했다. 과거 지선우의 병원까지 찾아가 “그 사람은 불행하단다. 껍데기뿐인 결혼이라서”라고 도발하던 앙큼함은 어디로 갔을까.
2년이 흘러 이태오의 아내가 된 여다경은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 이태오와 함께 행복한 삶을 꿈꿨지만 결국은 지선우와 같은 처지가 되는듯 했다. 소중한 가정이 깨질까 전전긍긍하는 것도 똑같았다. 앞서 이태오와 지선우의 파국을 지켜본 터라, 오히려 불안함은 더 컸다.
‘부부의 세계’ 속 ‘동병상련’, ‘역시사지’의 정서는 이태오에게서도 반복됐다. 9회 방송에서 이태오는 지선우에게 복수하기 위해 이용했던 박인규(이학주 분)에게 되레 협박을 당하는 신세가 됐다. 박인규는 이태오의 아킬레스건인 아들 이준영(전진서 분)을 빌미로 당초 약속한 돈의 두 배를 요구했고, 급기야 전처 폭행 사주를 언론에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
앞서 지선우 역시 이혼의 결정적 증거를 잡기 위해 민현서(심은우 분)에게 수면제 처방전을 주는 대신 여다경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도록 시켜 정보를 캐냈다. 이를 알게 된 박인규는 지선우의 사회적 지위를 약점으로 파고들며 집요하게 돈을 요구했다. 과거의 지선우와 현재 이태오의 모습은 자신이 판 함정에 스스로 빠졌다는 점에서 하나로 포개졌다.
반환점을 돌아 2막을 연 ‘부부의 세계’는 그동안 각 인물들의 비밀과 배신, 허를 찌르는 반격 등 숨 쉴 틈 없이 휘몰아치는 감정을 그려왔다. 예측 불가한 전개가 시청자들에게 긴장감을 선사한 가운데, 그 안에는 자신의 선택과 행동이 언제든 부메랑처럼 돌아올 수 있다는 묵직한 메시지가 담겼다.
한편 9회 방송에서는 그저 따뜻한 사람인 줄로만 알았던 김윤기가 여병규(이경영 분)에게 지선우, 이태오의 관계에 대해 보고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그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이 모아졌다.
여기에 이태오의 이면을 마주한 여다경이 과연 지선우처럼 그만의 복수를 시작할 것인지, 지선우와 같은 처지가 된 여다경이 어떤 선택을 내리는가도 2막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사진=JTBC '부부의 세계' 방송 캡처)
뉴스엔 이하나 blis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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