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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충남아산FC에 무야키치가 떴다.

충남아산프로축구단이 구단 역사상 최초로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그 주인공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아민 무야키치다. 오스트리아 연령별 대표팀을 거친 무야키치는 라피드 빈에서 프로 데뷔한 이후 그리스 아트로미토스FC, 벨기에 롬멜 SK에서 활약했다. 최근에는 경기 출전 기록이 적지만 그래도 제법 이름값 있는 선수를 충남아산이 영입한 셈이다.

충남아산 입장에서는 첫 외국인 선수 영입이라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게다가 제한된 예산에서 팀에 도움이 될 만한 선수를 찾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남아산은 팬들에게 기대감을 선사할 만한 선수를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충남아산은 무야키치를 데려올 수 있었을까? 한 번 알아봤다.

첫 외국인 영입 앞둔 충남아산이 세운 기준

아산무궁화를 거쳐 새롭게 창단한 충남아산이지만 그리 변한 것은 없었다. 박동혁 감독이 여전히 지휘봉을 잡고 있었고 사무국 직원들도 대부분이 그대로다. 이는 예산도 마찬가지다. 아산무궁화에서 충남아산이 됐지만 시민구단의 한계 상 빠듯한 예산도 여전했다. 그래도 전력 강화를 위해서 외국인 선수를 데려와야 했다. 지난 시즌 아산은 외국인 선수 없이 어렵게 한 해를 보냈다. 박동혁 감독도 "외국인 있는 다른 팀이 부럽다"라고 토로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충남아산은 지난해부터 올 시즌 뛸 외국인 선수를 부지런히 물색하기 시작했다. 많은 팀이 그런 것처럼 충남아산 역시 처음으로 살펴본 곳은 브라질이었다. 하지만 난관에 부딪혔다. 최근 브라질의 물가가 상승하면서 선수 몸값이 덩달아 함께 뛴 것이었다. 구단이 "괜찮다"라고 평가를 내린 선수들은 꽤 비쌌다. 브라질 선수로 외국인 세 명을 모두 채우면 아산의 예산은 굉장히 빠듯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충남아산은 동유럽으로 눈을 돌렸다. 비교적 몸값이 저렴한 선수를 찾아야 했다. 충남아산의 외국인 선수 영입 기준은 확실했다. 반등이 필요한 '배고픈' 선수들, 소속팀에서 기회를 많이 받지 못하는 선수들, 그리고 아시아 축구 시장에 관심이 있는 선수들을 찾았다. 충남아산에서 절실히 뛰고 자신의 몸값을 올리기 원하는 선수들이 목표였다.

충남아산 구단 관계자는 말했다. "사실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비싸고 좋은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그런 욕심도 당연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코칭스태프도 구단의 예산 규모를 알기 때문에 어느 정도 양해를 해주셨다. 영입 작업을 시작하기 전 구단 프런트와 코칭스태프의 의견을 먼저 하나로 모았다." 그렇게 아산은 구단 역사상 첫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부지런히 뛰어다녔다.

무야키치는 어떻게 충남아산으로 오게 됐을까

레이더망을 열심히 돌리던 충남아산에 한 선수가 등장했다. 벨기에 2부리그 롬멜 SK에서 뛰고 있는 장신의 공격수였다. 좋은 체격에 기술까지 갖춘 선수였다. 적극성도 뛰어났다. 그에 비해 출전 기회는 많이 얻고 있지 못한 상황이었다. 충남아산 입장에서는 연령별 대표팀과 오스트리아 명문 라피드 빈의 유소년 시스템을 거친 선수라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몸값도 그리 높지 않았다. 그가 바로 무야키치였다.

첫 번째 후보인 무야키치를 놓고 충남아산은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가장 먼저 만족감을 표한 사람은 다름아닌 박동혁 감독이었다. 박 감독은 무야키치 영입을 빨리 진행하자고 요청했다. "우리가 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다른 팀의 관심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선수다. 몸값도 그 사이에 오를 수 있다"라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한 가지 걸림돌이 있었다. 계약 기간이었다.

무야키치는 롬멜 SK와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적료가 발생한다. 예산을 선수 연봉에 투입하기도 빠듯한 충남아산이 이적료를 주고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는 것은 어려웠다. 하지만 일찌감치 협의에 들어간 충남아산은 무야키치를 원소속팀에서 자유계약으로 풀어내는데 성공했다. 남은 것은 선수 본인의 의사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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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야키치는 지금까지 유럽에서만 선수 생활을 했을 뿐 아시아 무대 경험은 전무했다. 망설일 수 있는 그에게 충남아산은 솔직함으로 설득했다. 현재 구단의 상황과 함께 아시아 무대는 무야키치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곳임을 어필했다. 마침 무야키치 또한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1995년생인 젊은 선수 무야키치는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배고팠다. 그래서 무야키치는 한국행 비행기에 결국 탑승했다.

일찍 움직이는 팀이 알찬 선수를 잡는다

올 시즌 K리그2는 그야말로 예측불허의 상황을 예고하고 있다. 각 구단들의 투자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대전하나시티즌이 폭풍 영입을 주도하고 있고 경남FC도 알찬 영입을 하고 있다. 다른 곳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충남아산은 예산이 적다.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높다. 자금력 싸움에서 시민구단인 충남아산은 한 수 접고 들어가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그래서 충남아산은 일찌감치 움직이는 것을 선택했다. 올 시즌을 위해 충남아산은 한창 시즌 중이었던 지난해 10월부터 물 밑 작업에 들어갔다. "당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대전의 기업 인수설이 있었고 강등 팀들과 기업구단들도 많은 자금을 쓰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렇게 영입이 어려워질 것이 뻔해 보이는 상황에서 일찍 움직여야 원하는 선수를 데려올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라는 것이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많은 팀들이 아직도 이적시장에서 움직이고 또 영입을 고민하지만 충남아산은 현재 대부분의 선수 구성이 완료된 상황이다. "지난 시즌이 끝나기 전부터 후보들 목록을 만들었다. 일찌감치 예산을 편성하고 선수 연봉에 대한 기준을 정했다. 사전에 협의를 하고 공감대를 형성한 덕분에 좋은 선수를 큰 돈 들이지 않고 영입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 과정에서 가장 고생한 사람은 박동혁 감독님이다. 영입의 대부분을 주도했다. 구단 프런트는 그저 감독님이 원하는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다. 큰 결격 사유가 없다면 최대한 감독님의 요청을 수용했다."

충남아산의 또다른 외국인도 곧 등장할 예정이다. 구단 관계자는 "아시아쿼터는 영입하지 않고 세 명의 외국인 선수를 활용할 예정이다"라면서 "조만간 발표할 선수도 있고 곧 최종 결정되는 선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남은 두 선수는 북유럽과 브라질에서 영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국인 선수들은 대부분 구성이 완료되어 현재 부산 기장에서 한창 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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