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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세계’ 사이다 아닌 핵폭탄, 시청자 설왕설래[TV와치]



[뉴스엔 박아름 기자]

도대체 사이다 전개는 언제 펼쳐지는 걸까. 사이다가 있긴 한 걸까.

'매운맛 드라마'라 불리며 뜨거운 인기를 과시 중인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연출 모완일/극본 주현)의 막장 강도가 점점 더 세지고 있다. 5월2일 방송된 12회 말미엔 동침에 이르게 되는 이혼 부부 이태오(박해준 분)-지선우(김희애 분)의 모습이 그려져 안방극장에 큰 충격을 안겨다줬다.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김희애와 박해준은 향후 사이다 전개를 예고, 지선우의 통쾌한 반격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하지만 놀랍게도 '부부의 세계'는 사이다가 아닌 핵폭탄을 날려 안방극장을 초토화시켰다. 이태오를 향한 지선우의 시원한 한 방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의 바람이 무색하게도, 지선우는 이태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고, 두 사람은 급기야 키스했고, 심지어는 동침에 이르게 됐다.

세도 너무 셌다. 갑작스런 지선우 이태오 부부의 핵폭탄급 동침 엔딩을 두고 시청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사랑과 전쟁' 엑기스만 모아놓은 듯한 충격 엔딩에 많은 시청자들은 "뒤통수 맞은 느낌", "감정이 남아있다고 이혼하고 재혼해 아이까지 낳고 사는 전 남편과 하룻밤을 보내진 않는다", "이건 막장 그 자체이다", "동침은 너무 갔다. 영국 드라마 설정을 그대로 갖고오다 보니 우리나라 정서랑 안 맞는다", "그래서 사이다는 언제? 사이다는커녕 고구마 먹고 물 안 마신 느낌이다" , "'부부의 세계'가 아닌 '동물의 세계' 아닌가" "국민정서상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 것 같다" 등 불만을 쏟아냈다. 지선우의 행동에 반전이 있길 기대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도 많다.

반면 일각에선 "결혼 10년차 이상이라면 공감할 만한 이야기다. 이래서 이혼이 쉽지 않나보다", "보면서 폭풍 공감됐다", "아무리 욕해도 이건 경험한 자만이 알 수 있다", "이혼한 부부, 이혼한 여자가 겪는 리얼한 모습에 100% 공감됐다", "부부란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드라마다", "현실은 더 막장이다", "부부의 정을 다시금 반추하는 시간이 되길" 등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파격 장면에 시청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그간 답답한 고구마 전개는 '부부의 세계' 속에서 계속돼 왔다. 일단 지선우에겐 사방이 적이었다. 그녀에게 적은 어린 여자와 바람을 피운 전 남편 이태오뿐만이 아니었다. 불륜녀 여다경(한소희 분) 가족은 물론, 자신을 끊임없이 위협하는 협박남 박인규(이학주 분), 그리고 가당치않은 루머를 고산 바닥에 널리 퍼뜨리는 여우회 회원들까지, 싸워야 할 상대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이같은 위험 요소들은 이날 방송을 통해 모두 사라지는 듯 했다. 자살이든 타살이든 지선우에게 위협적인 존재였던 박인규가 제거됐고, 지선우는 루머 양성자를 찾아가 통쾌하게 "박살내 버리겠다"고 경고했다. 고작 이것이 김희애 박해준이 말한 '사이다'였을까.

지선우는 이렇다 할 한 방을 보여주지 못했다. 늘 지선우에겐 이태오뿐이었다. 증오의 대상이자 적이었지만 지선우의 세계에서 이태오는 아들 준영의 아빠이자 10년 넘게 함께한 남편이었다. 이태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태오는 재혼 후 남부럽지 않은 부와 명예를 얻었지만 결혼생활이 그리 행복한 것만은 아니었다. 이태오는 여다경(한소희 분)과의 연이은 갈등으로 재혼을 후회하게 됐고, 지선우의 소중함과 사랑을 새삼 깨닫게 됐다. 불륜 당시 여다경을 사랑한다 했던 이태오는 2년 여 만에 말을 바꿔 이를 스쳐지나가는 바람 정도로 여겼다. 이제 와서 뻔뻔하고 비겁한 말만 내뱉는 이태오에 지선우는 또 넘어갔다.



지선우 이태오 부부의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은 아들 준영(전진서 분)이었다. 두 사람은 아들 준영 때문에 계속해서 마주하게 됐고, 진심을 터놓게 됐다. 그러다 이 사단이 났다. 자식의 방황이 부부 사이 애증의 벽을 허물게 만든 셈이다. 특히 늘 이성적이고 당찼던 지선우는 아들의 방황으로 처참히 무너졌고, 뻔뻔한 이태오에 또 다시 말려들고 말았다. 이는 "내가 왜 박인규(이학주 분)한테 못 벗어났는지 아냐. 나쁜 새끼였지만 불쌍해서 버리지도 못하고 여기까지 왔다. 그런데 선생님 눈빛이 어제 그랬다. 아닌 거 다 알면서도 내가 그 자식 덮어주고 감싸줬을 때처럼 이태오한테 그러고 있었다. 조심해라. 선생님도 나처럼 되지 말란 법 없다"는 민현서(심은우 분)의 경고가 오버랩되는 순간이었다.

물론 이해는 가지만, 어른들의 잘못에 의해 상처입은 준영의 계속되는 방황도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급기야 준영은 여다경의 꼬임에 넘어가 엄마 지선우를 버리고 여다경 대저택에 입성하게 됐고, 엄마에 대한 응어리를 여전히 풀지 못하고 있다.

보란듯 잘 살아야 하는 불륜 부부 이태오-여다경 부부에게도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들 이준영(전진서 분) 문제를 두고 갈등이 불거졌고, 늘 다정했던 이태오가 여다경을 향해 분노를 내뱉는 횟수도 점점 늘어났다. 그러다 이태오의 마음은 다시 지선우에게로 향했다. 이태오-여다경 부부의 끝이 불보듯 뻔히 보이는 상황이다.

이같이 고구마 전개뿐인 '부부의 세계'. 틈만 나면 불륜을 저지르는 남편 손제혁(김영민 분)에게 통쾌하게 이혼을 선언하는 고예림(박선영 분), 각성 후 남녀불평등을 조장하는 '곤대' 병원장에게 일침을 가하는 설명숙(채국희 분)의 변화 정도를 제외하곤 이렇다 할 사이다 전개는 펼쳐지지 않고 있다. 고산역에서 떨어져 죽은 박인규 사건의 진범도 밝혀지지 않았다. 누가 박인규를 죽였는지를 놓고 심장 쫄깃한 추리가 이어지다 이태오를 위한 지선우의 거짓말로 사건이 허무하게 마무리됐고, 극 전개에서도 은근슬쩍 지나가버렸다.

한편 '부부의 세계'는 도돌이표 전개에도 불구, 매회 새로운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된 '부부의 세계'는 전국 유료가구 기준 24.3% 시청률을 기록, JTBC 역대 드라마 시청률뿐만 아니라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까지 또 다시 갈아치웠다. (사진=JTBC '부부의 세계' 캡처)

뉴스엔 박아름 ja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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