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둔화로 정부가 오는 13일 고등학교 3학년부터 순차적으로 ‘등교 개학’을 실시한다. 초등학생의 경우 ‘엄마 개학’ 등 학부모의 돌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저학년부터 단계적으로 등교 수업을 추진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학년별 등교 수업 시작 시기를 밝혔다. 유 부총리는 “등교수업이라는 쉽지 않은 일에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이제 우리 학교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새로운 학교 운영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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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등교 수업 일정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20일(1단계)부턴 고2와 중3, 초1∼2와 유치원이 개학한다.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체계를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로 전환하는 6일부터 2주가 지난 시점이다. 이후 27일(2단계)에 고1·중2·초3∼4가, 6월1일(3단계)엔 중1과 초5∼6이 차례로 등교할 예정이다.
초등학교는 타 학교급과 달리 저학년부터 순차적으로 등교한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 “유치원과 초1∼2의 경우 원격수업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점, 학부모 조력 여하에 따른 교육격차 문제, 가정의 돌봄 부담 등을 고려했다”며 “(초등 저학년의 경우) 상대적으로 활동 반경이 좁고 부모의 보호가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초등 저학년 위주의 긴급 돌봄이 실시되고 있어 고학년부터 등교할 경우 학교 내 학생 밀집도가 급속하게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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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 정문에 '보고 싶다'고 적힌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
교육부는 구체적인 학사 운영 방법은 시·도와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학생 밀집도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학년·학급별 시차 등교 △원격·등교수업 병행 운영 △학급 단위로 오전·오후반 운영 등을 거론했다.
소규모 학교의 경우 생활 속 거리 두기가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해 특별·광역시를 제외한 지역 소재 재학생 60명 이하의 초·중학교에서는 13일부터 자율적으로 대면 수업을 하도록 안내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전국 초·중학교 1463곳이 이에 해당한다.
정부는 무기한 휴원 상태인 어린이집의 개원 시기에 대해선 “(학교보다) 좀 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어린이집은 영아들도 보호하고 있고, 영유아는 코로나19라는 감염병에 더 취약할 우려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현재 꼭 필요한 가정은 긴급보육의 형태로 어린이집을 이미 이용하고 있고,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아동의 비율이 50% 정도”라며 “특별히 긴급한 수요가 있음에도 어린이집 이용이 차단되는 사례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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