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진 PD의 극단적 선택 시도…우리 사회가 돌아봐야 할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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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5.05. 오전 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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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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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진영 인턴기자]
MBC 예능프로그램 '부러우면 지는거다'에 이원일 셰프의 예비신부로 출연 중인 김유진 PD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사실여부가 주목된다. 사진 왼쪽부터 김유진 PD, 이원일 셰프./사진=이원일 인스타그램 캡처.

학교폭력(학폭) 논란이 불거진 이원일 세프의 예비신부 김유진 프리랜서 PD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

4일 서울강남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52분쯤 김 PD 가족의 신고가 접수됐다. 접수 10분 후인 오전 3시 2분쯤 구급대원들이 도착했으며, 오전 3시21분 김PD는 인근 병원 응급실로 인계됐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 PD는 약물을 과다 복용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현재는 의식을 회복해 일반 병동으로 옮겨진 상태다. 김 PD는 이날 오전에 자신의 비공개 SNS 계정에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실관계 확인 없는 무차별 마녀사냥… 성급한 비난은 지양해야


/사진 = 이원일 인스타그램

김 PD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나친 마녀사냥이 원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사실관계가 확인된 것도 아닌데 지나친 인민재판식 비난이 '인격 살인'을 조장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21일 한 누리꾼이 김 PD를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했을 때부터 김 PD 측은 꾸준히 억울함을 호소해 왔다. 이날 김 PD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SNS에 "내가 처음부터 모든 것을 밝혔다면 여러분들께서 믿어주셨겠느냐"라는 글을 올렸다.

김 PD는 "억울한 마음을 억누르고 있을 때에는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면서 "나는 억울한 모든 것을 안고 사라지겠다. 집에 앉아 키보드 하나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모든 분께 부디 개인적인 생각으로 판단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김 PD처럼 상대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공인들은 과거가 폭로되면 진위 여부에 관계없이 큰 이미지 타격을 입게 된다.

지난 2월 '사랑의 불시착'에 출연했던 배우 이신영도 익명의 누리꾼 2명으로부터 중학생 시절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다. 그러나 이신영 측이 강경 대응을 시사하면서 누리꾼 2명은 폭로를 번복했고 결국 학폭 논란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마무리됐다.


극단적 선택 시도에 피해자가 가해자로?




김 PD는 학교폭력 폭로 뒤 비난이 쇄도하며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인다.

김씨 가족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김씨에 대한 비판이 도를 넘었고 피해자 측으로부터 오히려 협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씨 언니는 "과장된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거짓 내용과 도 넘은 비판에 진실을 밝히겠다"며 "관할 사법당국에 고소하겠다. 합의나 선처는 절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유진PD는 혼자만 감당하고 참으면 되겠지 하고 스스로의 상처를 애써 간과하고 넘겨왔지만 허위사실 유포와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며 "피해 제보자가 시켰다고 주장하는 국내 지인에게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협박성 메시지와 전화 40통이 걸려왔다"고 했다.
그럼에도 김 PD의 극단적 선택 시도는 잘못된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한 누리꾼은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자신도 잘 사는 것이 최고의 사과 방법"이라면서 "이런 선택을 한 것이 피해자에게 오히려 다른 종류의 트라우마를 안겨 줄 수도 있다"는 댓글을 남겼다.
누리꾼 leej****는 "안 했으면 안 했다고 하고 밝히면 되는데 안고 가겠다니…"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안 했으면 안 했다고 끝까지 버티면 되지 하지도 않은 일로 사과문을 왜 쓰고 피해자 찾아가겠단 얘기는 왜 한 것이냐"며 "증거가 있다면 살아서 밝혀내야 한다"고 했다.


가해자의 극단적인 선택 시도, 자칫 피해자 폭로 막을 수도




/사진 = 게티이미지

또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의 극단적 선택 시도가 용기를 낸 폭로자들의 입에 자칫 재갈을 물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해자의 극단적 선택으로 폭로자에게 비난의 화살이 향하면서 제 2의 마녀사냥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사과 받았으면 끝내지 한 사람을 망쳐야 속이 시원하나" "개인적 일은 둘이 해결하라" 등 피해자라고 주장한 폭로자를 겨냥한 비난글들이 잇따라 게시됐다. 한 누리꾼은 "괴롭힘 당하는 아이들은 이유가 있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사회 전반적으로도 학교폭력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경찰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줄어들고 있다.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목소리를 내기 힘든 사회 풍토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접수된 신고건수는 2017년보다 1만여 건 감소한 6만1887건이었다. 그러나 교육부는 3년 연속 학교폭력 피해 학생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7년 0.9%였던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은 2019년에는 1.6%로 늘어났다.

오진영 인턴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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