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비판?" 당황한 '친노' 김태년

"이런 반응, 전혀 예상 못했는데…"

김태년 민주통합당 의원(재선·성남 수정)은 대표적 '친노' 인사다. 열린우리당 시절 당내 실용주의 모임인 '의정연구센터' 소속으로 활동했고 지난해 이해찬 전 대표 비서실장을 지냈다.

ⓒ김태년 의원실 제공

이른바 친노 진영은 민주당 대선패배의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다. 해당 의원들도 대선 이후 공개행보를 자제해 왔다. 이런 가운데 김 의원이 설 직전 내놓은 대선평가보고서가 파장을 일으켰다. 대선 패배 책임을 안철수 전 무소속 예비후보에게 돌린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51쪽 분량(도표 제외) 보고서는 9쪽 남짓한 부분을 단일화 과정 평가에 할애했다. 안 전 후보에 대한 언급도 있다. "각자의 지지층 확대(라는 전략)는 단일화 시계만 늦춰 본선 대비 여력을 없앴다", "안철수 후보와 캠프의 미숙한 사퇴 결정"과 같은 표현이다.

여론조사 방식은 이제 폐기해야 하며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은 양쪽 모두 패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트위터 등 온라인 세상이 들끓었다. 찬반으로 나뉘어 공방도 벌어졌다.


김 의원은 그러나 8일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보고서의 진의가 아예 잘못 알려졌다"며 "민주당이 신뢰와 안정감을 국민에게 줄 수 있도록 변화하고 혁신해야 한다는 조언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보고서는 대선 본선 평가와 민주당의 과제 부분에서 주목할 만한 주장을 담고 있다. 선대위 진용 구축이 지나치게 늦어 본선 초반 부진을 자초했고 지지자를 투표장에 끌어낼 능력과 절실함도 새누리당보다 약했다는 것이다. 특히 역대 보수후보 중 가장 강력했던 박근혜 당선인에 맞서 민주당은 신뢰와 안정을 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40대 초반까지는 변화를, 40대 후반과 50대 초반은 능력과 안정을 요구하고 있었고, 50대 후반부터는 '박정희의 딸' 박근혜라는 의식이 크게 작용했다"며 "결국 변화와 함께 수권능력을 보여주는 것, 그리고 지도자를 키우는 것, 이런 것들이 교훈"이라고 말했다.

그는 "혁신은 절체절명의 과제이지만 그 과정은 불편하고 고통스럽다"며 "그것을 감내할 각오를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민주당 혁신 과제로는 △책임정치를 구현하되 지도부 임기를 보장함으로써 허약한 리더십 문제 해결 △국민의 일상과 결합된 정책을 고민하고, 문제해결 능력 배양 △직장위원회와 같은 당 기반조직을 만들어 지역위원회 위주의 한계 극복 등을 제시했다.

야권 단일화에 대해선 "총선과 대선을 해보니 야권은 세력들이 나뉘어 있어서 통합이나 연대, 단일화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더라"며 "시간표를 일찍 확정하고 실행해야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