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SBS ‘그것이 알고 싶다’ / 사진제공=SBS
SBS ‘그것이 알고 싶다’ / 사진제공=SBS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26일 오후 2005년 한 미입주 아파트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조명한다.

2005년 6월 16일 청소업체 아르바이트생 민혁(가명) 씨는 전단지를 붙이기 위해 서울 성북구 한 미입주 아파트를 찾았다. 유난히 조용한 동의 위층부터 전단지를 붙이며 내려갔다. 어느 순간 이상한 냄새가 났고 어느 한 집의 현관문을 연 그는 부패된 상태의 여성을 발견했다.

신원 확인 결과, 여성은 실종된 고(故) 이해령 씨였다. 고인은 실종 당일 오후 2시 30분께 은행 업무를 본 이후 행방이 묘연해졌다. 피해자의 친구는 “갈 일도 없는 곳이다. 더욱이 짓지도 않은 아파트에 간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부검 결과 고인의 행적을 추측할 수 있는 단서가 발견됐다. 몸에서 알콜 농도 0.14%가 검출된 것이다. 유성호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사망 당시 소주 한 병 이상을 마신 만취상태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변식일 가능성이 높다. 높은 층까지 모르는 사람에게 끌려가지는 않았을 것이고 아는 사람과 자발적으로 들어간 것 같다”고 봤다.

‘그것이 알고 싶다’ 측에 따르면 당시 현장은 매우 참혹했다. 찢긴 원피스, 벗겨진 속옷, 뜯겨진 목걸이 등이 그 흔적이다. 현장 감식 결과, 피해자의 몸에서 남성의 DNA가 발견됐다. 사건은 금방 해결되는 듯 보였다. 면식범의 소행이 확실해 보이는 사건, 그러나 피해자 주변 인물들은 모두 DNA가 일치하지 않았다.

이 사건은 12년 째 범인의 윤곽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사건 현장에는 DNA 외에도 범인이 지우지 못한 단서가 있었다. 시신 아래에 깔려 있던 애쉬워스(Ashworth) 상표가 적힌 작은 단추 하나다.

박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단추만이 가장 유력하게 가공되지 않은 증거”라고 말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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