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공천 누가했나…'입' 닫은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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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5.25. 오후 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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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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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수석대변인 "이 자리서 답변 사안 아냐, 시민당에서 논의"
윤미향 과거 인터뷰 보면 시민당에서 정의연에 후보 추천해달라 공문 보내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한재준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25일 기자회견으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의 21대 국회의원 총선 공천 과정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윤 당선인의 공천 과정을 묻는 말에 즉답을 피한 채 그 책임을 더불어시민당에 돌렸다.

이 할머니는 이날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윤 당선인이)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회견 이후에도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고 말을 아꼈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가 졸속 공천 심사 논란으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더불어시민당으로부터 제명된 양정숙 당선인과 마찬가지로 공천 과정에서 충분히 검증됐어야 할 문제가 연거푸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의연 회계 문제에 이어 경기 안성에 위치한 위안부 피해자 쉼터와 윤 당선인 아파트 매입 자금 의혹 등이 후보자 검증 및 공천과정에서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공천 과정에서 사견이 개입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은 윤 당선인 공천 과정에 대해 말을 극도로 아끼고 있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당선인 공천과정에 대한)이야기는 이 자리에서 답변하는 게 아닌 것 같다"며 "더불어시민당에서 논의가 있었다"고만 언급했다.

복수의 최고위원들 역시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윤 당선인 관련 공천 과정이나 누가 추천했는지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시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당선인을 콕 찍어서 공천한 게 아니라 시민단체 공모를 받아 추천 절차를 거친 것만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더불어시민당을 언급한 것은 윤 당선인이 민주당과 합당한 더불어시민당의 비례후보로 당선됐기 때문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3월13일 전 당원 투표를 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공식 선언했고, 더불어시민당은 같은 달 18일 공식 출범했다. 이후 시민당은 22일까지 공모를 통해 22~23일 이틀간 공천관리위원회를 열고 23일 밤 비례후보 순번을 확정했다.

당 출범부터 후보 공모와 검증, 비례순번 확정까지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았다. 나흘간 후보 신청을 받고 이틀 만에 검증을 마쳤다.

비례 1번을 받은 신현영 당선인의 경우엔 당시 후보 추가 공모를 한 지 하루 만에 1번을 배정받았다. 당에서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속도였다고 회자할 정도였다.

후보자 검증이 이뤄질 물리적 시간이 매우 부족했다는 점은 당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당시 민주당에서 파견 왔던 비례대표 후보들의 경우 지난 2월부터 당 공모에 참여해 분야별 심층면접과 경선 등을 거쳤지만, 윤 당선인 등 시민단체 및 소수정당 추천 몫으로 참여했던 인사들은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에서 옮긴 비례후보들이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을 항의 방문하는 등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윤 당선인 본인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시민당이 정의연에 공문을 보내 시민후보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했고, 이후 정의연 내부 논의를 통해 본인을 추천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5.25/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시민당이 우리 사회에 기여한 시민단체에 후보를 추천해달라고 한 명분은 그럴듯했지만, 빠듯한 시간에 쫓겨 후보자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래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견제하기 위해 비례정당을 만들고 후보를 급히 공천하다 보니 생긴 부작용이라는 데는 당내서도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한 최고위원은 "윤미향을 누가 공천했는지 내가 묻고 싶은 심정"이라며 "아는 게 없는데 관련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힘들다"고 했다.

민주당에서 비례 5번을 받고 시민당으로 옮겨 15번으로 당선된 양정숙 당선인도 부동산 실명제 위반과 명의신탁 의혹으로 제명됐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시민당을 급하게 만들다 보니 후보 검증에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윤미향 당선인은 위안부 관련 시민운동에 오래 매진하며 워낙 그 분야에서 정평이 난 인물이었기에 당시 시민 후보로 추천됐을 때 당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고 기대가 컸다"고 말했다.

seei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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