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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일 같지 않아"...'나혼자산다' 기안84, 성훈도 울컥한 '혼자남' 쓸쓸함 [어저께TV]



[OSEN=연휘선 기자] 혼자 사는 삶, 외로움에 대한 해답은 있을까. '나 혼자 산다'에서 웹툰 작가 기안84가 편하고 좋지만 때로는 쓸쓸한 싱글 라이프를 보여줬다. 

29일 밤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는 기안84가 일상을 공개했다. 

기안84는 이날 방송에서 집이 아닌 사무실에서 VCR을 시작했다. 직원들과 함께 불도 안 킨 채 작업에 집중하는 그의 모습은 사무실을 거느린 '사장84'다웠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기안84는 외로웠다. 직원들에게 퇴사자를 위한 회식 요청이 거듭 거절당했고, 퇴근 시간이 되자 칼같이 일어나 퇴근하는 직원들을 뒤로 하고 홀로 남아 사무실에서 야근을 이어간 것. 기안84는 "아무리 도와줘도 만화라는 게 결국 마지막에는 내가 해야 한다"며 직원들이 퇴근한 가운데 홀로 야근하는 이유를 밝혔다. 

오후 8시 30분, 해가 진 뒤에야 기안84는 홀로 퇴근을 준비했다. 작품 마감 여운에 잠시 멍했던 기안84는 정신을 차린 뒤 "아무도 나한테 연락을 안 하네"라며 쓸쓸해 했다. 그는 "만날 사람도 없다"며 아무도 없는 사무실 불을 끄고 홀로 사무실을 나섰다. 

홀로 걸어서 쓸쓸하게 퇴근하는 기안84를 보며 박나래는 "우리네 아버지를 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정작 기안84는 홀로 핸드폰으로 노래를 들으며 콧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하고 "저는 행복하다"며 자신의 퇴근길을 지켜봤다. 하지만 이어 편의점에 들러 쓸쓸히 도시락과 술을 챙기는 그의 모습은 결코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기안84는 "'출근, 마감, 퇴근, 편의점, 집'이 여기 이사오고 깨지지 않는 데자뷔"라고 설명하며 자신이 그린 만화 속 주인공처럼 홀로 쓸쓸하게 집으로 퇴근했다. 



혼자 먹는 편의점 도시락과 술이라도 깔끔하게 제대로 차려 먹는다면 좋으련만. 기안84는 그마저도 허락하지 않았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방바닥에 내던져둔 그는 씻은 뒤 상의까지 벗고 바지만 입은 채 집안을 활보했다. 또한 어제 음식을 먹고 그대로 둔 프라이팬을 뒤늦게 씻어 레인지에 올리며 그 위에 편의점 도시락 반찬들을 쏟아부었다. 여기에 기안84는 집에 있던 김치와 계란을 넣으며 자신만의 볶음밥을 만들었다. 

평소 다른 사람들의 '혼밥'을 보면 "나도 해보고 싶다"고 말하던 무지개 회원들이 일순간 조용해졌다. 기안84가 "왜 내 거는 아무도 따라한다거나 맛있겠다고 안 하냐"고 묻기까지 했다. 이에 가위바위보에서 진 박나래가 영혼 없이 "맛있겠다"고 덧붙여 폭소를 자아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안84의 저녁에서는 쓸쓸한 기운이 가시지 않았다. 프라이팬에 대충 볶은 볶음밥과 잔도 아닌 밥그릇에 담은 술을 밥상도 아닌 도마에 얹어 방바닥에 앉아 먹었기 때문. 박나래가 "저렇게 먹으면 역류성 식도염이 온다"고 걱정하자, 기안84는 "맞다. 건강검진에서 역류성 식도염 진단을 받았다"고 고백하면서도 좀처럼 습관을 바꾸지 못했다. 

텅빈 집에서 공허하게, 수그린 채 밥을 먹는 그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생각까지 많아지게 했다. 편하고 좋을 때도 있지만 매일 반복하기엔 안쓰러운 일상이 뭉클함을 자아낸 것. 집도 없이 회사에서 지냈던 기안84의 시절을 떠올리면 성공한 순간이었지만, 화려한 레드카펫을 걸었던 그의 순간을 떠올리면 일면 초라함까지 느껴졌다.  



무엇보다 기안84의 일상은 외로워보였다. 퇴근할 때부터 연락 오는 사람이 없다던 그의 말이 거듭 상기됐다. 홀로 밥을 먹으며 빠르게 재밌는 채널을 찾아 헤매는 그의 리모컨마저 잠잠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기안84는 "재작년까지 쓸쓸한 느낌이 있었다. 그런데 그것도 무뎌지더라. 나이들면서 그런 거에 무뎌지는 게 아닌가 싶더라"라며 담담한 심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무지개 회원들은 기안84의 일상이 남일 같지 않았다. 성훈은 "사실 혼자 있을 때 많이들 저렇게 해먹는다"며 공감하는 한편 "남일 같지 않다"고 숙연해졌다. 나이가 늘어간 사이 많던 약속도 감감무소식, 같이 놀던 친구들은 가족에게 향하고 모두 떠나고 홀로 남은 삶이 무지개 회원들에게 깊이 와닿았던 것. 

박나래 또한 "저도 우리 멤버들 있어서 든든할 때가 있다. 내 또래 친구들은 다 결혼해서 그렇다"고 했고, 장도연은 "친구들이랑 단체방에서 대화해도 모르는 얘기가 많다"고 거들었다. 성훈 역시 "친구들 불러내려고 해도 제수씨 눈치 보여서 못 불러낼 때가 있다"며 씁쓸함을 토로했다. 

이후 기안84는 빅뱅 태양에게 선물받았던 옷을 담아둔 드레스 캐리어를 가방으로 리폼했다. 가위질과 바느질에 지쳐 커터칼을 이용하고 본드를 이용해 얼기설기 붙인 가방이었지만 본인은 만족한 스타일이 완성됐다. 잠시나마 외로움을 잊게 해준 퇴근 후의 소일거리였다. 

방송 말미 기안84는 제작진에게 "연재를 두 개 하고, 열심히 사는 건 좋은데 내 삶이 없어졌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나중엔 꼭 제 시간을 가지려 한다. 좋아하는 걸 먹고, 여유를 좀 찾아야겠다고 생각한다"며 혼자 남은 외로운 밤에 대해 평했다. 싱글 라이프의 반갑지만은 않은 동반자 외로움이 '나 혼자 산다'에 많은 물음을 남겼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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