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3~4초 만에 형체 없이 와르르…주변 건물 유리 다 깨져

입력
수정2020.06.16. 오후 11:16
기사원문
박홍두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청, 영상공개…조선중앙통신 “연락사무소 비참하게 파괴”
파주 DMZ 위치한 대성동 자유의마을서도 검은 연기 관측
국회 출석 중이던 김연철 장관 급히 떠나…외통위도 산회
[경향신문]



북한이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은 최전방을 관측하고 있는 군 감시장비를 통해 최초로 포착됐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49분쯤 개성공단 지역 일대에서 폭음과 함께 연기가 목격됐다. 이후 해당 지역에서는 4층짜리 연락사무소 건물이 관측되지 않았다. 경기 파주 대성동 자유의마을에서도 개성공단 지역 폭음이 들리고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이 관측됐다.

청와대가 국방부에서 받아 공개한 37초 분량의 흑백 영상에 따르면 연락사무소 청사는 폭발한 지 3, 4초 만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너져 내렸다. 바로 옆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건물의 유리창이 우수수 쏟아져 내린 만큼 충격이 상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박한기 합참의장은 우리 감시자산으로 확인한 상황을 보고받고, 즉시 합참 전투통제실에 위치해 상황관리를 했다”고 밝혔다. 연락사무소 폭파 당시 기상청의 교동, 연천, 파주 관측소 등 3곳에서도 음파가 관측됐다. 기상청은 이들 관측소에서 탐지한 음파가 시작된 시점을 따라가보니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위치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폭발음이 연락사무소 완파로 인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취지의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 질의에 “여기에 와 있는 상황에 (폭발이) 벌어졌다”고 답변했다. 김 장관은 회의에서 외통위 위원들과 짧은 문답을 주고받은 후 상황 파악을 위해 자리를 떴다. 송영길 외통위원장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남북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비참히 폭파되는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는데, 그대로 시행된 것 같다”며 급히 산회를 선포했다.

연락사무소는 2018년 4월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판문점선언’으로 태어났다.

개성공단 내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 건물을 남측이 97억8000만원가량을 들여 개·보수하고, 그해 9월14일 개소식 뒤 운영에 들어갔다. 남북에서 15~20명이 파견돼 2층과 4층에서 각각 근무했다. 주로 남북 당국 간 연락과 실무협의, 대화와 접촉을 담당하며 교류협력, 공동행사 등의 지원사업도 진행해왔다. 정상 근무시간(오전 9시~오후 5시) 외에도 긴급 사안이 발생하면 비상연락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설립 후 남측 천해성 소장과 북측 전종수 소장이 만나 주 1회 정례회의를 해왔지만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최근엔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1월부터 남측 인원이 모두 철수해 운영이 중단됐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박홍두 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신문 바로가기▶ 경향신문 구독신청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정치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