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배정 후폭풍…민주 "19일 나머지 위원장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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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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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국회 관련 얘기로 들어가겠습니다. 최 반장이 어제(15일) 오늘 국회 상황을 자세히 정리해봤는데 그 얘기를 들어보고 본격적인 얘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어제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출을 했죠. 18개 상임위 가운데 6개 상임위원장이 선출됐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선수와 나이를 고려했다고 밝혔는데요.

여야 모두 양보할 수 없다고 했던 법사위원장엔 4선의 윤호중 의원이 뽑혔습니다. 대학에선 철학을 전공했고, 비법조인 출신입니다. 12대 국회 이후, 법조인도 법학 전공도 아닌 법사위원장은 19대 박영선 현 장관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윤 의원은 박 장관과 달리 법사위 이력도 없는데요. 의외의 선택이라는 얘기도 나왔지만, 원구성 협상 과정에서 법사위원장의 상징성과 중요성이 부각된 만큼, 영향력과 무게감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윤호중/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어제) : 사법부와 검찰의 개혁을 완수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법 제도와 질서가 우리 사회에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일하는 국회의 걸림돌이 되어온 법사위의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혁신하는 데에도 앞장서겠습니다.]

선수로만 보자면, 외통위원장으로 뽑힌 송영길 의원도 5선으로 상임위원장을 맡기엔 중진이긴 합니다. 위원장은 회의도 주재해야 하고, 여야 위원들이 싸우면 중재도 해야는 등 궂은 일도 많은데요. 그러다 보니까 본인도 이렇게 말합니다.

[송영길/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어제) : 사실 저는 상임위원장을 하기에는 5선 국회의원이 돼서 여러 가지로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만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는데 제가 조금이나마 할 역할이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나서게 되었습니다.]

다만 통상 외통위는 위원들도 중진들이 대거 포진을 합니다. 이번에 배정된 명단을 보니, 21명의 선수를 더하면 66선으로 평균 3선입니다. 안민석, 이낙연, 이상민, 김영주 그리고 권영세, 박진, 홍문표 등 4선 이상 여야 중진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사실, 더 정확하게는 통합당은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재선 이상은 상임위 경력, 초선은 민간 경력과 언론 보도를 통해 파악한 희망 상임위 등을 기준으로 배정한 건데요. 통합당 의원들, 내가 원하지 않은 상임위에 배정이 됐다면서 국회의장을 찾아가 이렇게 항의합니다.

[김성원/미래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 : 헌법 사상 유례없는 의회 폭거를 감행하신 박병석 국회의장과 민주당에게 강력하게 항의를 드렸습니다. 강제 배정된 상임위원 바로 취소하고 철회해 주시길 또 강력하게 말씀을 드렸고요.]

통합당은 의지와 상관 없이 배정된 상임위에서 활동할 수 없다며, 배정된 의원들은 일괄 사임계를 제출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곧바로 업무에 돌입했습니다. 당내 상임위원장, 간사 연석 회의를 연 데 이어 법사위, 외통위, 산자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소관부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습니다. 또 당장 시급한 일도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위원장이 선출된 상임위부터 곧바로 추경 심사를 시작하게 하겠습니다. 위원장 선출을 마치지 못한 상임위는 정부 관계자들을 불러 간담회를 열고 상임위 가동을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말한 추경안을 처리하려면 예결위를 구성해야 합니다. 민주당은 예결위원장은 통합당이 맡으라고 제안했었는데요. 국회의장은 19일 본회의를 열고 예결위를 포함해서 나머지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남은 시간은 나흘입니다.

그런데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어제 벌어진 일에 대해서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동료 의원들은 원내대표의 책임이 아니다, 우리는 당신을 믿고 따르겠다며 힘을 실었지만 "제 사퇴의 의지가 확고합니다" 이렇게 원내대표직을 내놓겠단 뜻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결국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오늘 아침 직접 전화를 걸어 만류했고 '좀 쉬겠다'는 답을 했다고 합니다. 비대위 역시 주 원내대표를 재신임키로 했습니다.

[김종인/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 (후임 원내대표 선출 계획은 없다고 봐도 되나요?) 그럼. 그런 계획은 없어요. (주호영 대표 다시 돌아오실 거라고 생각하세요?) 당연히 돌아오죠.]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다만 여야 합의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통합당은 18개 상임위 모두 민주당이 가져가라며, 포기하겠단 의사를 밝혔죠. 나흘 뒤 본회의가 열린다고 해도 어제 같은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어제 본회의장 안팎은 확연하게 달랐죠. 본회의장 안 민주당 의원들입니다. 동료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투표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삼삼오오 모여 담소도 나눕니다. 간간히 웃음소리도 들렸고 '당선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이렇게 당선자가 나올 때마다 서로 축하도 했습니다.

반면 본회의장 밖 통합당 의원들입니다. 일단 마스크에 가려져 있긴 하지만, 표정부터가 다릅니다. 로텐더홀 입구부터 국회 본회의장 앞까지 민주당 의원들이 지나가는 길목에 섰습니다.

[민주주의 파괴하는 의회독재 민주당은 각성하라. 박병석 국회의장은 중지하라!]

사실 이런 구호, 안 해 본 사람이라면 낯설고 어색하죠. 아무래도 이런 상황에서는 해 본 사람이 나서줘야 할 겁니다. 한국노총 출신 임이자 의원입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동료 의원이 앞으로 안내를 합니다. '법사위를 강탈하는 민주당은 각성하라.' 아주 큰 목소리로 규탄 발언을 하죠. 그리고 이어지는 의원들의 규탄 발언이 있었는데, 민주당 의원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잠시 마가 뜨자, '상임위 강제 배정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민주당은 각성하라.' 역시나 타이밍을 잘 잡고 등장합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렇게 덤덤하게 본회의장으로 향하는데요. 그런데 저기서 마스크를 쓰고 들어오는 한 분이 있습니다. 마스크를 썼지만 누군지 아시겠죠. 이낙연 의원입니다. 걸어오면서 통합당 의원들을 향해 고개도 숙이고, 손도 들어 인사를 건네고. 문 앞에서는 팔도 한 번 툭 치면서 격려를 합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해보겠습니다. < 민주당, 상임위 활동 본격 돌입…통합당, '강제 배정' 사임계 제출 > 입니다.

최종혁 기자 (storist@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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