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알 30원짜리 소염제 코로나 중증환자 사망률 크게 낮춰"... WHO "획기적"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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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6.17. 오후 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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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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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대, 스테로이드계 덱사메타손 임상 성과… 코로나 첫 치료제?
존슨 英 총리 "영국 과학자들이 돌파구 마련… 2차유행 대비"

한 알에 30원 정도로 팔리며 염증 치료 등에 사용하는 제너릭 스테로이드인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낮춰준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과학으로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16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 주도로 과학자들은 '리커버리'(RECOVERY)라는 제목의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입원환자 중 2000명에게는 소량의 덱사메타손을 치료제로 사용한 뒤 이를 투약받지 않은 4000명의 환자와 비교했다.

지난 16일 런던의 한 약국에서 덱사메타손 약이 판매되고 있다./연합뉴스

시험 결과 덱사메타손을 투여받은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사망률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산소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는 환자의 사망 위험은 28∼40%, 기타 산소 치료를 받는 환자의 사망 위험은 20∼25%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BBC는 코로나19 환자 20명 중 19명은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도 호전되며, 병원에 입원한 이 중에서도 대부분은 산소호흡기 등의 도움 없이 완치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상태가 악화돼 산소호흡기 등이 필요한 이들에게 덱사메타손을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벼운 증상을 보여 호흡에 문제가 없는 이들에게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팀은 "영국에서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덱사메타손을 사용했다면 최대 5000명의 사망자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덱사메타손을 당장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옥스퍼드대 마틴 랜드레이 교수는 "산소호흡기 등을 단 환자가 덱사메타손 치료를 받는다면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며 "특히 놀랄 만큼 저렴한 비용에 이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공동 연구자인 피터 호비 교수는 "덱사메타손은 현재까지 사망률을 현저하게 낮추는 효과를 보인 유일한 약품"이라며 "중대한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BBC는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사망률을 높이고 심장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치료제로 부적합하며, (미국 등지에서 코로나 치료제로 긴급사용을 승인 받은)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회복 시간을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대응 정례 기자회견에서 임상 시험 결과에 대해 축하한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영국의 과학자들에 의해 가장 큰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점에 기쁘다"면서 "이 약은 국민보건서비스(NHS)에서 이용 가능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제2 확산이 닥치더라도 충분한 공급량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가 조치를 취해왔다"고 설명했다.

정부 최고과학보좌관인 패트릭 발란스 경은 잉글랜드 최고의료책임자가 곧 덱사메타손의 병상 내 사용에 대한 지침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덱사메타손 임상시험을 주도한 호비 교수도 참석했다. 호비 교수는 "덱사메타손은 매우 일반적인 약으로 수년간 주변에서 사용된데다 매우 저렴하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선 부광약품(003000), 유한양행(000100)등이 생산하며 약값은 0.75㎎ 한 알에 17~33원이다. 건강보험을 적용하면 더 싸질 수 있다. 미국에선 한 알에 1.5~2.5달러(약 1825~3043원)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매우 훌륭한 소식으로서 영국 정부에 축하를 보낸다"며 "또 옥스퍼드대와 병원, 시험에 참여한 여러 환자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전효진 기자 oli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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