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비’가 ‘코비’의 사냥감인가…그 환경은 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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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훌륭하다’의 보더콜리 견주들 태도 논란…시청자들 게시판에 항의
담비를 무는 코비의 모습. 오른쪽은 '개는 훌륭하다' 시청자 게시판. KBS '개는 훌륭하다' 캡처

KBS2 예능 프로그램 ‘개는 훌륭하다’에서 소개된 ‘보더콜리’ 두 마리의 견주들이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견주들의 태도가 무책임하며, 두 마리 모두 입양을 보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개는 훌륭하다는 지난 22일 입질이 심한 ‘코비’와 그런 코비로 인해 공포에 떠는 ‘담비’의 사연을 다뤘다. 두 마리 모두 보더콜리종으로, 높은 지능과 강한 활동성이 특징이다.

방송에 따르면 아직 ‘아기견’인 담비는 코비의 괴롭힘을 피해 화장실 변기 뒤에 숨어 지내고 있었다. 사람이나 다른 동물을 무는 코비의 입질 문제 때문이었다.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은 그런 코비와 아직 어린 담비가 함께 지내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무엇보다 모녀는 코비의 입질 문제로 개는 훌륭하다 측에 고민 신청을 한 상황에서 담비를 입양해왔다. 제작진이 사전 답사를 왔을 때만 해도 코비만 키우고 있었는데, 그사이 한 마리를 더 데려온 것이다. 코비와 담비의 관계를 살피던 강형욱은 결국 두 마리가 한 곳에서 살 수 없다며, 담비를 입양 보내자고 제안했다.

모녀는 이를 거절했다. 말수가 적었던 모녀 사이가 반려견 덕분에 밝아졌다며, 한 마리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코비와 함께하는 행동훈련 중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등 적극적인 개선 의지가 없었다. 결국 이날 방송은 강형욱과 모녀의 팽팽한 대립 속에 마무리됐다.

무릎을 꿇은 채 담비를 입양 보내자고 제안하는 강형욱 훈련사. KBS '개는 훌륭하다' 캡처

방송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500개에 가까운 항의 글이 올라왔다. 방송 다음 날인 23일 오후까지도 새로운 글이 등록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오후 5시25분 기준 가장 최근 글은 불과 10여분 전인 오후 5시16분에 게시됐다.

시청자들은 담비를 입양보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시청자는 “제발 담비를 놓아달라”며 “담비는 소유물이 아닌 하나의 생명이다. 담비가 맘껏 사랑받고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자신이 담비를 입양하겠다며 “모녀가 원할 때 언제든지 만날 수 있게 해주겠다”고 말한 시청자도 있었다.

담비의 안전을 우려하는 반응도 많았다. 한 시청자는 “결국 코비의 사냥감으로 담비가 물려 죽어도 상관이 없다는 것이냐”면서 “나중에 어떤 파국이 올지 미래가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시청자는 “변기에 의지해 살아가야 하는 담비는 무슨 죄인가”라며 “지금 당신들이 코비와 담비에게 제공한 환경은 학대”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코비와 담비 같은 사례를 지켜본 적이 있다며 “그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싸움 끝에 죽었다. 그런데도 견주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심지어 트라우마 때문에 남은 한 마리를 키우지 못하겠다며 시골 농장으로 보내버렸다”고 했다.

제작진은 안타깝지만 모녀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개는 훌륭하다의 이태헌 PD는 “보호자들이 저희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강압적으로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만약 생각이 바뀌어 훈련을 받으러 온다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스타뉴스에 밝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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