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패티가 덜 익은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HUS(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렸다며 피해자 가족이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고소한 가운데 자신도 덜 익힌 맥도날드 버거를 먹은적이 있다는 제보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황다연 변호사는 5일 오전 11시께 검찰청사 앞에서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식품안전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소한다면서 기자회견을 열고 "햄버거를 먹기 전까지 건강했던 A(4)양이 덜 익힌 패티가 든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햄버거병'이라 불리는 HUS에 걸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맥도날드 측은 기계로 조리하기 때문에 덜 익힌 패티가 나올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맥도날드 측의 이같은 해명은 한 소비자가 공개한 사진으로 완전히 신뢰를 잃었다.

약 2~3개월전 배달서비스로 맥도날드 햄버거를 받은 주부 B씨는 "햄버거를 한 입 먹고 느낌이 이상해서 뱉어보니 울긋불긋 고기가 덜 익어 있었다"면서 "배탈나면 어쩔꺼냐고 맥도날드측에 항의전화를 했더니 패티가 덜 익은게 아니고 원래 쿼터파운드치즈버거는 소고기라서 부드러운 식감을 위해서 그렇게 익힌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진 제공=데일리쩡스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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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이어 "황당함을 느껴서 아예 안익어서 왔다고 하자 직원은 못믿겠다는 듯 다시 가져다 주겠다 했고 배달온 사람은 와서 보고 깜짝 놀랐다. 자기는 힘이 없으니 가서 잘 보여드리겠다고 하고 새 햄버거 주고 갔는데 이후 전화 한 통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B씨는 그러면서 "다행히 그때 아이들이 자고 있었고 저는 먹자마자 뱉어서인지 탈은 안났지만 아이와 함께 먹었더라면 어쩔뻔했는지 아찔하다"고 덧붙였다.
사진 제공=데일리쩡스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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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한국지사를 고소한 4살 피해자 측에 따르면 작년 9월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를 먹고 2∼3시간 뒤 복통을 느꼈다. 이후 상태가 악화되자 3일 뒤 중환자실에 입원했 2달 뒤 퇴원했지만, 신장이 90% 가까이 손상돼 배에 뚫어놓은 구멍을 통해 하루 10시간씩 복막투석을 하고 있다.

피해자 어머니는 이날 "아이에게 투석을 시킬때마다 '벌레 한마리만 잡자'고 달래며 겨우 하고 있다"고 눈물을 흘렸다.

피해자 측은 "HUS는 주로 고기를 갈아서 덜 익혀 조리한 음식을 먹었을 때 발병한다"면서 "미국에서 1982년 햄버거에 의한 집단 발병 사례가 보고됐고, 햄버거 속 덜 익힌 패티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용혈성요독증후군 이란?

신장이 불순물을 제대로 거르지 못해 독이 쌓이면서 생기는 질환으로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의 가장 심한 증상이다. 주로 덜 익힌 고기가 들어간 음식을 먹었을 때 발병하는데, 1982년 미국에서 햄버거를 먹은 사람들이 집단 감염된 후 ‘햄버거병’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당시 햄버거 속 덜 익힌 패티가 원인으로 드러났고, 후속 연구에 의해 그 원인이 ‘O157 대장균’으로 밝혀졌다.

HUS는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환자 중 2~7%에서 발병하며 성인보다는 주로 영유아나 노인에게서 발병 빈도가 높다. 해당 병이 발병했을 경우 심한 설사와 구토, 복통, 미열은 물론 혈압이 높아지고 경련, 혼수 등이 일어난다. HUS 환자의 약 50%는 신장 기능을 완벽히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석을 받아야 한다. 사망률은 발생 환자의 5~1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출처(시사상식사전)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