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방역대책 구멍 `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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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7.08. 오후 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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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안쓴 피서객… 밀집텐트도

속초해수욕장 피서 인파 맑고 무더운 날씨를 보인 4일 속초해수욕장 해변이 더위를 식히러 나온 피서 인파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코로나 19 지역 감염의 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전국 곳곳 해수욕장이 개장을 한 가운데 해수욕장내 생활방역 준수상태가 엉망인 상황이다. 자칫 여름휴가를 갔다 코로나만 얻어 평생 마지막 휴가를 만들 수도 있다는 게 방역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방역 당국은 다시 한 번 지역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휴양지 생활방역 준수를 촉구하고 있다.

전국 해수욕장 관리담당들 역시 '슬기로운 해수욕장 이용'을 모토로 "현지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모래사장 위를 걷고 물속을 들고나가며 마스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발열 시 해수욕장 출입 금지' 4일 개장한 전북 군산 선유도해수욕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8일 전국 해수욕장 등에 따르면 각지 해수욕장에서는 개인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피서객들이 여전히 많은 상황이다. 문제는 해당 지역의 지방자치단체들 역시 이들을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 4일 개장한 전북 군산의 선유도 해수욕장은 거리 두기가 제대로 지켜지는 듯 했지만, 오후 들어 사람들이 몰리자 밀집도가 한층 높아지면서 거리 두기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개장 첫 주말 선유도 해수욕장에는 예년보다 더 많은 1만여 명의 피서객이 몰렸다.

처음 2m 거리를 두고 설치되던 텐트는 사이사이에 또 다른 텐트가 들어선 것이다. 해수욕장은 순식간에 피서객의 텐트들로 가득 찼다.

피서객들의 마스크 착용 실태 역시 시간이 갈수록 엉망이 됐다. 개수대나 화장실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모여 있기도 했지만, 적극적으로 제지하는 관리 요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처음 사람이 적었을 때 오히려 잘 지켜졌던 방역수칙이 정작 이용객이 늘어 더 지켜야 할 순간에 느슨해진 것이다.

거리 두기를 제대로 실천하려면 인원 관리가 필요하지만, 입장객들에게 미리 예약을 받는 사전 예약제는 전남 지역 14개 해수욕장을 제외한 전국 해수욕장들에서는 시행되지 않았다.

지자체가 해수욕장 사전 예약제를 실시하기에 준비할 시간도 모자랐다. 전북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예산과 인력이 필요한데 애초 해양수산부는 이러한 대비책 없이 예약제를 권고해 시행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는 관리 요원들이 마스크를 직접 지급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역시 시간이 지나 피서객이 몰리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례가 더 늘었다.

무엇보다 외국인들이 문제였다. 해운대를 찾은 외국인들은 받은 마스크를 주머니나 가방에 넣고 다녔다. 아예 무시하는 외국인들도 적지 않았다.

보령 대천 해수욕장에서도 발열 검사 후 손목밴드를 나눠줬지만 개장 전에 입장한 피서객들은 발열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화장실이나 샤워실 등 공중구역에서 줄서기 간격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았다. 부산 해운대에서는 앞서 미군으로 보이는 외국인들이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불꽃놀이를 하며 행인들을 놀라게 해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방역 당국 한 관계자는 "해수욕장은 여름철 코로나 대규모 집단 감염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며 "생활방역을 철저히 지켜 불편하지만 안전하고 즐거운 휴가를 보내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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