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야심 차게 서울형 그린뉴딜의 청사진을 발표하는 박원순 시장. 그로부터 불과 37시간 뒤, 그는 산속에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그리고 공관에선 박 시장이 남긴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모두 안녕”이란 말을 남기고 세상과 이별을 택했습니다.
그동안 박 시장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박 시장이 마지막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입니다. 누구도 이게 박 시장의 마지막 모습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박 시장은 오후에도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만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습니다. 이후 박 시장은 전·현직 구청장들과 만찬을 한 뒤 종로구 가회동의 서울시장 공관으로 귀가했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오찬이 예정돼 있었지만 박 시장은 직접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을 취소했습니다. 그리곤 10시 44분쯤 집 밖으로 나왔습니다.
박 시장은 택시를 타고 공관을 나온 지 8분 뒤인 오전 10시 53분쯤 성북구 와룡공원에 도착했습니다.
CCTV 속 박 시장은 고개를 푹 숙인 채로 바닥을 보며 걷고 있었습니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으며 진녹색 점퍼와 검은 바지를 입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시민을 조용히 지나친 박 시장은 다시 CCTV 밖으로 사라집니다. 이것이 박 시장의 생전 마지막 모습입니다. 이후 박 시장의 휴대전화 신호는 성북동 핀란드 대사관저 주변에서 끊겼습니다.
그로부터 1시간여 뒤인 오후 5시 17분, 박 시장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박 시장의 딸은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당국은 곧 대대적인 수색작업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4시간 동안 계속된 수색에도 박 시장을 찾지 못했고, 날은 점점 어두워져 갔습니다. 이어 10시 30분부터 2차 수색이 재개됐고, 열 감지기가 장착된 드론과 수색견까지 동원했습니다.
시신은 현장감식 후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고, 앰뷸런스가 들어오자 병원에 모인 지지자들은 오열하면서 “일어나라 박원순”을 외쳤습니다. 박 시장의 시신은 오전 3시 30분쯤 영안실에 안치됐습니다.
그렇게 안타까운 밤이 지나고, 오전 11시 50분. 박 시장이 공관에 남긴 유언장이 공개됐습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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