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이해찬 "'친절한 원순씨'가 해낸 일이 너무나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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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3일 박원순 서울시장 서울특별시장(葬) 영결식 조사(弔詞)에서 박 전 시장에 대해 “인권변호사에서 시민운동가, 서울시장에 이르기까지 고인이 걸은 길과 해낸 일이 너무나 크다”고 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영정이 13일 오전 영결식이 열리는 서울시청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시청 8층에서 진행된 영결식에서 조사를 낭독했다. 이 대표는 “그(박 전 시장)와 함께 부동산 대책을 이야기했던 것이 (박 전 시장 사망) 하루 전날이었다”며 “제가 장례위원장으로 여기에 있다는 것이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너무나 애석하고 참담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제가 아는 박원순은 참으로 열정적인 사람이었다”며 “검사가 되기를 포기하고 1년 만에 다시 인권변호사로 돌아왔다. 군사정권 하에서 시국 사건들을 도맡는 용기와 열정을 보여줬다”고 했다. “87년 민주화 이후 인권변호사 박원순은 척박한 시민운동의 길을 닦았다. 시민운동가 박원순은 참여연대, 아름다운가게로 대변되지만 넓게 보면 한국 사회 시민운동의 상징이기도 했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이어서 “(박 전 시장은) ‘친절한 원순씨’란 그 별명처럼 서울시 수장으로서 서울시민들의 친구이자 소탈한 옆집 아저씨와 같은 시장으로 시민들을 위해 열정을 바쳐 일을 해왔다”며 “인권변호사에서 시민운동가, 서울시장에 이르기까지 고인이 걸은 길과 해낸 일이 너무나 크다”고 했다.

이 대표는 박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해 “그 열정만큼이나 순수하고 부끄러움이 많았던 사람이기에 그의 마지막 길이 너무 아프고 슬프다”고 했다.

다음은 이 대표의 조사 전문.

오늘 우리는 황망하게 떠나신 당신과의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함께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인권변호사, 시민운동가, 서울시장 박원순과의 이별을 참으로 애석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제 친구 박원순은 저와 함께 40년을 같이 살아왔습니다. 그와 함께 부동산 대책을 이야기했던 것이 바로 하루 전날이었습니다. 제가 장례위원장으로 여기에 있다는 것이 전혀 실감이 나지가 않습니다. 너무나 애석하고 참담합니다.

제가 아는 박원순은 참으로 열정적인 사람이었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한 1학년 때 그 모범생이 김상진 열사의 죽음을 추모하며 반유신 시위에 참여했고 그래서 학교를 떠나야 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거나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검사가 되기를 포기하고 1년 만에 다시 인권변호사로 돌아왔습니다. 그는 군사정권 하에서 시국 사건들을 도맡는 용기와 열정을 보여주었습니다. 당시에는 인권변호사들이 변론을 하는 것만으로도 사찰의 대상이 되고 때로는 모욕을 당하는 그런 공작의 대상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87년 민주화 이후 인권변호사 박원순은 척박한 시민운동의 길을 닦았습니다. 시민운동가 박원순은 참여연대와 아름다운가게로 대변되지만 넓게 보면 한국 사회 시민운동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2011년 지리산에서 저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서울시장 선거가 있는데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그 순간 ‘수염 깎고 내려오세요. 내일까지 내려오세요.’ 그리고 그는 내려오셨습니다. ‘친절한 원순씨’라는 그의 별명처럼 서울시 수장으로서 서울시민들의 친구이자 소탈한 옆집 아저씨와 같은 시장으로 시민들을 위해 열정을 바쳐서 일을 해왔습니다. 인권변호사에서 시민운동가, 서울시장에 이르기까지 고인이 걸은 길과 해낸 일이 너무나 큽니다.

그 열정만큼이나 순수하고 부끄러움이 많았던 사람이기에 그의 마지막 길이 너무 아프고 슬픕니다. 이제 남은 일은 뒷사람들한테 맡기고 편히 영면하시기 바랍니다. 나의 오랜 친구 박원순 시장님, 한평생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소박하고 인간적으로 살아가기 쉬운 사회가 아닙니다. 그래도 그 삶을 줄곧 해오셨습니다. 저도 당신이 그동안 그토록 애정을 써왔던 서울시정이 훼손되지 않도록 잘 챙기도록 옆에서 돕겠습니다.

2020년 7월 13일, 함께 하신 모든 분들과 함께 추모의 말씀을 올립니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해찬.

[김경필 기자 pi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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