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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대치 속 중간자… 한국 지도자의 인내를 생각했다”

‘강철비2:정상회담’ 오늘 개봉… 양우석 감독·주연 정우성 인터뷰
2011년 웹툰 ‘스틸레인’으로 시작된 양우석(왼쪽 사진) 감독의 남북 분단 세계관은 세 편의 웹툰과 두 편의 영화 ‘강철비’ 시리즈를 거치며 지금의 북핵 문제로 확장했다. 29일 개봉하는 ‘강철비2:정상회담’은 양 감독이 지금까지 작품에서 다뤘던 남북 분단 문제들에서 한 발짝 나아가 진전된 대치 상황과 상상력을 덧댄 평화 프로세스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강철비2:정상회담’을 만든 양 감독과 대한민국의 대통령 한경재를 연기한 정우성(오른쪽)을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 영화는 웹툰 ‘스틸레인’ 시리즈 세 편 중 마지막 이야기를 원작으로 하는데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갇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핵잠수함은 분단된 한반도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양 감독에게 최적화된 공간이었다. 아주 좁은 곳에서 둘로 갈라져 싸우는 모습은 한반도를 연상케 했고, 쉽게 침공할 수 없고 누구도 구출할 수 없다는 점도 닮아있다.

남북이 반전된 캐스팅은 신선했다. 1편 배우들이 2편에 대부분 등장하지만 배역은 남과 북이 바뀌었다. 1편에서 북한 최정예 요원으로 등장했던 정우성은 이번에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됐고, 곽도원은 1편에서 남측 외교안보수석을 연기했지만 지금은 북한 호위국장이 됐다. 양 감독은 “남과 북을 바꿔봐도 달라질 게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2편은 대한민국의 중간자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려면 북한이 타국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해야 했고, 양 감독은 고민 끝에 북한말에 자막을 입혔다. 그는 “북한을 독립된 외국처럼 표현하려 자막을 넣었다”며 “번역을 하니 오히려 의미가 퇴색돼 발음 그대로 표시하면서 분단의 비극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평화와 전쟁 사이를 급격히 오가는 북한의 양면성은 두 명의 캐릭터로 나눠 부각시켰다. 북한 호위국장 박광동(곽도원)과 평화를 염원하는 북한 최고 지도자 조선사(유연석)로 표현했는데 양 감독은 ‘지킬과 하이드’라고 불렀다. 유연석을 캐스팅한 이유도 실제 북한의 지도자와 이미지 접점을 부수기 위해서다. 양 감독은 “평화를 외쳤다 돌연 등 돌리는 북한을 도저히 한 캐릭터에 담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경재는 완벽히 재창조했다. 정우성은 “현실의 인물을 빗댄 풍자도 중요하지만 상황적 풍자도 힘이 있다고 생각해 특정인을 모델로 삼지 않았다”며 “정치적 입장보다 평화에 대한 의지만을 부각해 한경재를 만들었고, 정상회담을 이끌었던 선대 지도자들의 연설을 보며 통일에 대한 의지와 그 근거를 공부했다”고 설명했다.

정우성은 유독 표정 연기가 많았는데 대본에 ‘침묵’과 ‘한숨’이라고 적힌 지점들이 관건이었다. 극 중 한경재는 북한과 미국의 첨예한 대립을 지켜보면서 침착함과 강단을 오가며 임박한 전쟁을 막기 위해 노력하지만 어떤 결정 권한도 없는 딱 중간 위치였기에 이런 복합적인 심리를 눈빛으로 보여줘야 했다.

정우성은 “차라리 소리치는 게 편할 것 같았다”며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간접적으로 느껴보니 대한민국의 지도자라는 건 극한의 인내를 가져야 하는 외로운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대통령을 너무 무능하게 표현한 것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이런 인내가 진정한 강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침묵하고 설득할 줄 아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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