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공권력 보여줘라" 경고한 날, 사랑제일교회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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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8.21. 오후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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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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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21일 오후 7시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압수수색에 나섰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서울 사랑제일교회에 대해 경찰이 21일 압수수색에 나섰다.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서는 정확한 교인 명단 확보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대해 감염병예방법상 역학조사 거부·방해 혐의로 압수수색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오후 7시쯤 현장에 도착했지만, 입회인 도착 지연으로 8시 40분쯤부터 영장 집행을 시도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속하게 증거를 확보하는 등 수사를 철저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방역 당국과 서울시, 경찰 등은 전날 오후 5시쯤 사랑제일교회를 찾아 역학조사를 실시하려 했다. 정확한 교인 명단과 지난 광복절 집회 참석자 명단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교인들 반발로 다음날 새벽까지 밤샘대치가 이어진 끝에 방역당국의 명단 확보는 실패했다. 역학조사가 여의치 않자 서울시는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들을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경찰이 압수수색에 나선 배경이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총 15차례에 걸쳐 이미 명단을 제출했다. 과거 신도 명단까지 제출했다”고 주장했지만, 방역당국은 “외부인이 포함돼 있고, 빠져 있는 신도가 많은 등 부정확하다”고 보고 있다.

국내 하루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1일 0시 기준으로 324명(14일 이후 누적 1900명)을 기록해 지난 3월 초 이후 처음으로 300명을 넘었다. 특히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수는 누적 732명으로 집계됐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도 확진 판정을 받고 서울의료원에 입원 중이다.

전 목사는 거듭 ‘외부 바이러스 테러’ 음모론을 폈다. 전 목사는 이날 유튜브 채널 ‘너알아TV’를 통해 밝힌 성명서에서 “바깥의 불순분자들이 우리 교회에 바이러스 테러를 가했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이날 오전 교회 측이 주관한 기자회견에서는 강연재 변호사가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정부가 코로나19를 핑계로 국민을 체포하고 병원에 수용하고 있다. 계엄령보다 더 무서운 방역 공안 통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공권력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라”고 지시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도 이날 오후 합동으로 대국민 담화를 내고 “조직적인 검사 거부와 선동 등 방역활동을 저해하는 일체의 행위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악의적인 방역활동 저해 행위에 대해선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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