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관 막아선 교인들…사랑제일교회 압수수색영장 발부

입력
수정2020.08.21. 오후 10:03
기사원문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앵커>

코로나19 확진자가 324명 더 늘었습니다. 하루 추가 확진자가 300명이 넘은 건 대구·경북 지역에서 환자가 많았던 지난 3월 초 이후 다섯 달 만입니다. 특히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는 서울 사랑제일교회는 이제 그 숫자가 다 합쳐서 700명을 넘어섰습니다. 더 퍼지는 걸 막기 위해서는 교회 사람들 빨리 검사받고 감염이 의심되는 시설과 사람들을 가려내야 하는데, 교회 측에서 협조는커녕 오히려 방해를 하고 있습니다. 조사에 나선 방역 당국을 교인들이 가로막으면서 정부는 아직 신도 명단조차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먼저 이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20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

방호복을 입은 역학 조사관들이 수십 명에게 둘러싸였습니다.

교인과 보수 유튜버들이 막무가내로 막아선 겁니다.

고함과 욕설이 쏟아집니다.

[저 ○○, 정권 바뀌면 날려야 해.]

[여기 감염병 하나도 없어요. 뭣 하는 짓거리야 도대체.]

질서유지를 위해 경찰이 투입되자 불법 조사라는 주장을 폅니다.

[경찰 병력 투입하려면 영장 제시해주세요.]

교회 입구를 차량 십여 대가 막아선 가운데 대치는 늦은 밤까지 이어졌습니다.

[밀지 말라고 밀지 말라고.]

가방으로 경찰을 내리치고 누군가 밖으로 끌려나가기도 합니다.

밤 8시쯤 역학 조사관이 어렵게 교회로 진입했지만 문이 잠긴 상태였고 추가 명단을 확보하지 못한 채 오늘 새벽 4시쯤 현장 조사를 마무리했습니다.

[정은경/질병관리본부장 : 사랑제일교회를 통해서 전파가 됐을 것을 우려되는 감염병 의심자에 대한 명단을 시급하게 확보하는 게 중요한 사항입니다.]

사랑제일교회 확진자는 732명으로 늘었습니다.

오늘 신규 확진자 324명 가운데 56명을 차지했습니다.

교회와 병원, 노인케어센터까지 12개 광역시도 19개 시설로 퍼져 나갔습니다.

방역 당국은 교인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예배에 참석하거나 단순 방문자들도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교회의 협조를 촉구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설치환·김용우, 영상편집 : 황지영, 화면출처 : 유튜브 '하나님의 군대')

---

<앵커>

방역 활동을 방해하는 건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는 분명한 범죄입니다. 서울 사랑제일교회 앞에 취재기자가 나가 있습니다.

이현정 기자, 지금도 교회 사람들이 막고 있어서 그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여기는 사랑제일교회 앞 도로입니다.

제 뒤에 성북구청이 걸어놓은 집회 금지 현수막이 보이실 텐데요, 그 뒤로 골목을 따라 100m쯤 올라가면 교회 건물이 나옵니다.

현재는 심상치 않은 조짐이 감지됐는데 경찰 병력이 방호복을 입고 교회 진입을 대기하는 상황입니다.

교회에 진입할 경우 교인들과 물리적 마찰도 예상되는 만큼 현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밤사이 현장 조사가 무산되자 조사를 방해한 사람들을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습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교인 명단과 광복절 집회 참석자 명단 등을 확보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럴수록 교회가 나서서 협조를 해야 하는데 오늘 전광훈 목사가 내놓은 입장을 보면 국민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내용이 많아요.

<기자>

네, 확진 판정을 받고 나흘째 입원 치료 중인 전 목사는 유튜브를 통해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전 목사는 이번 일이 외부 누군가의 의한 바이러스 테러라고 주장했습니다.

교회 앞 기자회견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강연재/변호사 : 저와 우리 성도들이 우한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며 흑색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자들은 지금 계엄령보다 더 무서운 방역 공안 통치를 하는 것입니다.]

교회는 방역에 잘 협조해왔고 지금까지 15번이나 명단을 제출했는데 당국이 거짓말을 한다며 교회 진입을 강행한 서울시 등에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설치환·김용우, 영상편집 : 하성원, 현장진행 : 편찬형, 화면출처 : 유튜브 '너알아TV') 

▶ 정은경 "방역조치만으로 한계"…거리두기 3단계 격상 시사
[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942104 ]
▶ 문 대통령 "코로나 최대 위기…체포·구속 엄중한 집행"
[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942103 ]
  



이현정 기자(aa@sbs.co.kr)

▶ SBS 뉴스, 네이버에서 편하게 받아보세요
​▶ [뉴스속보 보기] 코로나19 재확산 '비상'
▶ 더 깊은 인물 이야기 '그, 사람'

※ ⓒ SBS & SBS Digital News Lab. :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