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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음 “서현주, 능동적 여성이라 좋았죠”[인터뷰]

KBS ‘그놈이 그놈이다’ 황정음 종영 인터뷰 최근 종영한 KBS '그놈이 그놈이다'에서 서현주를 연기한 배우 황정음.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제목부터 파격이다. ‘그놈이 그놈이다’. 연애와 결혼에 대한 여성의 회의적 시선이 흠뻑 담긴 이 드라마는 ‘그놈이 그놈’이라 비혼주의자가 된 30대 여성의 일대기를 그렸다. 최근 종영한 KBS 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에서 비혼주의자 서현주를 연기한 배우 황정음이 국민일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이 대사를 곱씹었다. 드라마의 색깔을 가장 잘 반영한 장면이었다.

“한번 상상해봤어요. 결혼 후에 제 모습이 어떨지. 아무리 애를 써도 안 그려지더라고요. 낯선 사람들이 내 가족이 된다는 것도 두렵고, 아이를 낳아 키운다는 것도 막막하고, 커리어 쌓기도 전에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 되면 어떡하나. 남편 말고 나 자신을 내조하려고요. 자식 말고 내 꿈에 희생하면서 평생 사랑할 사람 찾아 헤매는 대신 평생 내가 하고 싶은 일이랑 동고동락하면서 그렇게 한번 살아보려고요.”

황정음은 “비혼에 대한 확고한 생각을 하는 현주가 스스로를 사랑하고 부모님의 반대에도 소신을 지키는 모습이 멋져 보였다”며 “누구나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고민이라 공감됐다”고 말했다.

“정말 열심히 사는 친구더라고요. 모든 사람이 목표를 두고 어떤 꿈을 위해서 일을 하거나 연애를 하지는 않잖아요. 그저 주어진 일이니까 열심히 하고 꿈은 마음 한쪽에 접어두면서 가끔 꺼내보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요. 현주의 그런 현실을 반영한 모습이 참 좋았어요. 정말 열심히 일하고 치열하게 고민하는 삶이지만 사실은 매일 그렇게 살아야 하니 그저 살아내는 삶이었어요. 완벽함을 추구하는 모습에서 모든 여성의 워너비 우먼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현주는 아직도 꿈을 꾸고, 결혼에 대해서는 현실적이면서도 사랑을 꿈꾸는 그런 평범함이 있었죠. 현주는 자기 자신의 삶을 매일 고민하고 계속 더 좋은 판단을 하려고 노력하는데 그런 모습을 잘 그려내고 싶었어요.”

‘그놈이 그놈이다’는 연애는 물론 임신과 결혼 모두를 거부한 서현주와 그를 사랑한 황지우(윤현민), 박도겸(서지훈)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을 찾아가면서 막을 내렸다. 말미에는 서현주와 황지우의 비혼식이 그려졌는데, 결혼이 아니더라도 서로의 행복을 선택해 비혼식을 연 모습은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그놈이 그놈이다’는 극 전체를 관통하는 비혼이라는 주제를 전생과 현생에 걸친 인연과 연결하며 다양한 가치가 존재하는 현대 사회 속 시청자에게 비혼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제시했다. 비혼식을 선택한 서현주와 황지우는 결혼만이 완성된 사랑의 형태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색다른 결정으로 연애의 끝은 이별 아니면 결혼이라는 고정관념이 지배하는 사회에 물음표를 던졌다.

최근 종영한 KBS '그놈이 그놈이다'에서 서현주를 연기한 배우 황정음.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황정음은 2002년 그룹 ‘슈가’로 데뷔해 2009년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그녀는 예뻤다’ ‘킬미힐미’ 등에 출연해 톡톡 튀는 매력으로 안방을 사로잡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서도 그의 작품 활동은 쉼 없이 이어졌다. 올해만 JTBC ‘쌍갑포차’와 ‘그놈이 그놈이다’까지 두 작품을 연달아 내놨다.

“‘쌍갑포차’는 사전제작이라 겨울에 찍은 드라마인데 봄에 방영했어요. 끝나자마자 ‘그놈이 그놈이다’가 방송돼서 짧은 기간을 두고 인사드릴 수 있었죠. 삶의 희로애락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쌍갑포차’와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봤을 사랑, 비혼, 전생을 이야기하는 ‘그놈이 그놈이다’가 각기 다른 매력으로 사랑을 받고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월주(쌍갑포차 캐릭터)와 현주 두 캐릭터 모두 시원시원한 능동적인 캐릭터였는데 그래서 좋았어요.”

황정음이 올해 출연한 드라마 두 편 모두 전생에서의 인연이 현생까지 이어지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쌍갑포차’의 월주와 ‘그놈이 그놈이다’의 현주는 분명히 달랐다.

“둘 다 소재가 신선하다고 생각했어요. ‘쌍갑포차’는 꿈속에 들어가 ‘이승, 저승, 그승’을 오가며 손님의 한을 풀어줬는데, 권선징악이 있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재밌게 볼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놈이 그놈이다’의 ‘삼생’의 인연이 다시 만나 사랑을 한다는 소재도 참신했어요.”

“‘쌍갑포차’의 경우 꿈을 소재로 했어요. 꿈이라는 게 인간의 무의식인데 그것이 전생에 기억과 연결된다는 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거나 상상해 본 일이 아닐까요? 한 발 나아가 그것을 사랑으로 풀면서 더 로맨틱하게 느껴지도록 연기했죠. 초반에 두 사람의 낯선 만남에서 조각조각 흩어지는 전생의 장면이 같이 등장하면서 궁금증이 생기고 이야기에 더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놈이 그놈이다’의 현주를 연기할 때도 고민이 많았어요. 전생 스토리를 이해하고 그 이야기들이 연결되는 로맨틱 코미디라서 상황별로 어떻게 감정을 써야 하는지 생각했죠. 촬영을 마치고 보니 다양한 모습을 더 보여드릴 수 있었는데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많은 분이 현주 캐릭터에 공감을 해주셨는데 저 역시도 현주를 통해서 다양한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최근 종영한 KBS '그놈이 그놈이다'에서 서현주를 연기한 배우 황정음.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녀는 예뻤다’ ‘운빨로맨스’ ‘훈남정음’ ‘킬미힐미’ ‘그놈이 그놈이다’까지. 황정음표 로맨틱 코미디가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믿보황’(믿고 보는 황정음)이라는 유행어까지 등장했다.

“감사하게도 제 연기에 많은 공감을 해주시는 것 같아요. 자신의 입장에 대입해 보기도 하고 친구처럼, 언니처럼 생각해 주시는 것 같기도 해요. 편안하고 공감이 가는 그런 모습을 좋아해 주시는 걸 알기 때문에 연기도 최대한 현실감 있게 하려고 노력하죠. 그렇다 보니 사람 사는 이야기가 재밌게 느껴져서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제가 연기하는 모든 캐릭터에 저의 모습이 들어가지만,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해요. 또 로맨틱 코미디라고 해서 웃기려고 연기하지 않고 진심으로 연기하고요. 진심으로 연기한 모습이 상황에 따라 재미있게 나오다 보니 방송에서는 재미있게 그려지는 것 같아요.”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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