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꽃’ 아동학대가 만든 피해자와 가해자 아이러니[TV와치]
[뉴스엔 서유나 기자]
참으로 아이러니하고 얄궂은 운명이었다.
tvN 수목드라마 '악의 꽃' 11회에서는 도현수(이준기 분)이 그토록 찾아헤매던 공범의 정체가 드러났다. 오래전 도민석(최병모 분)과 인신매매 및 살인을 공모한 인물은 바로 진짜 백희성(김지훈 분)이었다. 자의 반 타의 반 오래토록 한 신분을 공유했던 두 사람은 이제는 서로에게 칼을 겨눌 수밖에 없는 사이가 됐다.
이렇게 완전히 다른 길을 걷게 된 두사람이지만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악의 꽃'은 그동안 내내 도현수가 아버지 도민석과 마을 사람들로부터 학대를 받아온 사실을 강조했다. 도민석이 도현수를 데리고 다니며 가르친 것들, 마을 사람들이 도현수에게 행한 굿과 심리상담 등. 도현수는 엄마를 잃은 가장 보호받아야 할 시기조차 그저 반사회적 인격장애 성향을 지닌 문제아동으로만 다뤄졌다.
그리고 이는 백희성도 마찬가지였다. 의사의 아들로서 마냥 행복한 삶을 살았을 것만 같지만 백희성 역시 지속적으로 친부 백만우(손종학 분)의 학대를 받은 정황이 암시됐다. 7회 백희성의 친모 공미자(남기애 분)은 백은하(정서연 분)의 수학 선행학습 문제지에 예민하게 반응, "네 나이에 안 맞잖아. 너무 빠르잖아. 네 엄마가 시켜? 혹시 안하면 벌주니 때려? 이런거 하면 안돼. 이게 사람을 미치게 만들어"라며 문제지를 전부 찢어버렸다. 또한 이번 11회에서는 백만우가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는 백희성의 뺨을 자연스레 때리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런 과거는 도현수와 백희성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어린시절부터 가해진 학대에 도현수는 감정을 잃었고 백희성은 인간의 도리를 잃었다. 도현수에게 가경리 마을이 감옥이었다면 백희성에겐 수학 관련 상장이 가득한 그 좁은 방이 비슷한 의미로 존재했다.
하지만 이 둘이 전혀 다른 어른이 됐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도대체 무엇이 달랐을까. 도현수는 마을로부터 도망쳤지만 백희성은 그렇지 못했다는 점? 도현수 곁엔 도해수(장희진 분)이나 차지원(문채원 분) 같은 인물들이 존재했지만 백희성에겐 전무했다는 점? 어쩌면 전부 상관 없이 태생적 차이일지도 모르겠다. 마을 사람들은 도현수를 반사회적 인격장애로만 바라봤지만 이세상 누구보다 도현수를 잘 아는 차지원은 그를 "따뜻함을 가진 사람"으로 표현했다.
둘 사이 무엇이 달랐든 중요한 건 '악의 꽃' 이 드라마 자체의 의미이다. 선입견과 편견, 아동학대를 소재로 다루는 이 드라마는 이를 단순히 서사적 흥미 자극에 이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수많은 생각거리까지 안겼다. 시청자들은 매순간 두 사람의 과거를 추측하고 안타까워하며 그들 삶 너무 이른 시기 닥친 비극에 공감했다. 물론 백희성의 범죄는 그 무엇으로도 방패막이가 되지 못하지만 말이다.
이처럼 아동학대가 만들어낸 두 인물 도현수와 백희성. 하지만 이들은 한 사건을 통해 피해자와 가해자로 조우했다. 평생을 누명을 쓰고 쫓긴 도현수와 그 죄를 감춰주는 잘못된 부정 속 더 무시무시한 괴물이 되어버린 백희성, 이 두사람의 운명은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까. '악의 꽃'이 남은 회차 이들의 얄궂은 운명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사진=tvN '악의 꽃' 캡처)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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