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센스’, 컴온! 게임보다 유재석과 제시의 케미가 더 돋보인 건

[엔터미디어=정덕현] tvN의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 <식스센스>는 진짜들 속에 가짜를 찾아내는 프로그램이다. 첫 회에는 세 군데의 특이한 식당에서 가짜 식당을 찾아내는 게 미션이었다. 마트에서 구입한 재료를 바로 요리해 먹을 수 있는 식당, 하루 한 시간만 영업하는 닭볶음 라면집, 한 끼에 1인당 100만원인 한식 레스토랑이 제시된 식당들로 출연자들은 저마다의 추리와 촉, 감을 발휘해 가짜 식당이 무엇인가를 찾아나갔다.

사실 가짜를 찾아낸다는 이 프로그램의 콘셉트는 생각만큼 아직은 특별한 재미를 만들어내진 못하고 있다. 진짜인 줄 알았는데 가짜였다는 반전이 주는 재미라고 하지만 그건 준비한 노력에 비해 방송 효과가 그다지 크다고 보긴 어렵다. 예를 들어 첫 회에 가짜로 등장한 집의 경우 이를 꾸미기 위해 폐가를 장장 3주에 걸쳐 공사했다는 이야기는 아주 짧게 소개된다. 들인 비용과 시간을 생각해보면 가성비가 있는 선택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스센스>의 첫 방송을 재밌게 만든 건 다름 아닌 출연자들 덕분이다. 특히 제시는 정철민 PD가 얘기한 것처럼 유재석이 적극적으로 추천할만한 이유를 충분히 보여줬다. 그는 등장부터가 남달랐다. 조금 늦는 제시에게 유재석이 전화를 걸자 엉뚱하게도 공사 중이라며 1분만 기다려 달라 하고 나 식은 땀 나라고 하는 말의 그 특유의 센 소리 발음을 유재석이 콕 집어 식은 땀 발음을 왜 이렇게 해? 욕하는 줄 알고 놀랐잖아!”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두 사람의 케미가 돋보였다.

초면인 다른 출연자들과 대놓고 뜬금없이 가슴이야기를 꺼내고 그 날의 게스트로 출연했지만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준 이상엽의 이름을 몰라 민정 오빠라고 부르는 제시의 엉뚱한 말과 실수는 특유의 천진 솔직한 캐릭터로 인해 빵빵 터트리는 웃음을 선사했다. 유재석이 웃으며 망나니라고 표현할 정도.

제사는 또 뜬금없이 사귄 남자가 다섯이라는 TMI를 꺼내놓고 모두가 예스라 말할 때 혼자 라고 말하는 토크 방지턱으로 웃음을 줬다. 세 번째 집을 방문했을 때 사장님의 연기가 송강호 선배만큼 자연스럽다며 연기자인 출연자들도 따라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하자 제시는 나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브레이크를 걸었고, 음식이 입에서 녹는다고 말할 때도 하나는 안 녹았어라고 해맑게 말해 웃음을 줬다.

<놀면 뭐하니?>의 환불원정대에서도 이효리까지 당황하게 만드는 엉뚱하지만 솔직한 토크를 하는 제시는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껏 주목되고 있는 여성 출연자들 중 한 명이다. 제시가 가진 매력은 한국어가 능숙하지 않지만 그런 것 상관없이 할 이야기는 하고, 때론 당황스런 이야기까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천진하게 꺼내놓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제시의 토크는 어디로 튈지 알 수 없고 때론 세게 느껴지지만 전혀 악의가 없다는 점에서 웃음을 준다.

유재석은 최근 싹쓰리 프로젝트를 통해 이효리에게 짓눌리는 캐릭터의 재미를 선사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식스센스>에서의 제시는 유재석을 당황하게 만드는 케미로 프로그램에 재미를 만들어낸다. 제시와 함께 있을 때 유재석의 유행어가 되어 버린 컴온!”은 그 케미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증거가 되고 있다.

물론 <식스센스>는 출연자들의 케미 만이 아닌 프로그램의 콘셉트가 주는 재미를 찾아내야 하는 숙제를 갖게 됐다. 진짜들 속에 가짜를 찾아내는 그 추리요소를 재미로 추구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어딘지 부족함이 느껴진다. 그것보다 오히려 유재석이 홀로 다른 여성 출연자들에 둘러싸여 겪는 당황스러운 상황들이 더 큰 재미로 느껴지는 건 그래서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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