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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이번엔 배터리 혁신…`테슬라 매직`에 쏠린 눈

신현규,노현 기자
신현규,노현 기자
입력 : 
2020-09-20 18:14:57
수정 : 
2020-09-21 10: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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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배터리데이` 관전포인트

제조비용·시간 절감 목표로
건전지 자체생산 공개 확실

초장수 배터리 양산 발표땐
자율주행 `로보택시` 가속도

예상기술 상용화 쉽지 않아
테슬라 투자 주의 목소리도
사진설명
전 세계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배터리 데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테슬라는 실리콘밸리 프리몬트 공장에서 23일 오전 5시 30분(한국시간) 주주총회와 배터리 기술 발표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시장에서 기대했던 테슬라 기술이 이날 대거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데이 발표 내용을 놓고 여러 추측이 난무하고 있지만 핵심 관전 포인트는 △테슬라의 배터리셀(건전지) 직접 생산 △배터리팩 가격 절감 △수명이 긴 배터리 기술 등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 테슬라 배터리셀 직접 생산하나

테슬라는 차량 중요 부품을 대부분 스스로 만들고 있다. 차체 등 기본 품목은 물론 최첨단 기술인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 인공지능 반도체까지 직접 만든다. 마진이 붙은 타사 제품을 사는 것보다 자체 생산해 전기차 원가를 낮추겠다는 의도다. 그런데 테슬라가 이제껏 직접 만들지 못한 유일한 품목이 배터리다.

현재 테슬라는 모든 배터리를 일본 파나소닉, 한국 LG화학, 중국 CATL에서 사오고 있다. 이 때문에 테슬라는 배터리 자체 개발 의지를 보여 왔다. 지난해 배터리 연구개발(R&D) 회사인 '맥스웰'과 배터리 제조 장비업체 '하이바시스템스'를 사들인 게 그 증거다. 올해 배터리 데이에서는 자체 배터리 생산공정 '로드러너'를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

로드러너는 코요테가 아무리 쫓아도 잡을 수 없는 만화 속 조류 캐릭터. 경쟁사들이 따라오면 달아나겠다는 일론 머스크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관건은 로드러너의 효율성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테슬라는 기존 보다 지름이 4배 이상 큰 배터리셀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직경이 커짐으로써 셀들을 연결하는 비용과 생산공정이 줄어드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외부 연결을 위한 금속조각(탭)을 없애는 기술도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평소 일론 머스크는 전기차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기 위해 원가 절감을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

◆ 배터리팩 2200달러 이상 낮출까

현재 미국에서 휘발유 차량을 새로 구매하려면 평균 3만6718달러(약 4272만원)가 든다. 반면 테슬라 '모델3'는 3만8990달러(약 4536만원) 정도로 264만원가량 더 비싸다. 테슬라는 이 가격 차이를 배터리팩 가격 절감으로 역전시키려 하고 있다. 전기차가 휘발유 차량보다 싸질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인 셈이다.

현재 모델3 차량에 들어가는 전체 배터리(배터리팩) 원가는 7700달러 정도. 그러나 중국 CATL이 만드는 리튬철인산 배터리를 사용하면 5600달러 정도로 2100달러(약 244만원)가량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시장에서는 건전지 형태의 배터리셀을 담는 중간 상자인 '모듈'을 제거할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하다. 배터리 모듈이 모이면 테슬라 차량 아래에 깔리는 배터리팩이 되는데, 모듈이 없어진다면 배터리팩 안에 보다 많은 배터리셀을 넣을 수 있게 된다.

지름이 나노미터 수준인 신소재 '나노 와이어'도 적용될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나노 와이어 역시 배터리 밀도와 관련이 깊다. 폭발 위험이 없고 밀도가 획기적으로 높은 전고체배터리가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 초장수 배터리 상용화 여부는

테슬라는 이미 배터리 수명 160만㎞(100만마일)인 초장수 배터리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1년에 10만㎞를 뛴다고 가정해도 16년 정도를 탈 수 있는 배터리인 셈이다. 테슬라가 과연 이 기술을 이번 배터리 데이에서 발표할지가 관심사다. 만일 상용화할 수 있는 수준의 초장수 배터리 양산 일정이 나온다면 그 시점에 테슬라의 '로보택시'가 상용화될 가능성이 있다. 로보택시는 무인 자율주행 자동차가 도시를 돌아다니면 승객이 카카오택시·우버처럼 호출해서 탑승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하지만 100만마일 배터리는 지금이라도 만들 수 있지만, 비용이 비싸지거나 에너지 밀도가 낮다면 상용화하기 힘들다. 이를 테슬라가 어떻게 해결했는지 주목된다.

◆ 지나친 기대에 대한 경계감도

배터리 데이에 대한 기대가 과열됐다는 지적도 있다. 예상되는 기술이 모두 상용화되기까지는 관문이 많기 때문이다. 먼저 테슬라가 배터리셀을 직접 만든다고 해도 양산에 바로 성공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보쉬처럼 뛰어난 엔지니어링 능력을 가진 회사들도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에 도전했다가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 때문에 접은 적이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사태에서 보듯 고밀도로 농축시킨 배터리는 폭발 위험이 있어 테슬라 신기술 역시 안정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신기술이 적용된 배터리 공정이 생산에 문제를 빚거나 실패하게 되면 주가는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 이 때문에 LG화학이 공급하는 배터리 물량도 당분간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화학은 테슬라가 중국에 공급하는 모델3 배터리셀을 납품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 서울 =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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