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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모델에서 반려견 훈련사로…김효진 "슬기로운 반려생활에 기여하고 싶어요"[인터뷰S]

▲ 슈퍼모델 최초의 반려견 훈련사가 된 김효진. 제공|더블브이엔터테인먼트[스포티비뉴스=김원겸 기자]2000년 슈퍼모델 선발대회 출신인 김효진(38)은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 모델이다. 모델들 사이에서 선망의 무대이던 앙드레김 패션쇼를 비롯해, 샤넬, 반클리프, 아르마니 등 명품 컬렉션과 뉴욕 파리 밀라노 패션위크, 보그 엘르 코스모폴리탄 등 유명 패션잡지 모델로 활동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우리 나라 모델이 서지못했던 일본 도쿄컬렉션 런웨이에도 올랐다. SK텔레콤, 유니레버, 카스, 엘지화장품, 한불화장품 등 CF 모델로도 인기가 높았다. 영화 ‘유감스러운 도시’, 드라마 ‘신이라 불리는 사나이’, 연극 ‘도둑놈 다이어리’ 등에도 출연했다.

김효진은 176cm의 늘씬한 키로 ‘워킹’하는 직업을 가졌지만, 어릴 적엔 소아마비를 앓았다. 불편한 다리에 장애가 생기지 않도록 보살핀 어머니의 정성에 김효진은 지독했던 열병의 후유증을 이겨낼 수 있었다. 이후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키가 급격히 커지기 시작했고, 고등학생이 되면서 현재의 키가 됐다. “비쩍 마르고, 소아마비를 앓던” 아이는 서울 홍대부고 재학 중 한 패션잡지 모델로 “길거리 캐스팅” 되면서 모델에 대한 꿈을 키우게 됐다.

“소아마비 환자가 ‘걷는 일’을 하고 있으니, 참, 인생 알 수 없어요. 모델을 하게 될 줄은, 어릴 때는 전혀 생각 못했죠.”

인생은, 그렇게 미리 설계하지 않아도 운명이란 이름으로 새로운 일들이 찾아온다. 김효진은 여전히 톱 클래스 모델이지만,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위해 반려견 훈련사에 도전, 현재 2급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슈퍼모델 최초의 반려견 훈련사인 셈이다. 김효진의 '명성'은 이미 애견 업계에 많이 알려지면서 다양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애견 유치원, 애견 호텔과 관련된 협업 제안이 많다고 한다. 현재 서울 을지로의 한 호텔과 공동으로 애견 호텔과 애견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다.

“개를 좋아해 대학(중앙대)에서 동물생명공학을 전공하긴 했지만, 제가 자격증까지 따게 될 줄은 몰랐어요.”

잘 나가는 슈퍼모델이 반려견 훈련사가 된 것은 자신이 17년을 키우던 ‘꿍이’(시추)를 떠나 보낸 일이 계기가 됐다. 4년 전 꿍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후 김효진은 지독한 펫로스증후군(반려동물이 죽은 뒤 경험하는 상실감과 우울감)을 겪었다. 우울증 치료까지 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던 중 “이대론 안되겠다 싶었던” 김효진은 “개가 많은 곳으로 가서 개한테 치어 보자”는 마음에 유기견 보호소를 찾았다. 펫로스증후군은 쉽게 떨쳐지지 않았다. 반려견 훈련소를 찾아가 자신과 같은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점차 나아지기 시작했다. 훈련사들과 어울리며 펫로스증후군을 극복한 김효진은 자신의 ‘애견인 인생’도 다시 돌아보게 됐다.

“저는 잘 키웠다고 생각했는데, 꿍이는 과연 행복하게 살다 갔을까 의문이 생겼어요.”

현재 4마리의 대형견을 키우는 김효진은 “집에 남아 있는 아이들에게 잘해주고 싶어, 또 우리 나라 사람들이 개를 잘 키웠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훈련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 반려견 훈련사 2급 자격증을 가진 슈퍼모델 김효진. 제공|더블브이엔터테인먼트훈련사가 되는 길을 결코 쉽지 않았다. 10개월간 ‘피나는’ 노력을 했지만 고배를 들어야했다(이 과정은 방송을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한 번의 좌절 끝에 3급을 취득했고, 2급 자격증까지 땄다.

“개를 오래 키운 슈퍼모델이 말하는 것보다, 실제 훈련사로서 이야기하는 것이 애견인들에게 훨씬 더 설득력 있지 않을까요.”

훈련사가 되고 그의 봉사활동은 특별해졌다. 과거엔 유기견 보호소에서 청소, 배식 등의 봉사를 했지만, 이젠 사나운 개를 다루고 사람과 애견 사이의 ‘통역사’로 봉사활동을 한다.

“훈련사가 되고 나니 할 수 있는게 많아져서 좋아요. 유기견 보호소를 더 많이 가려고 해요.”

김효진은 다양한 봉사활동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대전 천성원에서 지체장애아들을 돌보고, 대한사회복지회에서 신생아 입양과 관련된 봉사활동을 한다. 그리고 포천 애린원 등 여러 유기견 보호소를 찾는다.

-봉사가 삶의 큰 부분인데요.

“제가 그분들에게 뭘 해주러 간다기 보다, 제가 얻어오는 게 많아요. 결코 베푸는 게 아니에요. 교과서 같은 답변일 수 있지만, 삶의 질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됩니다.”

-훈련사는 견공들과 대화가 되나요.

“훈련사는 통역사에요. 개들이 주는 시그널을 일반 사람들보다는 더 잘 알죠. 그래서 통역 역할을 하는 겁니다. 이들이 하는 말을 알아들으면 함께 사는게 문제가 없겠죠. 그러다 보니 더 공부를 하게 됩니다.”

-모델 생활 20년인데, 후배들을 위해 더 오래 활동해야 하지 않을까요.

“올 2월까지 슈퍼모델 친목모임 ‘아름회’ 회장직을 4년간 맡았어요. 회장이 현역으로 활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리고 제 활동 영역이 있어야 후배들에게 일도 줄 수 있는 생각에 열심히 활동했죠. 그러다 회장직에서 내려오니, 제가 너무 오래 버텼나 생각도 들더군요. 디자이너 선생님들이나 사진작가분들 중에 ‘내가 일하는 동안 효진 씨가 계속 모델로 서야해”라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그래서 기회가 되면 계속 하고 싶어요. 또 제가 현직 모델 활동을 하고 있어야 훈련사로서도 영향력을 더 키울 수 있어요.”

▲ 슈퍼모델 겸 반려견 훈련사 김효진. 제공|더블브이엔터테인먼트김효진은 현재 대덕대 모델과에 출강하는 ‘현직 교수’이기도 하다. 패션 비즈니스, 모델 마케팅 두 과목 강의를 맡고 있다.

-학생들에게 깐깐한 교수인가요.

“예체능계에선 교수보다 선배가 깐깐한 편인데, 저는 선배와 교수의 중간쯤이예요. 독설도 마다하지 않아요. 외모도 좋고 잘 나가는 학생들이 많아서, 말 깊이 새겨들으라고 ‘세게’ 이야기하죠. 뇌리에 각인 시키려고요.”

-활동이 많고, 발이 넓어 주변에선 ‘여자 정준호’라 불린다던데요.

“그런가요?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 도와주고, 사람 좋아하고, 일도 좋아하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도 좋아해요. 그래서 어딜 가나 (제가)있고, 많은 분들이 (저를)알고 있고, 다들 따뜻하게 대해주시고 하다 보니 그렇게 평가해주시는 것 같아요.”

-슈퍼모델이란 사실이 훈련사 일에 선입견을 주지는 않나요.

“슈퍼모델 출신이란 사실이 오히려 허들이 되죠. 과거 서울 청담동에서 애견 유치원을 운영한 적이 있었어요. 처음엔 저에 대한 확신이 없었더라도, 한 번 상담을 하고 나면 대부분 강아지들을 맡겨주시더라고요.”

-외모 관리,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먹는 걸 잘 먹어요. 많은 사람 만나려면 잘 먹어야 하니까요. 운동도 하고, 메뉴로 식단을 조절하면서 관리해요. 저는 활동량이 많아요. 또 큰 개랑 산책하면 자연스럽게 운동도 되고요.”

▲ 반려견과 함께 한 김효진. 제공|더블브이엔터테인먼트

-슈퍼모델에서 반려견 훈련사, 그 다음 터닝포인트는 무엇이 될까요.

“지금은 제가 하는 일에 있어서 전문가로서 자리잡는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애견계에 전문성 있는 사람이 제대로 잘 왔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애견인들에게 ‘자격증을 따고 훈련사를 하고 있다’는 말을 안했습니다. 방송하는 사람이 보여주기 식으로 여길까 우려가 됐었습니다. 훈련사 자격증 따는 것도 ‘체험해본 거 아니냐’ 생각하는 사람들 있었을 것 같아요. 저는 먼저 진정성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1급에도 도전할 계획이신가요.

“현재 미국 자격증을 공부하고 있어요. 한국과 진행 방식이 조금 달라요. 조금씩 내실을 채우고 있고, 그래서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늦게 시작한 만큼, 그로 인해 만들어낼 수 있는 시너지 많이 누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려면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반려견 훈련사로 바라는 바가 있다면요.

“야심차게 이야기하자면, 아직 우리 반려 문화가 아직은 가축 문화인 것 같아요. '가축 문화'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반려 문화가 정착되는데 있어서 제가 ‘슬기로운 반려 생활’이 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의 활동으로 인해 애견 시장이 더욱 커졌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행동이 사람들에게 더욱 큰 메시지가 되면 좋겠고, '슈퍼모델 하던 사람이 애견계로 잘 넘어왔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스포티비뉴스=김원겸 기자 gyumm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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