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역사문화 바탕으로 도시에 소프트웨어 채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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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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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부산, 소프트전략을 말한다 / 김해창


‘토건사업 위주의 도시화가 수십 년간 지속되고 있다. 해안선을 망치는 초고층 건물의 난립, 외형 치중의 북항 오페라하우스 재추진, 낙동강 하구에 10개 대교 추가 건설 등 대형프로젝트가 부산의 정체성일까?’

김해창 경성대 건설환경도시공학부 교수가 펴낸 〈창조도시 부산, 소프트전략을 말한다〉 서문에 나오는 말이다. 김 교수는 “창조도시 부산은 지금까지의 토건사업 위주, 대형프로젝트 중심의 사고와는 그 결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며 하드웨어 못지않게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김해창 경성대 교수 ‘도시혁신 선언서’

을숙도 생태 필드 뮤지엄 건립 등 제안

책은 종래 토목 중심의 개발주의적 도시정책에서 벗어나 지속가능성과 ‘종합 쾌적성’을 의미하는 어메니티와 부산의 역사문화를 바탕으로 시민과 함께 새로운 부산을 만들어가자는 도시혁신 선언서이다. 김 교수가 2018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웹진 ‘인저리타임’(대표 조송현)에 1년 6개월에 걸쳐 게재한 ‘김해창 교수의 창조도시 부산 소프트전략’을 3부로 정리해 엮은 것이다.

저자는 환경경제학자로서의 지식과 오랜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통한 ‘소셜디자이너’로서의 식견을 잘 버무려 정치하고 전문성이 돋보이는 전략을 많이 제시한다.

1부 ‘환경이 경제다’에선 을숙도 쓰레기매립지에 과거 개발지상주의에 대한 반성과 자연과의 공존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생태 필드 뮤지엄 ‘탐욕의 끝’을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을숙도 쓰레기매립장, 분뇨해양투기장을 그대로 살려 반면교사 교육의 장으로 삼자고 말한다. 예를 들면, 쓰레기장 일부를 터널로 만들어 경주 신라 천마총 같은 형태로 들어가게 해서 그곳을 생활쓰레기 박물관 또는 리사이클 아트갤러리로 만드는 것이다. 부산시청 마당을 친환경 시민 아이디어 전시장으로 만들기, 사람 중심 보행도시 부산 만들기 전략도 제시한다.

2부 ‘도시경쟁력은 역사문화로부터’에선 북항 오페라하우스의 추진 방향, 추억의 삼일·보림·삼성극장 되살리기, 지역 원로 기록하기, 수영강 재송포 역사 살리기를 제안한다. 3부 ‘시민이 만드는 도시브랜드 파워’에선 양성평등도시 부산 꿈꾸기, ‘부산이 살기 좋은 이유 101가지’ 알리기, 특색 있는 전문도서관 만들기 등 아이디어를 낸다.

책에 소개된 소프트전략 일부는 이미 부산시정에 반영됐다. ‘부산을 사랑하는 101가지 이유를 만들어 국내외에 알리자’는 제안은 부산연구원과 부산관광공사의 〈101가지 부산을 사랑하는 법〉 책 출간으로 이어졌다. ‘지역의 미래자산, 지역 원로를 기록하자’는 제안은 부산문화재단의 ‘부산 예술인 아카이빙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했다.

저자는 노자의 도덕경 제78장 임신장(任信章)에 나오는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억센 것을 이긴다. 천하에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실천하는 사람이 없다’를 인용하며 소프트전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생활 속의 실천을 다짐한다. 김해창 지음/인타임/235쪽/1만 5000원. 김상훈 기자 ne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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