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코노믹리뷰 DB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뉴욕증시가 대선 전까지 추가 부양책 도입이 힘들다는 소식에 주저앉았다. 뉴욕증시는 이틀 연속 하락한 가운데 기술주를 중심으로 대규모 매물이 출회됐다. 이에 증시 내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처를 찾기 위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길어지는 기술주 조정…"추가 부양책 대선전 합의 힘들어"

14일(현지시간) 뉴욕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5.81포인트(-0.58%) 하락한 28514.0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23.26포인트(0.66%) 내린 3488.6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5.17포인트(0.80%) 떨어진 11768.73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시장은 미국 부양책 협상과 주요 기업 실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확산 상황 등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도 부양책 협상을 이어갔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므누신 장관은 일부 이슈에서 진전을 이뤘지만, 부양책의 규모뿐만 아니라 정책 내용 관련해서도 이견이 남아있다면서 대선 전 타결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므누신 장관은 펠로시 의장이 항공사 지원 단독 부양 법안의 타결 의향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날 리처드 클라리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은 "미국 국내총생산(GDP)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정점으로 완전히 회복하려면 아마도 1년이 더 걸릴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또한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5만 2000명을 넘었다. 7일 평균 확진자 수도 5만 명 수준으로 다시 늘었다. 입원 환자도 8월 말 이후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는 증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장 초반 대형 기술주에 대한 투자의견·목표주가 상향 조정에 힘입어 상승하던 주가는 오후 들어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 전환했다. 특히 과거에 부양책 지연 소식 등은 항공 등 코로나 피해 업종의 하락을 부추겼다면, 이날은 기술주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됐다.

키움증권 서상영 투자전략팀장은 “옵션 만기일(금)을 앞두고 일부 콜옵션 청산 등 수급적인 요인에 기반한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자들은 코로나19 관련주가 과도하게 강세를 보였다고 평가하며 일부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애플은 전장과 비교해 오전 1.6%대 상승을 기록하다 0.07%로 마감했다. 넷플릭스도 전날 대비 3.3% 급등에서 –2.28% 급락했다.

'상승기대' 美 중·소형주, 바이든 효과 '친환경주' 

지난 3월 이후 증시 회복을 주도해 오던 대형 기술주들이 조정을 받으면서, 다음에 오를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부양책이 대선 이후라도 결국 도입될 것이란 점에서 중·소형주에 투자를 고려해 볼 만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저점 이후 미 증시는 강세를 보였지만, 중·소형주를 추종하는 러셀 2000지수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다만 기술주들이 조정을 겪으면서 지난달 23일 이후 러셀 2000지수는 약 13%가량 상승했지만, S&P 500은 4% 오르는 데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JP 모건의 마이크 윌슨 전략가는 “스몰캡(중·소형주) 시장이 내년 17%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이지만, S&P500 지수는 1% 상승에 그칠 것”이라며 “스몰캡 낙폭이 컸던 만큼, 상승세도 폭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도 미국 증시 내 중·소형주가 기술주에 비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인베스트먼트 본부장은 “중·소형주 내에서 종목별 차별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펀더멘털이 튼튼한 가치주 중심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대선이 20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힘을 얻으면서 이에 따른 수혜주들도 투자자들이 쏠리고 있다. 14일 미국 ABC 방송이 운영하는 선거 예측 사이트인 '파이브서티에잇'은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87%, 트럼프 대통령 승리 가능성을 13%로 발표했다.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 중 가장 방향성이 다른 부문 중 하나가 환경 정책이다. 온난화 이슈가 허구라고까지 주장하며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진행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후보와 민주당은 환경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후보의 친환경 관련 공약은 ▲2025년까지 4년간 친환경 산업에 2조달러 투자 ▲2050년까지 배출가스 제로(net zero emissions) 목표, 전력분야는 2035년 달성 목표 등이다.

이미 시장은 ‘바이든 효과’를 반영 중이다. CELS(Clean Edge Green Energy)·ICLN(iShares Global Clean Energy)·TAN(Invesco Solar) 등 친환경·신재생에너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들은 연초 대비 70% 이상 급등했다. 특히 ICLN의 경우 최근 1개월간 수익률은 24.64%에 달한다. TAN 가격도 한 달간 33.02% 치솟았다.

개별 친환경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도 고려해 볼 만하다. 신한금융투자 황어연 연구원은 “국내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은 글로벌 업체들 대비 높은 이익 안정성, 성장성을 보유했으나 밸류에이션은 저평가받고 있다”라며 “풍력, 태양광 업체들의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은 각각 6.5%, 25.0% 저평가받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정부 정책으로 인한 안정적인 성장 전망에도 PSR(주가매출비율)이 글로벌피어 대비 87.3% 낮다”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에서 언급한 수혜 종목으로는 LS(006260), 씨에스원드(075580), 한화솔루션(009830), 삼강이엔티(100090), 씨에스베어링(297090)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