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의 알짜 자회사인 효성티앤에스(옛 노틸러스효성)가 기업공개(IPO)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상장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실적 개선에 힘입어 시장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계산에서다. 총수 일가 관점에선 지분율을 낮춰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IPO 시동 건 효성티앤에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효성티앤에스는 최근 IPO 주관사로 KB증권과 대신증권을 선정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효성티앤에스 상장은 오랫동안 그룹 내에서 논의해온 사항”이라며 “상장 시기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효성티앤에스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금융자동화 기기를 제조·판매하는 회사다. 올해 2분기에 매출 2618억원, 영업이익 384억원을 올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국내 ATM의 교체 주기를 맞아 판매가 늘었고, 미국과 러시아 등 해외 사업에서도 성과를 낸 덕분이다.

증권사들은 효성티앤에스의 올해 연간 순이익이 지난해의 두 배 정도로 불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7250억원에 영업이익 439억원, 순이익 259억원을 냈다. 효성그룹의 지주회사인 (주)효성 주가는 효성티앤에스 등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최근 1년 내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효성티앤에스 상장은 효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도 추진해야 하는 과제라는 게 IB업계 평가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그의 동생인 조현문 변호사(전 효성중공업PG 사장)와 조현상 그룹 총괄사장이 각각 14.13%씩 모두 42.39%의 지분을 들고 있어서다.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의 기준(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20% 이상인 비상장사)에 저촉해 상장 등을 통해 총수 일가 지분율을 낮춰야 한다. 앞서 효성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일감 몰아주기를 해소해야 하는 대표적인 대기업그룹으로 지목받기도 했다.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다른 계열사들도 지분 정리 작업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