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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공격경영 시동…식품·소재 등 9천억 투자

백상경,이희수 기자
백상경,이희수 기자
입력 : 
2017-06-12 17:49:45
수정 : 
2017-06-13 07: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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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사료소재 1위 인수…이재현 `월드베스트` 시동
경영복귀 이후 `통큰 베팅`…바이오분야 글로벌 톱 목표
진천엔 첨단 K푸드 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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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 회장
CJ그룹이 이재현 회장의 복귀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공격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그룹의 모체이자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이 먼저 신호탄을 쐈다. 우선 총 5400억원을 투입해 충북 진천에 약 33만㎡(10만평) 규모 식품 통합생산기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한 3600억원을 들여 식물성 고단백 소재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브라질의 '셀렉타'를 인수할 계획이다. 12일 CJ제일제당은 국내외 식품·소재 등 주력 사업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 9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7일 이 회장은 "2030년 3개 이상의 사업 분야에서 세계 1등이 되고, 궁극적으로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돼야 한다"며 기존 목표였던 '그레이트 CJ(2020년 매출 100조원 달성)'를 상향 조정했다. CJ제일제당이 충북 진천에 짓는 식품 통합생산기지는 최첨단 기술을 집약한 세계 최고 수준의 시설로 조성될 예정이다. 완공 후 연간 생산액은 5000억원, 연간 생산량은 최대 12만t에 달할 전망이다. 가공식품 공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식품업계의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른 가정간편식을 비롯해 햇반, 햇반컵반, 각종 육가공·냉동가공식품을 생산한다.

특히 진천공장 생산공정에 디지털 자동화 솔루션을 결합한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지능형 생산공장으로 만들어 생산성·품질·고객만족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또 가공식품을 연구개발(R&D)하고 제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도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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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이 인수하는 식물성 고단백 소재 분야 세계 1위 기업 '셀렉타'의 브라질 남동부 미나스제라이스주 아라구아리 공장 전경. [사진 제공=CJ제일제당]
신기술·신공법을 적용해 제품을 통합 생산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핵심 공정 일부를 '모듈화'해 다양한 제품을 탄력적으로 만들 수 있는 다품종 대량생산시스템도 구축한다. 새로운 포장기술과 다양한 복합상품도 개발해 경쟁력을 갖출 방침이다. 올해 8월 진천 송두산업단지 내 용지에 착공하며, 내년 10월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대대적인 국내 투자와 함께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도 적극 추진한다. CJ제일제당은 13일 오후(브라질 현지시간) 셀렉타 지분 90%를 인수할 예정이다. 이번에 인수하는 셀렉타는 식물성 고단백 소재인 농축대두단백을 생산하는 글로벌 1위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 약 4000억원과 영업이익 약 550억원을 기록했다. 세계 37개국에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으며 농축대두단백의 주원료인 대두 생산 지역에 위치해 물류 경쟁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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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CJ제일제당은 100% 지분 인수를 추진했지만 기존 주주들에게 현지 업체의 원료 구매, 제품 생산, 영업 판매 등 사업 전반에 걸친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인수 비율을 낮췄다. 남은 지분 10%는 2~3년 내에 추가로 인수할 계획이다. 셀렉타 인수로 CJ제일제당은 기존에 생산하던 발효대두박에 농축대두단백 생산능력까지 갖추게 돼 식물성 고단백 사료 소재 분야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전 세계 식물성 고단백 소재 사료 시장은 1조6000억원대 규모로 최근 5년간 연평균 7%가량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제품은 콩 부산물을 발효시켜 만든 발효대두박과 대두박에서 단백질만 뽑아 농축한 농축대두단백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 베트남에 첫 해외 발효대두박 공장을 건설한 데 이어, 농축대두단백 업체까지 인수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차별화된 발효·효소 기술력을 토대로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셀렉타 인수와 함께 생산라인을 늘리고 효소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등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글로벌 식물성 고단백 소재 시장에서 매출 8000억원 이상을 달성하고 이 분야 세계 1위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부회장)는 "이재현 회장의 '사업보국(事業報國)' 경영철학이 담긴 이번 투자는 식품가공·생명공학 분야에서 CJ제일제당이 글로벌 넘버 원으로 도약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백상경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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