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號 현대차, ‘모터’ 넘어 ‘모빌리티로’] 카마겟돈, 현대차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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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 자동차 업계에는 '카마겟돈 시대'란 말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종말을 뜻하는 아마겟돈과 자동차, 카를 합친 신조어인데요.

기존의 어떤 자동차 회사도 미래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대격변의 시대라는 겁니다.

정의선 회장은 재계 2위 현대차 그룹을 어떻게 이끌어 갈까요?

이 부분 짚어 보겠습니다.

▶[송태희 / 앵커]
우리 자동차 산업에서 현대차의 3세 경영시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임종윤 / 기자]
현대자동차 그룹은 지난 1967년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현대자동차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는데요.

故 정 명예회장이 맨손으로 출발해 포니라는 국산 자동차를 수출하는 수준까지 올려놓았다면, 2세대 정몽구 명예회장은 품질 경영을 통해 그룹을 글로벌 5위로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제 3세대 경영 시대를 연 정 회장은 내연 기관차 시대에서 친환경 수소전기차 시대로 넘어가는 전환기의 한복판에 서 있는데요.

기회와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혼란기를 맞아 선대 회장들의 업적과 그룹의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새롭게 진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필수 /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 기존의 자동차 개념에서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움직이는 생활공간, 움직이는 가전제품으로 바뀌는 미래 모빌리티 개념이거든요. 기존의 글로벌 제작사의 개념에서 획기적으로 패러다임 변화가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더더욱 중요한 시기여서 그만큼 숙제가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송태희 / 앵커]
정의선 회장이 계승 발전시켜야 할 부분, 새롭게 혁신할 부분, 그리고 그 경쟁력까지 하나씩 분석해볼까요?

계승, 발전시켜야 할 부문은 뭘까요?

▷[임종윤 / 기자]
기본적인 방향은 기존 내연기관차 회사에서 전기차, 수소차를 중심으로 하는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변신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내연기관 제품,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성공 여부가 중요합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현대차를 글로벌 5위 기업으로 키웠다면 신임 정 회장에게는 제네시스를 글로벌 고급브랜드를 키워내는 게 최우선 과제입니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도요타의 렉서스도 받지 못했던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품질과 완성도를 인정받았다는 평간데요. 하지만 아직 글로벌 판매량은 적어,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함께 나옵니다.

▶[송태희 / 앵커]
왜 자동차 업계에서 고급 브랜드 진입이 어려운가요?

▷[윤성훈 / 기자]
자동차 고급 브랜드 시장은 예를 들어 품질과 성능이 기존차보다 10%가 좋아도 가격을 30~50%를 더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자동차 회사가 꿈꾸지만 시장 진입이 어렵습니다.

고급차는 품질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 구축도 중요한데요.

값이 비싸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흔쾌히 지갑을 열 정도로 이미지를 구축해야 하는데 시간과 돈, 전략이 어우러져야만 가능합니다.

▶[송태희 / 앵커]
시장 진입이 어느 정도로 어렵나요?

▷[윤성훈 / 기자]
고급차 브랜드는 BMW, 벤츠 등이 시장을 선점해서 사실상 과점 상태인데요.

그나마 지난 50년간 새로 진입에 성공한 브랜드는 도요타의 렉서스가 유일합니다.

세계 1위 폭스바겐도 시장 진입에 실패해 결국 아우디 인수를 선택했습니다.

그만큼 진입이 힘든 시장에 제네시스가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겁니다.

▶[송태희 / 앵커]
앞으로 정의선 회장이 혁신해야 할 부문은 무엇입니까?

▷[윤성훈 / 기자]
현대차는 내연기관 생산 업체에서 모빌리티 업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정의선 회장도 지난해 말 임직원과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며 "미래 현대차 그룹은 자동차가 50%, 도심 항공 모빌리티가 30%, 20%는 로보틱스가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번 취임사에서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정의선 / 현대차그룹 회장 (14일, 취임사) : 로보틱스,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스마트시티 같은 상상 속의 미래 모습을 더욱 빠르게 현실화시켜, 인류에게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을 제공하겠습니다.]

현대차가 자동차 생산을 넘어 미래 이동 수단 전반을 만들고, 모빌리티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업체로 나아가겠다는 의미입니다.

자동차 시장이 근본적인 변혁기기 때문에 사업 영역을 재조정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정의선 회장은 이런 혁신을 먼저 이뤄내서 세계자동차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도 밝혀 왔습니다.

▶[송태희 / 앵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나요?

▷[임종윤 / 기자]
작년 9월에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부를 신설하고 개인비행체(PAV)를 2028년까지 상용화하기로 했는데요.

정의선 회장이 올해 1월 CES 2020에서 UAM과 함께 목적기반모빌리티(PBV)·모빌리티 허브(Hub)를 3대 축으로 한 미래형 모빌리티 서비스 구상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송태희 / 앵커]
변신을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도 밝혔죠?

▷[임종윤 / 기자]
현대차는 지난해 말 2025 전략을 발표하며 내연기관 중심의 사업 구조를 벗어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5년간 총 100조원 투자해 전기동력화(전동화), 자율주행, 모빌리티 등 미래차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의선 / 현대차그룹 회장 :전동화 시장의 리더십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 전용 플랫폼 개발과 핵심 전동화 핵심부품의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11개의 전기차 전용 모델을 포함해서 총 44개의 전동화 차량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송태희 / 앵커]
현대차그룹이 공을 들이고 있는 수소차 부문 상황은 어떻습니까?

▷[윤성훈 / 기자]
사실 현대차의 수소차 기틀은 정몽구 명예회장이 다졌습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시로 현대차는 1998년 수소전기차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이후 2000년 시험용 싼타페 수소전기차를 선보인 뒤 2013년에는 세계 최초로 투싼 수소전기차를 내놨습니다.

이어서 2018년에는 2세대 수소 전기차인 넥쏘를 출시했습니다.

현대차는 일찍이 수소전기차 개발에 나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특히 최근 미국의 수소 트럭, 니콜라 사기 논란이 불거지면서 현대차의 기술력이 더 돋보이고 있는데요.

현재 수소 트럭을 양산할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서 현대차가 유일합니다.

정의선 회장은 그동안 준비해온 수소차로 미래차 시장을 선점해야 합니다.

[김필수 /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 빠른 추격자 신분에서 퍼스트 무버로서, 선두주자로 나가는 가장 중요한 기점이기 때문에 전기차와 수소차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 이렇게 기대를 할 수 있습니다.]

▶[송태희 / 앵커]
차뿐만 아니라 수소에너지 시스템으로 영역도 확장하고 있죠?

▷[윤성훈 / 기자]
정의선 회장은 수소차를 넘어 수소경제 시대를 선언했습니다.

수소에너지 시스템은 자동차를 넘어 수소 경제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습니다.

현대차는 지난달 비상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2기를 유럽 업체에 수출했는데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겁니다.

현대차는 선박과 기차, 개인용 비행체(PAV), 비상발전시스템 등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뿐 아니라 미래 에너지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겁니다.

[정의선 / 현대차그룹 회장 (14일, 회장 취임사) :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자동차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 활용해 인류의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으로 자리 잡게 할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윤성훈 기자(yyy@sbs.co.kr);임종윤 기자(boong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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