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이성민·송강호…여름 극장가 '연기 神'들이 온다
안성기·이성민·유재명·송새벽·송강호·박해일·조정석·전미선·유선…. ‘연기의 신’ ‘연기력 갑(甲)’들을 내세운 영화가 잇달아 개봉하면서 여름 극장가를 달굴 전망이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비스트’는 배우 이성민·유재명이 주연을 맡은 영화다. 살인마를 잡을 결정적 단서를 얻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을 은폐한 형사 한수(이성민 분)와 이를 눈치챈 라이벌 형사 민태(유재명 분)의 쫓고 쫓기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해 ‘공작’으로 대종상 등 여러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쓴 이성민과 드라마 ‘라이프’ ‘자백’ 등을 통해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은 유재명이 열연한다. 이성민은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표현하느라 눈의 실핏줄이 두 번이나 터졌고, 유재명은 절제된 카리스마로 ‘쫄깃한’ 긴장감을 배가시킨다. 여기에 작품마다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한 배우 전혜진이 마약 브로커로 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파격 변신을 선보인다.

다음달 10일에는 송새벽과 유선의 ‘진범’이 개봉한다. ‘진범’은 피해자의 남편 영훈(송새벽 분)과 용의자의 아내 다연(유선 분)이 마지막 공판을 앞두고 서로를 향한 의심을 숨긴 채 진실을 찾기 위해 공조하는 스릴러물. 코믹한 모습을 주로 보여온 지금까지와 달리 송새벽은 섬세하고도 강렬한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유선도 빈틈없는 연기로 송새벽과 심리전을 펼친다. 장혁진, 오민석 등 연기파 조연들이 가세해 극에 무게를 싣는다.

영화 ‘기생충’의 송강호는 올여름 세종대왕으로 돌아온다. 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영화 ‘나랏말싸미’를 통해서다. 송강호는 위대한 업적 이면에 가려진 ‘인간 세종’의 모습을 다채롭고 진정성 있게 표현할 예정이다. 중신들의 반대에도 천한 불승인 신미(박해일 분)와 손을 잡고, 역경의 고비마다 좌절하지 않고 인내했던 세종의 모습을 완벽에 가깝게 담아냈다고 한다.

한글 창제의 숨은 주역인 신미대사 역을 맡은 박해일의 삭발 연기도 주목된다. 전국의 여러 사찰을 찾아다니고 템플스테이까지 하며 스님 연기에 녹아들었다. 송강호와 박해일은 영화 ‘살인의 추억’ ‘괴물’ 이후 세 번째로 만나 더욱 깊어진 연기 호흡을 자랑했다. 연극, 드라마, 영화를 종횡무진하며 폭넓은 연기를 보여온 전미선이 소헌왕후로 분해 시너지를 더한다. 다음달 24일 개봉.

코믹·멜로·액션·사극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해온 조정석과 배우로서 입지를 굳힌 소녀시대 윤아가 주연한 영화 ‘엑시트’는 다음달 31일 개봉한다. 청년 백수 용남(조정석 분)과 대학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 분)가 원인 모를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해야 하는 이야기다. 조정석은 특유의 코믹함과 진중함을 오가는 연기로 시원한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기생충'에서 특별출연인데도 존재감을 보인 박서준과 ‘국민배우’ 안성기, ‘영화계 샛별’ 우도환이 출연하는 ‘사자’도 7월 중 개봉한다.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 분)가 구마사제 안 신부(안성기 분)를 만나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 강력한 악(惡)에 맞서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영화계 원로와 대세, 샛별의 의기투합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노규민 한경텐아시아 기자 pressg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