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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간첩 원정화, 어떤 군사정보 수집했나

송고시간2008-08-2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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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탈북자 간첩 원정화 사건 발표
위장 탈북자 간첩 원정화 사건 발표

(서울=연합뉴스) 도광환 기자 = 수원지검ㆍ경기도경ㆍ기무사 등으로 구성된 합동수사본부의 김경수 수원지검 제2차장이 27일 오후 서울검찰청에서 탈북자 위장 간첩인 원정화 사건의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원씨는 탈북자로 위장한 북한의 직파 여간첩으로서 군 부대 장교 등과 접촉하면서 군사 기밀을 빼내 북측에 유출하다 붙잡혔다.
dohh@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탈북자를 위장해 간첩활동을 벌인 북한 공작원 원정화(34)가 군 장교들을 포섭해 군사정보를 수집하고 심지어는 이들을 중국으로 유인하라는 지령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7일 국군기무사령부 등에 따르면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공작원인 원정화는 2001년 간첩임무를 부여받고 남한에 잠입해 군부대 위치와 군장교 인적사항, 군사기밀 수집에 주력해왔다.

원정화가 내연관계인 모 사단 정훈장교인 황모(26.구속) 중위(대위진급 예정)를 통하거나 자신이 독자적으로 수집한 군사정보는 '기밀'이 아닌 '관리요망' 수준에 그친 것으로 수사 결과 확인됐다.

그녀는 중국주재 북한 보위부로부터 침투지령을 받고 국내에 잠입한 2001년 10월부터 다음 달까지 양주와 서울 등 미군기지 6곳을 사진촬영했다.

이후 2005년 중국으로 건너간 원정화는 보위부로부터 군 장교를 포섭한 후 군사기밀을 탐지하고 이들을 중국으로 유인하라는 지령을 받은 데 이어 1년 후에는 군부대 안보강연 활동을 하면서 군부대 위치 및 군 장교 인적사항, 안보강연을 하는 탈북자의 인적사항 등을 파악하라는 지령을 재차 하달 받았다.

원정화는 군 정보요원 등을 통해 탈북자 출신 안보강사 명단을 파악하고 군부대 위치와 군 장교의 인적사항을 수집해 보위부에 보고했다. 특히 그녀는 안보강연을 다닌 군부대의 위치를 자신의 수첩에 세밀하게 기록해 놓기도 했다.

원정화는 안보강연을 위해 방문한 부대 장교들에게 명함을 달라고 요구, 명함 100장을 수집해 보위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수사당국은 이 시기에 일부 군 장교들의 이메일이 중국발 해커에게서 해킹당한 사실을 확인하고 보위부의 관여 여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작년 10월 황 중위에게 "나는 북한 보위부 소속 공작원이다. 내 임무는 탈북자 출신 안보강연 강사 신원을 확인해 북한에 보고하고 군 간부를 포섭하는 것이다. 너도 포섭했다고 조국에 보고했다"고 말했으나 황 중위는 관계기관에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

기무사 관계자는 "황 중위가 원정화를 신고하지 않은 것은 그녀를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정화는 이 같은 군사정보 수집 등의 간첩활동을 벌이면서 황 중위와 김모 소령 등 7명의 현역 군인을 접촉했으며, 이 가운데 황 중위와 결혼정보업체에서 소개받고 사귄 김 소령과 성관계를 가졌다.

기무사 관계자는 "원정화와 접촉한 현역은 모두 7명으로 이 가운데 장교 2명과 부사관 1명은 결혼정보업체에서 소개받았고 황 중위와 대령 1명, 대위진급 예정자 1명, 부사관 1명은 안보강연 때 만난 현역"이라면서 "그녀는 간첩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성(性)을 도구화했다"고 말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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