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부도시 니스의 성당에서 29일 3명을 흉기로 살해하고 희생자 중 여성 한 명을 참수한 무슬림 테러범은 북아프리카 튀니지 출신 이주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성당 안에서 이슬람 경전인 ‘쿠란’을 들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프랑스 반테러 전담 검사인 장-프랑수와 리카르는 이날 브리핑에서 “범인은 브라임이라는 이름의 21세 튀니지 출신이며 지난 9월 20일 람페두사섬을 통해 이탈리아에 입국했으며 프랑스에는 10월 초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는 유럽 내 자유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조약에 의해 국경을 넘는 데 제약이 없다.
람페두사섬은 아프리카에 가까운 지중해의 이탈리아 영토로서 유럽으로 가려는 아프리카 이민자나 난민들이 목숨을 걸고 보트를 타고 건너가려는 곳이다. 여의도 6배 정도 넓이다. 범인은 프랑스 정부에 망명 신청 등의 보호 요청을 하지 않아 프랑스 당국이 범행 전까지 지문을 포함해 그의 신원 정보를 전혀 알지 못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리카르 검사는 “범인이 성당에서 쿠란을 들고 서로 다른 칼 3자루와 스마트폰 2개를 갖고 있었다”며 “칼 3자루 중 하나만 들고 모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범인은 이날 오전 8시 29분 성당에 들어갔으며, 약 30분간 내부에 머물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출동한 경찰의 총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뉴스채널 BFM은 “범인이 중태”라고 전했다.
범인이 성당에서 참수한 여성은 60세로 밝혀졌고, 두번째로 그가 살해한 성당 경비원은 55세였다. 성당 내부에서 흉기에 찔린 다음 성당을 뛰쳐나와 맞은편 카페로 피신했다가 숨진 3번째 피해자는 44세 여성으로 확인됐다.
이번 테러를 일으킨 범인이 입국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주자로 확인됨에 따라 프랑스를 비롯해 EU(유럽 연합) 회원국들이 아프리카나 중동의 난민이 유럽에 쉽게 유입될 수 없도록 막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튀니지는 1881년부터 1956년까지 프랑스의 식민지였다. 국민 절대 다수가 이슬람교를 믿는다. 공용어는 아랍어이지만 식민 통치의 영향으로 아직도 프랑스어가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2016년 12월 독일 베를린의 크리스마스 시장에 트럭을 몰고 돌진해 12명을 숨지게 한 테러범도 튀니지 출신 무슬림으로서 2011년 람페두사섬을 거쳐 독일로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었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aur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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