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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영의 좋은시선]박병호, 이대호도 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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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영의 좋은시선]박병호, 이대호도 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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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투수는 타자보다 성장속도가 빠르다. 첫 해부터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투수라고 해도 구위가 뛰어나면 타자들과의 승부에서도 좋은 승부를 펼칠 수 있다. 타자들은 신인투수의 투구 폼과 그 패턴을 읽어내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신인투수들이 간판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는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필자도 많이 당했다. 아무런 정보가 없으면 타석에서 부담까지 생긴다. 차라리 상대 구단의 에이스를 상대하는 게 더 수월하다. 머릿속에 패턴과 공략방법이 입력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들과의 대결에서 고민하거나 당황한 적은 지금껏 거의 없었다.
막 프로에 입문한 타자는 투수와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된다. 가장 큰 문제는 적응이다. 투수의 투구 폼에 적응해야 하는 것은 물론 경기운영, 포수와의 두뇌 싸움, 체력적인 부담 등을 모두 이겨내야 한다.

주전으로 뛰려면 한 가지 능력이 더 요구된다. 바로 수비다. 다양한 싸인, 베이스 러닝 등까지 수월하게 소화하려면 다년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정교한 타자일수록 주전 자리 확보는 빨라질 수 있다. 장거리 타자는 이와 반대다. 구단의 입맛에 맞는 활약을 펼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과거를 훑어보자. 이승엽(오릭스)이 홈런왕에 등극하는 데는 3년이 걸렸다. 이대호 역시 많은 시간이 지난 뒤에야 타격 3관왕에 오를 수 있었다.
최근 LG에서 넥센으로 둥지를 옮긴 박병호는 4번 타자로 활약한다. 그는 2005년 프로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2005년과 2006년 타율은 각각 1할9푼과 1할6푼2리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성적은 1할8푼8리였다.

방망이는 장타와도 거리가 멀었다. 한 시즌 10홈런 이상을 때린 경우는 한 차례도 없었다. 타점도 30개 이상을 기록한 적이 전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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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더 이상의 부진은 없을 듯하다. 박병호가 알에서 깨어나 폭발할 준비를 마쳤기 때문이다. 넥센 이적 뒤 방망이는 불을 뿜고 있다. 한 달 남짓 만에 8홈런 21타점을 몰아쳤다. 8월 이후 성적에서 그보다 많은 홈런을 친 타자는 없었다. 타점도 2위다.

어느덧 야구인들은 한 목소리로 거포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 야구에서 최고의 타자를 평가하는 기준은 타율보다 타점능력이다. 홈런은 타점으로 바로 직결된다. 무서운 장타력은 투수들의 손가락을 흔들어놓는다.

이전까지 박병호는 타격 폼과 교체되는 부담감, 잦은 2군행, 포지션 변경 등에 발목을 잡혔다. 하지만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자신감마저 되찾아 2012년 새로운 빅 스타의 탄생이 기대된다.

지금껏 거포의 탄생은 프로야구 흥행에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 최근 보여준 박병호의 기량은 한국프로야구 역사에 자취를 남길 수 있는 충분한 신호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의 자질이나 가지고 있는 능력, 정신력, 체력 등은 최상급이다. 본인 스스로 얼마나 잘 관리하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분명 달라질 것이다.

필자는 현역 시절 이승엽, 이대호, 박병호와 한 팀에서 뛰었다. 결론을 말하자면 홈런을 만들어 내는 능력은 이승엽, 부드러움과 천재적인 능력은 이대호, 파워는 박병호다. 아직 젊은 박병호가 타격에 눈을 뜬다면 그 한계는 충분히 이승엽과 이대호 이상일 수 있다.

마해영 IPSN 해설위원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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