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차등 아닌 '균등 감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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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1.04. 오전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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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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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 부실책임 다른 주주에 떠넘긴 상황
금호석유화학·기타주주 반대 거셀 전망
현정은 회장, 현대상선 차등감자로 책임경영 사례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아시아나항공이 관리종목 지정 위기를 피하기 위해 균등 무상감자에 나서자 2대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은 물론 기타 소액주주까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경영실패 책임을 왜 다른 주주들이 균등하게 떠안아야 하느냐는 지적이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전날 3대 1 비율의 균등 무상감자를 시행한다고 공시하면서 11.02%의 지분을 보유한 금호석유화학과 기타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재무건전성 위기에 대한 책임이 있는 대주주 지분에 대한 차등감자가 아닌 모든 주주의 주식에 대한 균등감자인 탓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올 2분기 말 자본잠식률은 56.3%에 이른다.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순손실이 6333억원으로 커진데다 부채 또한 12조8405억원까지 불어나며 현금곳간이 말라버렸다. 추가 자본 확충이나 감자 없이는 관리 종목으로 지정되거나 신용등급 하락이 불가피함에 따라 아시아나항공과 채권단은 무상감자 추진을 결정하게 됐다.

감자란 부실기업들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 자본금을 줄이고, 그만큼 기업 누적 결손금을 상쇄하는 회계 작업을 말한다.

앞서 감자를 검토할 당시 아시아나항공에 수조원의 세금이 투입됨에 따라 경영책임이 있는 대주주의 지분을 완전히 소각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감자를 단행해도 균등이 아닌 차등 방식을 택해 박 전 회장의 지분을 완전히 소각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균등감자를 결정하면서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지배구조는 그대로 유지되게 됐다.

이에 금호석유화학 및 기타 주주들의 반대 의사가 거세지고 있다.

2016년 현대상선만 봐도 당시 대주주였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7대 1 차등 감자를 결정,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 의지를 보여줬다. 현 회장의 지분율은 20.93%에서 3.64%로 떨어지며 대주주가 산은 등 채권단으로 바뀌었다.

구조조정 업계 관계자는 “통상 구조조정 대상이 되면 대주주가 부실 책임 차원에서 차등 감자, 사재출연 등으로 경영 정상화 의지를 보여줬다”며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수년간 재무건전성 위기를 겪어왔는데 이에 대해 대주주가 책임지지 않고 다른 주주들에게 책임을 떠안기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번 감자에 대해 "경영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며, 주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한 끝에 나온 방안”이라며 “대주주 지분은 매각결정과 동시에 채권은행에 담보로 제공되었고, 2019년 4월 매각결정 이후 대주주가 회사경영에 전혀 관여하고 있지 않은 점, 거래종결을 앞둔 M&A가 코로나19로 무산된 점 등을 고려해 균등감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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