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순서대로 기억 곱씹게 하는 ‘시간 세포’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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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에서 기억 순서와 관련이 깊은 해마와 내후각피질./PNAS

어제 무슨 일을 했는지 떠올릴 때면 시간 순서대로 기억을 곱씹곤 한다. 과학자들이 사람의 뇌 속에서 기억을 연대순으로 떠올리는 일명 ‘시간 세포’를 발견했다.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 센터 연구진은 “시간 세포 덕분에 영화를 보는 것처럼 특정한 경험을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다”고 지난달 27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시간 세포는 2011년 쥐에서 발견됐지만, 인간에서 같은 세포의 활동이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중증 뇌전증(간질) 환자 27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먼저 환자의 해마와 내후각피질에 전극을 심었다. 해마는 뇌에서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고, 내후각피질은 길 찾기·기억·시간 지각 등에 관여한다. 연구진은 환자들에게 30초쯤 컴퓨터 화면에 12개 혹은 15개의 단어를 순서대로 보여줬다. 이후 단어를 떠올리게 한 다음 각 환자의 뇌세포에서 전기신호를 측정했다.

연구진은 일련의 단어를 기억하는 동안 특정 지점에서 세포들이 반응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를 주도한 브래들리 레가 박사는 “시간 세포는 (실험을 한) 30초 안에서 시간이 분리되는 부분을 표시하고 있었다”고 했다. 시간 세포가 마치 도장을 찍듯이 기억을 구분해 언제 어떤 순서로 단어를 보았는지 기억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특정 사건의 기억을 형성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해마를 다친 사람이 기억력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설명할 수 있다. 해마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처럼 특정 사건들은 기억할 수는 있어도 기억 속의 정확한 순서는 기억할 수 없었다. 즉 시간 세포가 없으면 사건을 순서대로 기억에 저장할 수 없었던 것이다.

[유지한 기자 jhyo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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