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 횡령으로 위기 맞은 조현범, 사흘만에 대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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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4.22. 오전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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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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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기획 스트레이트]

◀ 조승원 ▶

지금까지 얘기를 보니까, 조양래 회장이 후계자로 막내아들 조현범 사장을 정해서 지분을 모두 넘겼는데, 큰누나와 형이 문제삼고 있는 거군요?

◀ 허일후 ▶

나머지 형제들은, 아버지 조양래 회장이 평소 신념과 다르게 최근 몇 달 사이에 이상하게 변했는데, 막내아들이 부추겨서 이상한 결정을 내렸다, 이런 주장이군요.

자 그럼, 조현범 사장은 어떤 입장입니까?

◀ 박진준 ▶

조현범 사장은 그룹 홍보실을 통해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조양래 회장은 조현범 사장에게 15년 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다. 충분한 검증을 거쳐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결정했다.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다"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 허일후 ▶

그런데 누나와 형의 얘기를 들어보니 오너리스크 얘기를 계속 하네요.

조현범 사장 횡령 사건도 얘기하고요.

이 횡령 사건은 도대체 뭡니까?

유흥업소 여종업원 얘기도 나오던데?

◀ 박진준 ▶

조현범 사장이 최근에 횡령으로 구속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큰 위기를 맞은 건데, 그 직후 극적인 반전이 일어납니다.

지금부터 이 사건 얘기를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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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2001년, 당시 재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서울시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딸과 결혼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이 사진 한 장으로 대중의 큰 주목을 받습니다.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 직후인 7월 3일.

이명박 서울시장이 축구대표팀 히딩크 감독에게 명예 시민증을 줄 때 촬영된 사진입니다.

히딩크 감독과 함께,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인 이명박 시장의 아들 이시형 씨, 그리고 사위인 조현범 사장이 서있습니다.

공식 행사장에서 가족 사진을 찍었다는 비난 여론이 쏟아졌습니다.

[이명박/당시 서울시장]
"자연스럽게 행사가 끝난 다음에 한 것인데 아마 그게 조금 오해가 된 것 같습니다. 아무튼, 죄송합니다. 물의를 일으킨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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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이 17대 대통령에 취임한 2008년.

이번에는 주가 조작 혐의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증권선물위원회가 조현범 사장을 검찰에 고발한겁니다.

해외 자원개발과 관련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투자를 했고, 수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혐의였습니다.

현직 대통령의 사위 조현범 사장을 비롯해 재벌 2, 3세 여러 명이 검찰 수사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조 사장을 비롯해 대부분을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당시 무혐의 처분을 내린 부장검사는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입니다.

서지현 검사 성추행 혐의로 고발됐던 그 검사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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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조현범 사장은 한국타이어 경영을 총괄하는 경영기획본부 사장이 됐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횡령과 배임수재 혐의였습니다.

넉달만인 지난 3월 보석으로 석방됐다가, 곧바로 열린 1심에서 징역3년, 집행유예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판결문을 보니, 조현범 사장은 2008년부터 10년 동안, 납품업체 사장으로부터 매달 5백만 원씩 10년 동안 총 6억1천만 원의 뒷돈을 받았습니다.

조 사장은 또 관계회사에서 매달 2,3백만 원씩 비자금을 만들어, 9년 동안 2억6천만 원을 횡령했습니다.

횡령한 돈은 평소 알고 지내던 유흥업소 여종업원의 아버지 명의로 개설한 차명계좌로 받기도 했습니다.

이 돈은 유흥비로 쓸 목적이었다고 돼있습니다.

큰누나 조희경 이사장과 형 조현식 부회장이 문제 삼은 오너리스크는 바로 이 사건을 두고 한 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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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누나 조희경 이사장은 이사회가 조현범 사장을 징계하려고 하자, 조 사장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아버지를 부추겨 비밀리에 주식을 넘겨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일까?

전자공시시스템의 보고서를 확인해봤습니다.

조현범 사장이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열흘 뒤인 4월 27일 이사회가 열렸습니다.

안건은 <대표이사 부정행위 관련 인사 플랜 검토>.

이사 5명 가운데 조현범 사장은 불참했고, 조현식 부회장과 사외이사 3명은 찬성했다고 기록돼있습니다.

이 이사회가 열리고 두 달 뒤인 6월 23일, 조현범 사장은 한국타이어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습니다.

사장 직함은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조현범 사장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불과 사흘뒤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6월 26일, 아버지 조양래 회장의 지분 전체를 조현범 사장이 2천4백억 원에 사들였다는 발표가 나온 겁니다.

횡령 사건으로 위기를 맞았던 조현범 씨가 그룹 전체를 장악하는 극적인 반전이 벌어진 겁니다.

*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방송 전체 내용은 유튜브, WAAVE, MBC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매주 일요일 밤 8시 25분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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