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골프 레전드에서 예능 블루칩으로 지금은 박세리 시대
IMF 시절 ‘맨발의 신화’로 큰 감동 안겨
LPGA 투어 통산 25승 등 불멸의 기록
지금은 방송 카메라 앞에서 반전 매력
환한 웃음·재치있는 입담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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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 미골프협회 ‘밥 존스 상’ 받아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통산 25승을 거두었고,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골프협회(USGA)로부터 ‘밥 존스 상’을 받는 등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하는 박세리지만 선수 생활에는 명과 암이 존재했다. 그를 가장 힘들게 했던 부분은 바로 슬럼프였다.
박세리는 2004년 5월 미켈롭울트라오픈에서 통산 23승을 거둔 뒤 이유를 알 수 없는 부진의 늪에 빠지게 된다. 슬럼프로 헤맨 시간이 2년이 넘는다. ‘골프 여왕’이 일부 네티즌들에 의해 ‘주말 골퍼’보다 못한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참담한 비난과 출처 불명의 온갖 루머들 속에서 박세리의 자존심은 상처받고 짓이겨져 회복 불능 상태에까지 다다랐다. 그런 그가 2006년 6월, 8년 전 자신을 처음으로 미국 대회 정상에 오르게 했던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올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알렸다.
당시 박세리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한순간에 모든 걸 다 잃은 것만 같았다. 매사에 자신이 없어지고 재미도 없고 사람 만나는 것도, 전화 통화조차도 귀찮아지더라. 숨은 쉬고 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식물인간’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골프채를 멀리하면서 조금씩 여유가 생겼다. 이전에 꽉 찼던 마음속 공간에 쉴 틈이 생긴 것이다. 이전에는 귀찮고 힘들었던 부분들이 감사하고 또 감사하는 존재들로 바뀌었다. 누구를 봐도 웃으며 인사를 건넸고 LPGA에서 뛰는 외국 선수들이 부상에서 회복하고 돌아온 나에게 진심으로 반가움을 전할 때 나 또한 마음을 다해 그들의 진심을 받아들였다.”
이전에는 실수가 용납되지 않았던 삶인데 어느 순간부터는 실수를 해도 웃어넘길 줄 아는 편안함이 자리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래서 박세리는 2년여의 공백이 전혀 아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SBS-TV ‘선미네 비디오 가게’에 박세리가 출연했다. 그 방송을 담당하는 PD가 기자에게 인터뷰를 요청해 응한 적이 있었다. ‘골프 여왕’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박세리가 선수 시절 겪었던 어려움을 설명하면서 2004년부터 2006년까지의 슬럼프 극복 과정을 풀어냈다. 스튜디오에서 기자의 인터뷰를 지켜보던 박세리는 눈시울을 붉혔다. 이전의 힘들었던 상황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슬럼프 이후 화려하게 부활 ‘산전수전’
박세리는 “기자들에게 기사를 쓸 때 조금이나마 희망적인 기사를 써주시면 안 될까요 라고 부탁했었다”면서 슬럼프 이후 화려하게 부활했던 과거와 2016년 은퇴식을 회상하며 눈물을 보였다.
최근 박세리는 ‘리치 언니’로 인기를 모으며 예능 우량물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나 혼자 산다’ ‘아는 형님’ ‘불후의 명곡’에 출연했고, ‘정글의 법칙’ ‘노는 언니’ 등에 출연 중이다. 얼마 전에는 개인 유튜브를 개설해 또 다른 반전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필드가 아닌 방송국 카메라 앞에서 환한 웃음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방송을 이끌어가는 모습은 박세리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골퍼 박세리도 멋있었지만 은퇴 후 새로운 영역에서 ‘리치 언니’ ‘쎈 언니’ ‘할 말 다 하는 언니’로 입지를 넓히고 있는 지금의 박세리가 더 매력적이다.
‘박세리’란 이름에는 다양한 의미가 부여돼 있었다. ‘박세리’이기 때문에 해야 하는 일, 하지 말아야 하는 일들이 수두룩했다. 지금은 혼자서도 잘 사는, 박세리의 시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무조건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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